▲ 지난해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한 HDC신라면세점 전경 (사진=HDC신라면세점) |
국내 면세점 업계의 춘추전국시대가 시작된다. 정부가 올해 신규 면세점 추가 계획을 발표하면서, 지난해 면세점 사업권을 따낸 업체들과 올해 특허권에 도전하는 업체들 사이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정부가 29일 서울지역의 경우 대기업 3개, 중견·중소기업 1개 등 총 4곳에 추가로 신규면세점 특허권을 준다는 방침을 발표하자 면세점 업계는 벌써부터 경쟁이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는 서울 시내 면세점은 중소면세점을 포함해 9곳이다. 올해 신규 면세점 4곳이 추가되면 총 13곳에 달하는 면세점 사이에서 불꽃튀는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백화점 업계 '빅3' 중 유일하게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지 않은 현대백화점은 이번 만큼은 신규면세점 특허입찰에서 사업권을 획득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무역센터점을 면세점 후보지로 내세워 신규 입찰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며 "현대백화점이 국내 최고 명품백화점인 만큼 명품 유치도 잘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특허권 연장에 실패하면서 사업을 접을 위기에 처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워커힐면세점은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면세점 사업을 운영하는 SK네트웍스는 "24년 동안 면세점을 운영하며 축적된 경험과 사업역량을 바탕으로 올해 면세점 특허를 반드시 재획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면세점도 이날 정부의 발표에 대해 "특허공고가 하루빨리 이뤄져 6월말 예정된 월드타워점 폐점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현대백화점과 더불어 지난해 면세점 특허권 획득에 실패한 이랜드는 추가 특허권 도전 여부에 대한 저울질을 시작했다. 이랜드 측은 "앞으로 내부적으로 검토를 거쳐, 이번 신규면세점 입찰에 참여할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지난해 면세점 사업에 진출한 HDC신라면세점, 한화갤러리아, 신세계디에프, 두산, SM면세점 등은 새로운 도전자의 등장에 긴장하는 모양새다.
중소면세점 업체인 SM면세점 측은 "신규 사업자들이 자리를 잡기도 전에 정부의 정책 변화로 기존 업자들이 피해를 입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들은 올해 면세점 경쟁에 또다시 뛰어들기 보다 기존 면세점 운영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새로 문을 여는 면세점이 완전히 자리를 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올해 추가 면세점 특허권 입찰에 참여할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