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인상 품목도 다양하다. 스낵류를 비롯해 우유 등 유제품은 물론 커피 가격까지 올랐다. 이후에도 식품류를 중심으로 한 업체들의 가격 인상 러시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식품 가격 상승의 피해는 오롯이 소비자들의 몫이다. 경기침체에다 식품가격 상승까지 겹쳐 소비자들은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농심은 지난 15일 새우깡·양파링 등 스낵류 54종의 출고 가격을 평균 6.7% 인상했다. 출고 가격 최대 인상률은 9.1%에 달한다. 라면도 올랐다. 팔도는 오는 12월부터 컵라면 왕뚜껑의 값을 1050원에서 9.5% 인상한 1150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비빔면 가격도 4.7% 인상된다.
커피 가격도 올랐다. 이디야커피는 오는 12월 음료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총 70종의 음료 메뉴 가운데 아메리카노·카페라테·카라멜마키아또·카페모카·카푸치노·바닐라라테·화이트초콜릿·민트초콜릿·토피넛라테·녹차라테 등 14종의 가격을 평균 10%가량 인상키로 했다.
▲ 사진=이명근 기자/qwe123@ |
우유 가격은 이미 지난 8월 올랐다. 서울우유는 지난 8월 리터당 우유 가격을 80~90원 인상했다. 남양유업도 지난 10월 우유제품의 가격을 4.5% 올렸다. 우유 가격이 오르면서 연관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롯데제과의 월드콘과 해태제과 부라보콘의 가격은 이달부터 200원씩 인상됐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치킨의 경우 BBQ가 가격 인상의 불을 댕겼다. BBQ는 최근 '황금올리브치킨' 등 3종의 가격을 1000∼2000원 인상했다. 이에 따라 '황금올리브치킨'과 '자메이카 통다리 구이'는 각각 2000원씩 올랐다. '써프라이드'는 1만8900원에서 1만9900원으로 1000원 올랐다. 여기에 가맹점별로 받는 배달료 등이 추가되면서 '2만원 치킨' 시대가 열렸다.
이처럼 식품 가격은 품목을 떠나 전방위로 오르고 있다. 업체들은 대부분 수년 만에 가격 인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실제로 BBQ의 가격 인상은 9년 만이다. 이디야커피도 4년 2개월 만의 인상이다. 그동안 가격 인상 요인은 최대한 프로모션 등을 통해 상쇄하면서 버텨왔던 셈이다. 하지만 이제 업체들도 한계에 다다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사실 매년 원재료 값 변동에 맞춰 가격을 조정하는 것이 맞다"며 "하지만 소비자들과 직접 대면하는 제품이다 보니 쉽사리 가격을 올리기엔 무척 부담스러운 부분이 많다. 많은 업체의 입장이 비슷할 것이다. 대부분 버틸 수 있을 때까지 안고 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 사진=이명근 기자/qwe123@진 |
문제는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틴 업체들이 이들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식품업계의 특성상 한 곳이 총대를 메고 가격을 인상하면 나머지 업체들도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최근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 러시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누가 먼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느냐의 문제"라면서 "먼저 한 업체가 가격을 인상하면 다른 업체들도 그에 맞춰 인상하는 것이 수순이다. 물론 끝까지 가격 동결을 고집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럴 경우에는 다른 제품을 통해 해당 제품의 손해를 상쇄할 수밖에 없는 만큼 극히 드문 경우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가격 인상 도미노 현상에 대해 ▲원재료 비용 상승 ▲누적된 생산 ▲물류비용 ▲주 52시간 근무제도 도입에 따른 인건비 증가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 품목의 가격이 오름세"라며 "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는 데다 주 52시간 근무에 따른 인건비 상승 요소까지 더해져 한동안 가격 인상은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