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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체들이 SNS 인플루언서에 빠진 이유는

  • 2018.07.12(목) 17:52

영향력 있는 '1인' 앞세워 1020세대 잡기
'상업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 극복이 관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영향력이 큰 1인 콘텐츠를 자사 플랫폼에 접목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수만에서 수백만의 팔로워를 가지고 있는 이들의 영향력을 활용하면서 이를 주로 소비하는 젊은 층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다만 일각에서는 1인 크리에이터나 인플루언서들이 대형 유통업체와 결합해 상업화하는 움직임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이런 부정적인 인식을 극복하는 게 성공을 위한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롯데백화점(왼쪽)과 신세계백화점이 각각 진행한 인플루언서 오프라인 행사 사진.

◇ 온라인 플랫폼 만들고 크리에이터 뽑고

요즘 국내 대형 백화점 사이에서는 인플루언서(영향력 있는 개인)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다. SNS에서 수많은 구독자를 가지고 있는 이들을 끌어모아 '플랫폼'이 되려는 움직임이다. 당장 매출 신장이나 모객 효과도 있지만 이를 넘어 1020세대라는 잠재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유명 SNS 인플루언서들을 한데 모아 이들이 판매하는 제품과 함께 일상을 공유하는 '네온'이라는 웹 플랫폼을 만들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인플루언서들의 상품을 모아 오프라인에서 판매하는 'SNS인플루언서 마켓' 팝업 행사를 열었는데 이번에는 아예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었다. 

인플루언서들은 이 플랫폼을 통해 본인들의 제품을 판매하고 일상 사진들도 공유한다. 롯데백화점은 인플루언서들의 고민이던 상품 배송과 서비스 부분을 도맡는다는 방침이다.
 
▲ 롯데백화점 네온 홈페이지.

신세계백화점도 오는 9월 유명 인플루언서들의 패션 브랜드를 모은 '신세계 브랜드 서울' 행사를 열 계획이다. 지난해 9월 일회성 이벤트로 행사를 열었는데 반응이 좋아 앞으로 5, 9월에 정례화하기로 했다.

유통업체들은 인플루언서나 1인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계정에 2만명 이상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들을 대상으로 콘텐츠 공모전을 열고 있다. 공모전에서 뽑힌 콘텐츠는 마케팅에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의 경우 아예 전속 크리에이터를 선발하기로 했다. 이마트에서 파는 제품을 활용한 콘텐츠를 제작할 이들을 모집하겠다는 전략이다. 선발된 이들은 '크리이마터'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면서 이마트의 지원을 받는다.

◇ 1020세대 잡아라…"상업화하면 영향력 잃을 것" 지적도

대형 유통업체들의 이런 움직임은 성장의 한계에 부닥친 백화점과 대형마트들의 고민이 녹아 있다. 미래 잠재 고객인 젊은 층은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데다 스타들을 앞세운 대형 브랜드의 영향력보다는 인플루언서들의 콘텐츠를 더 신뢰하고 있어서다. 유명 브랜드들을 모아 오프라인에서 판매하는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흐름이다.
 
▲ 이마트 전속 크리에이터 선발 포스터. 사진=이마트 제공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10대와 20대 등 젊은 층 사이에서는 유튜브 등 동영상 콘텐츠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며 "특히 1인 미디어와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워낙 커지고 있어 새로운 방식의 마케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선 이런 움직임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인플루언서가 유통업체와 손을 잡으면서 상업화하는 흐름을 부정적으로 보는 인식이다. 이들의 영향력은 기업들의 '홍보' 콘텐츠와는 다른 '객관적인' 평가 덕분인데 다시 그렇고 그런 홍보 콘텐츠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다.

유통업체들에 '소속된' 크리에이터나 이들이 제작하는 콘텐츠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개인의 독특한 발상으로 흥미로운 콘텐츠를 만들 수는 있겠지만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구독을 끌어내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며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단순히 콘텐츠의 '재미'를 넘어서 이들의 '눈썰미'와 '객관적인 평가'인데 이를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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