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와 소확행(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 등 작은 것에서 행복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국내 디저트 시장에도 봄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젤리 시장은 식후 간식의 대명사였던 캔디와 껌 시장을 넘보고 있다. 식품업계는 물론 편의점을 비롯한 유통업계까지 나서서 디저트 샌드위치와 아이스크림까지 디저트 식품 경쟁력 강화에 분주한 모습이다.
◇ 껌·캔디 시장 넘보는 '젤리'
최근 디저트 시장의 성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젤리 제품의 인기다. AC닐슨 등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젤리 제품 매출은 전년보다 15%가량 성장한 18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5년 1000억원 가량이던 젤리 시장은 최근 급성장하면서 2400억원대에서 제자리걸음을 하는 껌 시장을 조만간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껌 시장 규모는 지난 2015년 약 2390억원에서 지난해 2370억원으로 줄면서 감소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마이구미와 왕꿈틀이 등 대표 상품을 내세워 국내 젤리 시장을 주도해온 오리온은 최근 잇달아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올해 1분기 젤리 부문에서만 1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4분기보다 8% 늘어난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해 처음으로 젤리 시장에서 오리온을 앞질렀던 롯데제과 역시 제품군을 빠르게 늘리면서 시장을 키우고 있다.
젤리는 식후 간식의 대표 식품이던 껌은 물론 캔디 제품도 대체하면서 그야말로 '대세'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일례로 지난해 화이트데이 당시 한 편의점 매출 구성에서 캔디는 13.5%에 그친 반면 젤리는 27.9%로 두 배 이상 많이 팔렸다.
▲ 롯데제과와 오리온의 젤리 제품. |
◇ 디저트 샌드위치에 아이스크림까지
최근에는 편의점들도 디저트 제품 경쟁력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GS25는 지난달 23일 선보인 디저트 샌드위치가 인기를 끌며 주목받고 있다. 아이스크림 업체인 배스킨라빈스와 손잡고 내놓은 '체리쥬빌레 샌드위치'는 출시 3일 만에 9만 개나 팔렸다.
CU 역시 지난 3일부터 디저트용 샌드위치 신제품을 내놨다. 이들 제품은 식사 대용인 기존 샌드위치와 달리 커피나 차와 곁들여 먹을 수 있는 디저트 컨셉의 상품이다.
실제 편의점 내 디저트 식품 매출 신장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CU에 따르면 디저트 식품 매출 증가율은 지난 2015년 48.2%에서 2016년 136%로 크게 뛰었다. 작년엔 주춤했지만 올해 1분에 다시 210%로 급반등했다.
식품업계에서는 유업계가 디저트 식품 개발에 가장 적극적이다. 주요 매출원이던 흰 우유나 분유 시장 성장이 한계에 봉착하면서 아이스크림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남양유업은 아이스크림 중심의 디저트 카페 '백미당'의 매장 수를 빠르게 늘리고 있고, 매일유업과 서울우유 역시 각각 '상하목장 밀크 아이스크림'과 '밀크홀 1937' 등 디저트 카페 시장에 진출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디저트 시장은 아직 큰 규모는 아니지만 성장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다"며 "특히 미래 고객인 젊은 층이 좋아한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시장이 계속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