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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 '빅매치' 예고

  • 2019.03.05(화) 11:10

강력한 위산분비 억제 효과 강점인 터줏대감 'PPI'
빠르고 오랜 효과로 도전장 내민 신흥강자 'P-CAB'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이 '빅매치'를 예고하고 있다.

CJ헬스케어가 지난해 야심 차게 내놓은 칼륨경쟁적위산분비 차단제(P-CAB) '케이캡정'이 지난 1일부터 건강보험급여를 적용받으면서다. 제일약품과 대웅제약도 P-CAB 기전 약물의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기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선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가 대세로 자리매김해왔다. 강력한 위산분비 억제 효과 덕분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약제급여가 등재된 품목만 500개를 웃돈다. 그만큼 PPI 제제만으로도 이미 경쟁이 치열하다는 얘기다.

이 와중에 빠르고 효과도 오래가는 P-CAB 제재가 도전장을 내밀면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두 계열 약물의 격돌이 예상된다.

◇ 강력한 위산분비억제 'PPI' vs 빠르고 오랜 효과 'P-CAP'

국내 의료진들은 그동안 비가역적으로 매우 강력한 위산분비 억제 효과를 나타내는 PPI 제제에 높은 신뢰를 보여왔다. 다만 PPI 제제는 활성형 프로톤펌프에 작용해 프로톤펌프 활성도가 높은 아침 공복에 복용해야 하고, 최대 약효가 나타나기까지 3~5일이 걸린다. 또 기존 프로톤 펌프에만 작용하고 새로 만들어지는 프로톤펌프엔 효과가 없어 위산분비가 재발할 수 있어 단점으로 꼽혔다.

반면 P-CAB 제제의 경우 음식물 섭취와 관계없이 아무 때나 복용할 수 있고, 한 시간 내에 최대 효과가 나타난다. PPI 제제와 달리 비가역적으로 작용하진 않지만 효과가 더 오래가고, 새로 만들어지는 프로톤펌프도 억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밖에도 야간 위산분비, 약물상호작용 등 기존 PPI 제제의 주요 단점을 극복하면서 의료진들의 관심이 높다.

P-CAB 제제가 최근 주목받고 있긴 하지만 이번이 최초는 아니다. 지난 2007년 유한양행이 개발한 국산 신약 9호 '레바넥스'가 PPI 제제를 대체할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첫해 매출이 100억원을 돌파했지만 해외 허가 실패와 부작용 등의 문제로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 P-CAB, 기존 PPI 제제 단점 개선하면서 해외서 경쟁력 입증

그러나 케이캡정은 이미 해외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강석희 CJ헬스케어 대표(오른쪽)가 가르시아 카르놋 대표(왼쪽)와 지난달 케이캡정에 대한 라이센싱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CJ헬스케어 제공)

케이캡정은 지난달 멕시코의 '카르놋'사와 10년간 8400만달러(한화 약 1008억원)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중남미 17개국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앞서 2015년엔 중국 '뤄신'사에 약 9529만달러(한화 약 1143억원) 규모로 기술수출을 했고, 베트남에도 완제품 형태로 10년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제일약품과 대웅제약도 케이캡정과 같은 P-CAB 기전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제일약품은 국내와 유럽에서 JP-1366의 투트랙 임상을 진행 중이고, 대웅제약도 지난해 DWP14012의 임상3상을 허가받으면서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 P-CAB 출시에도 PPI 제제 입지는 여전히 '굳건'

이렇듯 P-CAB 제제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지면서 PPI 제제에 대한 위기설이 나오고 있지만 후발주자인 P-CAB이 PPI 제제의 입지를 흔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일본에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잘 알려진 다케다제약의 품목을 살펴보면 P-CAB 출시 이후에도 PPI 제제의 매출엔 전혀 문제가 없었다. 다케다의 PPI 제제 대표품목인 '넥시움'은 P-CAB 기전인 '다케캡'을 출시한 2015년 824억엔이던 매출이 2016년엔 840억엔으로 오히려 더 늘었다.

주목할 점은 다케다의 P-CAB 기전인 '다케캡'의 매출이 2015년111억엔 수준에서 2016년엔 341억엔으로 급상승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다케다의 PPI 제제와 P-CAB 모두 처방이 늘었을까?

그건 아니다. 다케다가 '넥시움' 개발 전에 내놓은 기존 PPI 제제 '다케프론'은 2015년 413억엔에서 2016년 81억원으로 매출이 급감했다. 다케다가 의료진을 대상으로 PPI 제제인 '다케프론'을 P-CAB인 '다케캡'으로 전환(스위칭)하는 작업을 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 3세대 PPI 제제 '놀텍' 개발한 일양약품흔들림 없는 자신감

▲일양약품이 개발한 국산신약 14호이자 3세대 PPI 제제 '놀텍'(사진=일양약품 제공)

우리나라에서 국산신약 14호이자 3세대 PPI 제제 '놀텍'을 개발한 일양약품 역시 P-CAB이 PPI 제제를 누르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놀텍은 기존 1·2세대 PPI의 한계점을 극복한 약물로 대부분 대사 경로가 비효소적 특성을 가지고 있어 이전 PPI 제제는 물론 P-CAB과도 차별화된다는 설명이다.

PPI 제제의 경우 간 대사 효소인 CYP2C19, P-CAB은 CYP3A4로 대사되는 약물과 병용 시 경쟁적 저해를 일으킬 수 있지만 놀텍의 경우 대부분 대사 경로가 비효소적이어서 약물 간 경쟁적 저해를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이는 다수 약물을 복용하는 노인 환자들에게는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놀텍은 시판 후 10년간 효과 및 안전성 측면에서 양질의 축적된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PPI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며 "대외적으로는 중남미, 러시아, 동남아, 중동 지역으로 수출하는 등 글로벌 이미지 구축을 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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