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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워치]31년 신한맨은 BBQ로 왜 갔을까

  • 2017.03.21(화) 16:29

지주사 CEO에 이성락 전 신한생명 대표 영입
'악화된 재무건전성·미숙한 소통능력' 변화 주목

이성락(1958년생) 대표는 경북 안동 출신으로 청구상고와 건국대(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5년 신한은행에 입사한 뒤 부행장에 올랐으며, 신한이이타스 대표와 신한생명 대표 등을 지냈다.올 3월 BBQ 지주사 대표로 깜짝 발탁됐다.[그래픽: 김용민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비비큐(BBQ)의 지주사 ㈜제너시스 신임 대표이사에 이성락 전 신한생명 사장이 선임됐다. 신한은행 등에서 30년 넘게 일한 '금융맨'이 국내 최대 치킨 프랜차이즈를 이끌게 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표는 '신한맨'이다. 1985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뒤 동경지점과 인천국제공항지점장, 총무부장, 인사부장 등을 거쳐 2008년 부행장에 올랐다. 내부 신임도 두터웠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소통을 중요하게 여겨 직원들과 호흡하는 것을 좋아했다"며 "성장동력을 만들어 추진하는 능력도 뛰어나다"고 평했다.

이 대표는 2010년 신한금융그룹내 경영권 다툼이 벌어졌던 신한사태를 계기로 신한은행을 떠나 자회사(신한아이타스)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이 대표가 수세에 몰린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편에 서면서 문책성 인사를 당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13년 신한생명 대표로 '화려하게' 복귀했지만 지난해 고문직을 맡으며 경영 2선으로 물러났다.

31년차 신한맨이 국내 최대 치킨 프랜차이즈 지주사 대표로 선임되자 업계는 깜짝 발탁이라고 입을 모았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치킨업계에 대해 잘 모르는 금융권 인사를 갑자기 데려왔다"며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생명 관계자도 "인사 뉴스를 보고 알았다"며 "금융업과 완전히 다른 프랜차이즈로 옮겨 놀랐다"고 말했다.

업계는 BBQ가 이 대표를 깜짝 발탁한 배경으로 악화된 재무건전성을 꼽고 있다. 2015년 기준 지주사 제너시스 부채비율은 448%다. 자회사인 제너시스비비큐 부채비율은 630%에 달한다. 해외시장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부채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대표는 은행권 특유의 보수적 경영방식으로 부채비율을 낮추는데 중점을 둘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재작년께 한 시중은행이 비비큐 대출 연장을 안 받아준 적이 있다"며 "캐시카우였던 BHC치킨을 2013년 사모펀드에 팔면서 재무상황이 더 불안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5년 기준 제너시스 차입금 이자율은 2.5%에서 최대 11.84%에 이른다. 이자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신용도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치킨값 소동'에서 불거진 BBQ의 미숙한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이 대표가 해결해야할 숙제다. BBQ는 최근 치킨값을 인상하려다 농림축산식품부 반발에 부딪혀 철회했다. 이 과정에서 농림식품부가 주최하는 간담회에 불참하겠다고 밝히는 동시에 "가격 인상을 발표한 적도 없다"는 입장문을 발표해 커뮤니케이션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BBQ는 최근 가맹점주와 소비자, 정부 모두에게 여론이 좋지 않게 형성되고 있고, BBQ 외의 다른 외식사업은 모두 적자"라며 "이 대표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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