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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롯데] 동생 탓만 하는 신동주

  • 2016.07.08(금) 19:07

측근 단속 못하면서 '혼란수습' 큰소리

▲지난해 10월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신동주(가운데)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민유성(왼쪽)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 /이명근 기자 qwe123@
 

"창업정신을 소홀히 하는 현재의 경영체제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신영자 롯데재단 이사장이 지난 7일 구속된 직후 신동주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은 이 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자신의 누나가 연관된 일이라 거친 표현은 삼갔지만, 롯데에 대한 검찰수사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활용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은 분명해 보인다.
   
신 전 부회장이 만든 일본어 홈페이지 '롯데 경영 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에는 정운호 로비의혹으로 롯데면세점이 압수수색을 당한 지난달 2일 이후 국내외 언론보도 내용 20여건이 올랐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 주간지인 <다이아몬드>와 인터뷰(7월5일자)에서 "내가 롯데의 경영에 복귀하면 혼란을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에서 그를 보좌하는 인물들은 여러 한계를 보이고 있다. 당장 SDJ코퍼레이션의 민유성 고문은 지난 2008년 산업은행장으로 재임할 당시 홍보·광고대행업을 하는 N사에 특혜성 일감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민 고문은 당시 산은이 최대주주였던 대우조선해양이 N사와 이례적인 고액 계약을 맺은 배후로 지목되고 있다. 그의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신 전 부회장으로선 향후 경영권 분쟁 전선에 큰 구멍이 뚫리게 된다.

민 고문은 "N사와 관련해 로비를 받았다는 이야기는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신 전 부회장 측 법률대리인의 '신격호 치매약 복용 발언' 파장 역시 신 전 부회장이 롯데의 경영권을 차지하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치매인 아버지(신격호)를 앞세워 경영권 탈환을 꾀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신동빈 회장이 관할하는 롯데그룹이 날선 반응을 보였다. 롯데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의 개인적 의료정보를 공개하는 불법행위까지 저지르는 롯데그룹 흔들기는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SDJ코퍼레이션에 참여한 인사들의 구체적인 활동내용을 보고 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좌장 역할을 하는 민 고문은 자신에게 떨어진 불똥을 치우느라 바쁘고, 신 전 부회장의 법률대리인은 경영권 분쟁의 큰 그림을 보지 못하고 돌출 행동을 하는데도 신 전 부회장이 통제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사정이 어두운 신 전 부회장으로선 민 고문 등 핵심인사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문제는 그들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는데도 이를 모른 채 동생 탓만 하는 것이다. 남의 티끌은 보면서도 제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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