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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돌린' 이랜드, 사업 조정 나선다

  • 2017.06.05(월) 15:53

이랜드월드 아동복 사업, 리테일로 영업양도
리테일 상장 및 이랜드월드 '지주사 전환' 추진


잇단 브랜드 매각으로 유동성에 숨통이 트인 이랜드가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섰다. 장기적으로 '순수 지주회사 체계' 전환이 목표다. 내년 코스피 상장을 예고한 이랜드리테일의 
기업가치를 최대한 인정받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랜드그룹은 지난달 30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패션사업 법인인 이랜드월드의 아동복 사업을 유통사업 법인인 이랜드리테일로 영업양도하는 안건을 승인했다고 5일 밝혔다.

아동복 사업을 양수받은 이랜드리테일은 앞으로 자체 아동 브랜드(PB)와 결합해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아동복 사업을 정리한 이랜드월드는 스파오, 미쏘 등 성인 SPA 브랜드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 "내년 리테일 상장"…사업부별 경쟁력 강화

이랜드의 이번 영업양수는 사업부별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두고 진행됐다. 패션그룹 이랜드에서 성인복과 아동복을 구분짓고 각 부문을 별도 법인화해 부문별로 규모의 경제를 이끌어낸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이랜드리테일은 유통 PB 강화로 유통시장 내 경쟁력을 높이고 이랜드월드는 전문화된 패션영역에 집중해 성인복 분야의 패션 강자로서 다시금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결정에는 성인복과 아동복 구매 시장이 다르다는 점이 주된 요소로 반영됐다. 이랜드에 따르면 성인복은 대형 SPA 매장을 중심으로 판매되는 반면, 아동복은 작은 매장 위주로 구매가 이뤄진다. 이랜드는 이런 점을 고려해 유통 채널을 운영하는 이랜드리테일에 중·소형 자체 아동복 브랜드 매장을 입점시켜 고객 모으기를 극대화하기로 했다.

이랜드리테일은 이미 7개의 자체 아동 브랜드를 통해 연간 15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따라서 이번 영업양수로 총 16개의 아동복 브랜드가 확보됐다. 이랜드리테일로 사업권이 넘어간 9개 브랜드는 엠걸즈·유솔·코코리따 등으로 연간 이랜드월드에 2400억원의 매출을 안겨온 알짜 브랜드다. 이로써 이랜드리테일은 국내에서 아동복 브랜드를 가장 많이 보유하게 됐다.
 
◇ "이랜드월드 '순수 지주사'로 전환"

이번 포트폴리오 조정은 이랜드그룹의 지주회사 체계 전환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의미도 지닌다. 그동안 이랜드그룹의 사실상 지주사로 기능해 온 이랜드월드를 실제 지주사로 만드는 첫 발을 뗀 셈이다. 장기적으로는 '이랜드월드→이랜드리테일→이랜드파크'로 이어지던 이랜드그룹의 수직적 지배구조를 이랜드월드를 중심으로 한 수평적 체계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지배구조 정점에 이랜드월드를 놓고 그 아래에 나머지 계열사들을 수평적으로 배치시킨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우선 그룹의 핵심 사업인 성인복 사업을 영위하는 이랜드월드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내년 코스피에 상장할 예정인 이랜드리테일의 사업구조는 수익 사업 위주로 단순화해 기업가치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이랜드리테일에 수익성 높은 아동복 브랜드들을 몰아준 것도 이 때문이다. 유통과 아동복이라는 2개 사업만으로 안정적인 수입 기반을 다져놓을 경우 상장시 기업가치를 최대한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향후에는 이랜드월드에 남은 패션사업까지 모두 떼어내 별도 법인화할 계획이다. 이랜드월드를 그룹을 총괄·지휘할 순수 지주사로 만들기 위해서다. 
이랜드 관계자는 "이랜드월드를 사업형 지주회사에서 순수 지주회사로 만들 것"이라며 "한결 간결한 지배구조에서 사업부별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게 하는 한편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선진 경영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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