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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스모킹건 없었다?…런던 갈까

  • 2018.05.27(일) 13:55

2차 감리위서 결론 못내 오는 31일 3차 회의 예정
사회적 논란 커 국제회계기준원에 판단 맡길 수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의 분식회계 의혹을 들여다보는 감리위원회가 대심제로 진행한 2차 회의에서도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금융감독원이 삼성의 분식회계를 입증할 이른바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을 제시했지만 이견은 여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감리위는 이에 따라 오는 31일 감리위원들만 참석하는 3차 회의를 소집해 사건을 최종 검토하고, 그 결과는 다음 달 7일 증권선물위원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이 스케줄이 공개되자 회계업계는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 산하 IFRS 해석위원회(IC)에 판단을 맡길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과거에도 회계기준 해석에서 전문가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거나 공정성 시비가 불거질 때 IFRS IC에 의견을 구해 종지부를 찍은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 금감원, 스모킹건 내놨지만 해석 다툼 여전

2차 감리위에서 금감원이 제시한 삼성의 분식회계 스모킹건은 '2015년 말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거부' 건인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 회계처리 변경이 적절했다는 증거로 삼성이 밝힌 '바이오젠의 2015년 7월 콜옵션 행사 레터'를 뒤집는 변수다.

하지만 이 사실 관계가 입증되더라도 실제 분식회계 여부를 결정하는 건 해석의 영역이라는 분석이 많다. 바이오젠이 콜옵션 행사를 거부했더라도 앞서 받은 레터에 비춰 잠재적인 의결권을 늦게나마 반영한 것은 K-IFRS 해석상 가능성의 판단 영역에 붙여질 수 있어서다.

오는 31일 감리위원들만 따로 모여 3차 회의를 열기로 한 것도 이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한 절차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감리위 검토 결과가 증선위에 회부되면 그대로 의결 절차를 밟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 공정성 시비+두산 사례 IASB 회부 가능성

감리위가 IASB 산하 IFRS 해석위원회(IC)에 판단을 맡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사회적 관심이 큰 데다 감리위 명단 공개 후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면서 어떤 식으로 결론을 내리던 부담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우리나라가 채택한 K-IFRS는 IFRS를 수정 없이 그대로 번역한 회계기준이라는 점에서 이런 관측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IFRS 도입국은 자국의 회계 환경을 고려해 회계기준 일부를 수정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추가적인 공시사항 요구 외엔 별다를 수정없이 그대로 받아들였다. 
 
IFRS IC는 전 세계 130여개국에서 사용하는 IFRS를 해석하고 그 지침을 제정한다.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IFRS IC는 IFRS재단 위임권자의 임명을 받은 14명의 위원과 1명의 위원장으로 구성된다.

실제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된 회계기준 해석 다툼에서 IFRS IC에 판단을 맡긴 사례가 예전에도 있었다. 
 
2012년 10월 두산인프라코어가 국내 기업 최초로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인 영구채를 두고 금감원은 자본, 금융위는 부채로 보면서 해석이 갈리자 결국 2013년 9월 IFRS IC의 판단에 따라 '자본'으로 사건을 종결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박동흠 현대회계법인 회계사는 "분식은 고의성이나 취지가 중요한 만큼 과거 사례를 돌이켜 볼 때 감리 결과를 내기까지 논란이 길어질 여지가 있다"며 "국내에서 답을 내는 것이 부담스러울 경우 IASB에 정식 질의서를 보내 해결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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