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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찍었나…백화점들 오랜만에 웃었다

  • 2018.09.13(목) 09:49

2분기 일제히 실적 호조…명품·리빙 '쑥쑥'
폭염·주 52시간 호재…소득 양극화 영향도


실적 정체가 이어지면서 노심초사했던 국내 백화점들이 최근 다시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제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중국 사드 보복의 영향으로 실적이 급락했던 기저효과가 있긴 하지만 해외 명품과 생활 가전 카테고리의 호조세가 탄탄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 백화점 빅3 일제히 선방…명품·리빙 호조


롯데와 현대, 신세계 등 국내 빅3 백화점들이 지난 2분기 일제히 선방했다. 롯데백화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5% 늘어난 570억원, 매출은 0.9% 증가한 7700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이 5.6% 줄고, 영업이익도 36.1%나 급감했던 지난해 실적과 비교하면 크게 좋아졌다. 

현대백화점도 2분기에 9.1% 증가한 753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매출은 4423억원으로 1.5%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영업이익은 420억원으로 15.9%, 매출은 4137억원으로 3.4% 늘었다.

이번 실적 호조는 지난해 중국 사드 보복의 영향으로 타격을 받았던 기저 효과의 영향이 크다. 다만 최근 생활가전과 해외 명품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전망도 나쁘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2.5%가량이던 해외 유명브랜드의 매출 비중은 올해 2분기에는 19.3%까지 올랐다.

◇ 양극화 영향으로 '명품' 두 자리 수 신장


최근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소득 양극화가 오히려 백화점 업계에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외 명품과 생활가전 실적 호조가 이를 잘 말해준다. 우선 해외 유명브랜드가 전반적인 소비 부진에도 불구하고 백화점 매출 증가를 주도할 정도로 눈에 띄는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백화점은 경기에 민감하게 작용해 소비 위축 시기엔 매출이 부진한 경향을 보이는데 최근엔 오히려 선방하고 있다"며 "백화점 상품군 별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해외 유명 브랜드 매출이 두 자릿수 신장률을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생활가전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생활가전 카테고리에선 기존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이 더 잘 팔린다기보다는 건조기나 공기청정기, 스타일러 등 고가 가전들이 새롭게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소비 여력이 있는 이들이 생활가전 실적 호조를 이끌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 52시간 근무제 '호재'…젊은 층·직장인 공략


백화점들은 이런 흐름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우선 올해 3분기의 경우 비수기인데도 폭염의 영향으로 더위를 피하려는 고객들을 끌어들이면서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 52시간 근무제도 백화점들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지난 7월 한 달간 평일 6시 이후 매출은 6월 대비 8.6%나 증가했다. 7월 전체 신장률인 2.8%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소비자들이 퇴근 후 백화점을 찾을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 대형 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백화점의 성장을 이끄는 VIP 고객을 비롯해 미래 고객들인 젊은 층까지 새롭게 끌어들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여기에 더해 중국이 점차 사드 보복 조치를 완화하고 있다는 점도 전망을 밝게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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