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대형 제약사들, 올해는 어떤 '잭팟' 터뜨릴까

  • 2019.01.16(수) 11:09

신약 후보물질 공동연구 등 오픈 이노베이션 확대
R&D 투자 더 늘려 기술수출 등 글로벌 진출 모색

 
국내 제약업계는 지난 2015년 한미약품의 대규모 기술수출 이후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전개해왔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외부로부터 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하거나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등 포괄적인 개방형 사업전략을 의미한다.
 

국내 제약사 규모로는 평균 1조원 이상 투자가 필요한 신약 개발의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단기적으로 기술수출 성과를 도출하면서 글로벌 신약 개발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제약사들이 지난해 체결한 기술수출 계약은 11건으로, 그 규모만 총 5조 3623억원에 이른다. 그만큼 기술수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유한양행과 한미약품, 종근당, 동아에스티, 대웅제약 등 대형 제약사들은 올해도 기존 연구개발 파이프라인을 계속 이어가거나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글로벌 신약 개발이란 최종 목표에 따라 당분간 기술수출에 무게를 싣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유한양행, 오픈이노베이션 계속 확대

 

 

2014년 제약업계에서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하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유한양행은 올해도 기존 파이프라인에 대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계속 확대한다.

 

현재 유한양행이 보유한 파이프라인은 26개에 달한다. 지난 2015년 9개에 불과했던 파이프라인 수가 세 배 가까이 늘었다. 이 후보물질들 가운데 지난해 폐암 표적항암제 레이저티닙(1조4000억원)과 퇴행성디스크 치료제 YH14618(2400억원)이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올해도 새해 시작과 함께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NASH) 치료 신약 후보물질의 라이선스 및 공동개발 계약(8823억원)을 체결했다. 다만 대부분의 파이프라인이 전임상(동물 시험) 단계인 만큼 아직 지켜봐야 할 단계다.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은 이달 초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 유한'을 외치면서 해외 진출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상반기 미국 샌디에이고에 USA유한을 설립한 데 이어 지난달 미국 보스턴에 현지 사무소를 열었다. 오픈 이노베이션의 일환으로 해외 법인을 더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사업을 통한 사업확장에도 나선다. 지난해 론칭한 건강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뉴오리진'의 아이템과 품목을 확대한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2개의 해외 법인을 통해 오픈 이노베이션에 박차를 가하고, 추가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다양한 사업 분야의 조합을 이루고 지속적인 성장동력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한미약품, 신약 개발 지속…미국 허가 등 기대

 

 

국내 신약 기술수출의 포문을 연 한미약품은 기존 파이프라인의 연구개발을 계속 이어간다. 특히 기술수출한 기존 신약 후보물질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가장 먼저 상용화가 예상되는 품목은 지난 2012년 미국 스펙트럼사에 기술수출한 지속형 호중구감소증치료제 '롤론티스'다. '롤론티스'는 약효를 지속시키는 한미약품의 핵심 기술인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바이오신약이다. 스펙트럼은 지난해 임상 3상을 마치고 올해 하반기 미국식품의약국(FDA)에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통상적으로 FDA 심사 기간이 1년 정도 걸리는 만큼 2020년 하반기나 2021년쯤 미국에서 출시가 가능할 전망이다.

 

스펙트럼은 지난 2015년 라이선스 아웃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포지오티닙'의 임상 2상도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더 빠른 출시를 위해 지난해 12월 FDA에 혁신치료제 지정을 신청했다가 무산됐지만 임상을 마치는 대로 신속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와 별개로 한미약품은 중국에선 '포지오티닙' 임상을 연내 직접 진행할 계획이다.

 

또 얀센이 기술도입한 지속형 비만·당뇨병 치료제 'HM12525A'는 올해 상반기 미국 임상1상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얀센이 하반기에 임상3상을 진행할 경우 한미약품은 연구단계에 따른 마일스톤을 받게 된다.

 

이 밖에 2015년 사노피 아벤티스에 기술수출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글로벌 임상 3상도 본격화한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의 랩스커버리 기술을 적용한 지속형 당뇨병 치료제다. 글로벌 임상 3상은 2021년쯤 마무리될 전망이다.   

 

◇ 종근당, 임상 등 연구개발에 투자 집중

 

 

종근당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연구개발 투자를 집중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다.

 

종근당은 유럽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CKD-506'의 임상2상, 미국에서 헌팅턴증후군 치료제 'CKD-504'의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두 후보물질의 해외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라이선스 아웃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올해 빈혈 치료제 '네스벨'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받은 '네스벨'은 일본 제약사인 교와하코기린 '네스프'의 바이오시밀러다.

