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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벗은 닭고기…치킨업계 "숨은 비용 더 있다"

  • 2017.09.01(금) 15:16

농식품부, 닭값 공시 "치킨값 인상 신중해질 것"
치킨업계 "절단비 등 포함안돼…천원 더 들어"

닭 가격이 베일을 벗었다. 1일부터 농림축산식품부가 닭고기 유통가격을 매일 공시하면서다. 닭은 소·돼지와 달리 도매시장이나 공판장 경매를 거치지 않아 그동안 유통가격이 공개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치킨업체가 가격을 인상할 때 논란과 오해가 생기기도 했다.

정부는 이번 닭고기 가격 공시로 치킨값 관련 불필요한 오해가 없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치킨 프랜차이즈업계는 "이번에 공시된 닭고기 가격에 포함되지 않은 비용이 있다"며 "공시된 가격만으로 치킨 가격을 산정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 [그래픽= 유상연 기자]


◇ 닭 가격 낱낱이 공개

축산물품질평가원(www.ekape.or.kr) 홈페이지에서 닭고기 가격 동향을 확인할 수 있다. 닭 가격은 농가가 기른 생계, 닭 유통회사가 도계(屠鷄)한 닭고기, 대형마트 등에 공급되는 도매가 등으로 나눠진다.

우선 농가 산지 생계가격은 '위탁생계가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위탁생계가격'은 하림 등 닭고기유통회사가 농가로부터 매입하는 살아있는 닭 가격을 말한다. 지난 30일 '위탁생계가격'은 중(1.4~1.6kg) 기준 1330원으로 8월 중순부터 13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위탁생계가격'외에도 '생계유통가격'도 공개된다. '생계유통가격'은 중소 닭고기유통회사가 농가에서 매입한 산닭가격이다. 2016년 기준 하림과 마니커 등 대형닭고기 유통업체의 점유율이 94%에 이르고 있어 생계 가격을 확인하기 위해선 '생계유통가격'보다 '위탁생계가격'을 확인하는 편이 낫다.

그 다음은 육계 도매가격이다. 하림 등 닭고기유통회사가 닭을 도계한 뒤 대형마트와 프랜차이즈, 대리점에 판매하는 가격을 말한다. 지난 8월30일 기준 10호(951g~1050g) 도매가는 대리점 2475원, 프랜차이즈 2616원, 대형마트 3078원이었다.

유통경로 별로 선호하는 닭 크기가 다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주요 거래규격은 프랜차이즈가 9호(851~950g), 대리점이 10호, 대형마트가 11호(1051~1150g)다. 8월30일 기준 프랜차이즈에 공급된 '9호 이하' 가격은 2940원으로 전날보다 약 14%(361원)가 뛰었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절단비 등 숨은 비용 있다"

닭 가격이 공개되면서 치킨가격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프라이드치킨 한마리는 대체로 1만5000~1만6000원에 팔리고 있다. 프랜차이즈본사가 2600원대에 산 닭고기가 가맹점을 거쳐 6배가량 비싸게 팔리고 있다는 얘기다.

농식품부는 "치킨프랜차이즈는 치킨가격 인상을 좀 더 신중하게 결정하게 되고, 소비자는 생닭 유통가격과 치킨가격 차이를 인식하게 돼 적극적인 조정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치킨업계는 축산물품질평가원이 공시한 통계자료에 포함되지 않은 숨은 비용도 있다고 주장했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축산물품질평가원은 10호 닭이 2600원대에 프랜차이즈에 공급되고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부위별로 자르는 절단비용과 물류비 등이 포함되면 3000~4000원대에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본사마진이 1000원가량 붙으면 가맹점에 공급되는 닭 한마리 가격은 5000원대 안팎이 된다. 또 다른 치킨업체 관계자는 "닭고기 외에 가맹점은 본사로부터 기름, 소스, 포장지 등을 공급받고 있다"며 "이런저런 비용을 빼고 나면 가맹점주는 10~15%의 이익만을 남기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육계협회에서 닭고기 가격을 공개해오고 있어 과거와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면서도 "좀 더 세분화된 닭고기 가격이 공개되면서 소비자들이 정확한 정보를 얻게 된 것은 업체 입장에서도 불필요한 오해를 덜 수 있는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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