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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면세점 성적표…'누가 제일 잘 했나'

  • 2017.03.09(목) 16:23

모두 손실‥HDC신라, 손실규모 제일 적어
사드 피해 우려‥'유커' 대안 마련이 관건

2015년 면세점 특허를 받은 새내기들의 첫 성적표가 나왔다. 5곳 모두 지난해 적자를 냈지만 대규모 투자비가 들어가는 사업 초기인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는 평가다. 일부 면세점들은 올해 초부터 이익을 내기 시작한 곳도 있다. 하지만 사드 문제 등으로 중국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 매출 3000억 넘긴 HDC신라

2015년 면세점 신규 사업권을 따낸 신세계·HDC신라·한화·두산·SM 중 작년 장사를 가장 잘한 곳은 HDC신라면세점이다.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이 합작한 이 면세점은 지난해 매출 3162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 12월 서울 용산에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을 오픈한 지 일년만에 매출 3000억원을 넘겼다.

HDC신라면세점 관계자는 "다른 신규면세점과 달리 주요 명품들이 다 입점해있다"며 "신규 면세점들이 명품 브랜드 유치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과 달리, 신라면세점의 노하우 덕분에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 그래픽:유상연 기자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DF) 작년 매출은 2078억원이다. 이 법인은 작년 5월에 문을 연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을 운영하고 있다. 7개월만에 2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해 운영 기간 대비 높은 성과를 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지난해 면세점 사업부 매출은 1492억원이었다. 이 회사는 2014년 제주공항, 2015년 말 여의도 63빌딩에 각각 면세점을 오픈했다.

아직 한 해 실적이 집계되지 않은 에스엠(SM)면세점은 작년 3분기 기준 매출 711억원을 기록했다. 하나투어가 운영하는 이 면세점은 현재 인천공항(2015년 11월 오픈)과 서울 인사동(2016년 1월) 두 곳에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작년 5월 두타에 문을 연 두산면세점의 작년 3분기 매출은 418억원이었다. 불과 4개월만에 매출 400억원을 돌파했다.


◇ 신세계디에프 손실 가장 커

작년 새내기 면세점들의 공통점은 모두 적자를 냈다는 점이다. 작년 당기순손실 규모는 신세계디에프가 539억원으로 가장 컸다.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공약 사항이었던 한류 전용관과 명인 명장관 등을 설치했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한화갤러리아 서울면세점(갤러리아면세점 63)은 작년 43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여기에 제주면세점 손실까지 포함하면 작년 한해 총 436억원의 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한화갤러리아는 자구안의 일환으로 임원의 경우 연봉의 10%를, 과장과 부장급 직원은 상여금 일부를 자진 반납하기도 했다.

▲ 사진 : 이명근 기자 qwe123@/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던 HDC신라면세점은 손실 규모도 가장 적었다. HDC신라면세점은 작년 한해 15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 밖에 두산면세점은 작년 3분기 기준 27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에스엠면세점의 당기순손실은 208억원(작년 3분기)이었다.

업계에서는 새내기 면세점들이 모두 손실을 냈기는 했지만 사업 초기 대규모 자금이 들어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특히 올 1월 HDC신라면세점과 신세계디에프가 나란히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수익성 개선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이 오픈하자 마자 돈을 벌었던 것은 옛날 이야기"라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손익분기점 돌파에도 2~3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작년 12월 관세청이 현대백화점과 호텔롯데 등 신규 시내 면세점 사업자 3곳을 추가로 선정하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 '유커' 대안마련 고심

문제는 지금부터다. 중국이 사드를 빌미로 한국 관광을 전면 금지하기로 하면서 면세점 주요 고객이던 '유커'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인은 국내 면세점 매출의 70~80%를 차지하는 ‘큰 손’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사드의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다음 달부터 중국관광객이 얼마나 줄어들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 들어 분위기가 좋아지는 상황에서 사드가 터지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 사진 : 이명근 기자 qwe123@/

 

이에 따라 면세점들은 고객 다변화 등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갤러리아면세점은 중동 지역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63빌딩 내 레스토랑에 할랄인증을 받고 국내 거주하는 무슬림을 대상으로 63빌딩 팸투어를 추진하고 있다. '유커'를 대체할 다른 고객 찾기에 나선 셈이다.


하지만 전망은 좋지 않다. 갑작스런 사드 사태로 고객 다변화를 위한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데다, 그동안 유커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사드 사테에 따른 유커의 이탈은 큰 타격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반면 이번 기회에 유커 의존도를 줄이고 장기적으로 무슬림과 같은 다른 고객을 확보할 준비에 나서는 것이 맞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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