 

국내는 물론 일본 수출도 이뤄질 전망이다. 미국 글로벌 제약사의 일본법인이 수출 등 사업제휴 계약을 맺고 '네스펠'의 일본 허가를 진행 중이다. 비밀유지 계약 조항에 따라 공식적으로 발표하진 않았지만 일본 후생노동청 허가가 결정되면 공개할 예정이다.

 

현재 전임상 중인 항암 이중항체 바이오신약 'CKD-702'와 황반변성치료제 바이오시밀러 'CKD-701' 등 바이오의약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전임상(동물시험) 단계인 'CKD-702'는 지난해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과 공동 연구개발 협약을 통해 전임상(동물시험)을 지원 받았고, 올해 임상1상에 진입한다. 'CKD-701'는 올해 국내에서 임상3상을 진행해 2021년쯤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 대웅제약, 나보타 글로벌 진출 '주목'

 

 

대웅제약의 올해 가장 큰 기대주로 나보타다.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톡신(보톡스) 나보타의 미국 허가 심사결과가 오는 2월 2일 발표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선 휴젤과 메디톡스, 휴온스 등 여러 제약사들이 보툴리눔톡신 제품을 출시했지만 미국에서 시판되고 있는 보툴리눔톡신은 글로벌 제약사 엘러간의 보톡스가 유일하다. 2016년 기준 미국의 보툴리눔톡신 매출은 2조원대였다.

 

심사를 통과할 경우 이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출시가 가능할 전망이다. 그러면 미국 시장에서 보톡스의 유일한 대항마가 된다. 유럽의 허가 심사결과도 올해 상반기 나올 예정이다.

 

대웅제약은 앞서 지난해 8월엔 캐나다에서 판매허가를 받았고, 78개국에서 글로벌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출시를 위한 물꼬는 터놓은 상태다.

 

보툴리눔톡신이 해외에서 다양한 질환에 사용되는 만큼 나보타의 국내 적응증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나보타는 현재 국내에서 미간주름과 뇌졸중 후 상지근육경직, 눈가주름 등 3개의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적응증을 확대할 경우 시장성은 더 커지게 된다.

 

또 대웅제약이 인수한 한올바이오파마의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은 올해 상반기에 미국에서 임상3상을 앞두고 있다. 프롤릴-tRNA 합성효소(PRS) 항섬유화제, 이중표적 자가면역치료제, 위산펌프길항제(APA) 항궤양제 등 다른 파이프라인의 연구개발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일부는 아직 전임상을 진행 중이어서 구체적으로 언급할 단계는 아니지만 계속 파트너링 미팅이 오가는 등 외국 제약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물질들이 있다"면서 "올해 글로벌을 타깃으로 연구개발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동아에스티, 전문의약품 매출 회복에 주력

 

 

동아에스티는 올해 전문의약품 부문의 매출 회복과 확대에 주력한다. 지난해 하반기 전문의약품 매출 하락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기대주는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과 손발톱 무좀 치료제 '주블리아'다. 특히 자체개발 신약인 '슈가논'의 매출이 늘고 있어 올해 블록버스터급 신약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슈가논'은 지난 2016년 출시한 자체 개발 당뇨병 치료제로,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4월 CJ헬스케어와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바르는 손발톱 무좀 치료제 '주블리아'는 우수한 효과와 안전성, 사용의 편리함으로 발매 2년 만에 연 매출 100억원을 돌파해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 수출 부문에선 수출 국가와 품목 다변화를 추진한다. 캄보디아 외 캔박카스 수출국을 확대하고 세계보건기구(WHO)에 공급하는 결핵치료제 품목 확대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연구개발 부문에선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혁신 신약 개발에 집중한다. 현재 동아에스티는 연 매출의 12~13%를 꾸준히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항암제에 개발에 집중하면서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6년 하반기 애브비에 기술수출한 면역항암제 'DA-4501'은 현재 후보물질을 도출을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올해 초 아스트라제네카와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고 아스트라제네카가 보유하고 있는 3개의 면역항암제 과제에 대한 선도물질과 후보물질 도출을 위한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또한 ABL바이오로부터 2개의 이중항체 항암제 과제를 도입하고 개발 중에 있다. 항암제 외에도 동아에스티는 당뇨병 치료제 'DA-1241'의 미국 임상1b상을 진행 중이며, 파킨슨병 치료제인 DA-9805'는 미국에서 임상2상을 진행 중이다. 과민성 방광치료제 'DA-8010'은 국내에서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동아에스티는 2019년은 매출 회복과 함께 미래 성장을 준비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전문의약품과 해외, R&D 분야에서 다양한 성과를 도출해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