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국내 주요 대형마트들이 올해 들어 '파격 할인' 행사로 반전을 꾀했지만 여전히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대규모 할인 행사 등을 통해 소비자들을 오프라인 점포로 끌어들이려 했지만 온라인 시장으로 이탈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들의 할인 전략이 수익성만 악화시키는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대형마트, 대규모 할인에도 '매출·구매 건수' 줄어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대형마트 매출은 지난해에보다 7.7% 줄었다. 점포당 매출 역시 7% 감소했고, 대형마트 매출이 전체 유통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19.6%로 전년보다 2.5%포인트 낮아졌다. 구매 건수 역시 8.3% 줄었다.
이런 흐름은 올해 내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대형마트의 점포당 매출이 전년보다 6.5% 늘었지만, 이는 명절이 지난해보다 빨라진 영향이 컸다. 이에 따라 2월 매출은 13.5%나 급감했다. 이후 계속 하락세가 이어지는 추세다. 대형마트가 전체 유통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올해 내내 줄고 있다.
대형마트의 실적 부진은 소비자들이 점차 온라인 유통 채널 이용을 늘리고 있는 데다 오프라인에서도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편의점에 고객을 뺏기고 있는 탓으로 분석된다.
더욱 뼈아픈 점은 올해 들어 주요 대형마트 업체들이 일제히 대규모 할인 행사에 나섰는데도 이 같은 성적표를 받았다는 사실이다. 올 초 이마트가 '국민가격'으로 스타트를 끊었고, 이어 롯데마트는 '통큰 할인', 홈플러스는 '쇼킹특가' 등의 문구를 내걸며 할인 경쟁에 합류했다.
그러나 구조적인 수요 감소로 실적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마트는 지난 1분기 매출 4조5853억원, 영업이익 74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4조1064억원보다 11.7%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535억원에 그치면서 51%나 감소했다. 롯데마트 역시 국내 매출은 1조2450억원으로 1.5% 늘었지만 기존점 매출은 3.6% 줄었다.
◇ "온라인으로 이탈 지속…수익성 악화 우려"
시장에서는 이런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경쟁 상대인 온라인 업체들이 계속 성장하고 있어서다. 실제 대형마트의 할인 행사가 '빛'을 보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쿠팡이나 위메프 등 온라인 업체들이 대규모 할인 행사로 맞대응한 탓이기도 하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 "신규 사업자들이 지난 3-4년간 적자를 기록하면서도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을 강행하면서 브랜드 가치를 높여가고 있다"면서 "마켓컬리와 같은 새로운 경쟁 사업자들의 시장 참여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들의 할인 행사가 오히려 수익성 악화라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 연구원은 "이마트 할인점 매출에서 비식품 부문이 온라인 채널로 계속 이탈하고 있고, 할인 판매에 따른 객단가 하락도 기존 예상보다 더 크다"라고 분석했다. 차재헌 BD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객수와 객단가 측면에서의 할인점 시장의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롯데마트의 영업적자는 전년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