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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 세계 1위 기내면세점 투자 속내는

  • 2019.10.31(목) 15:19

미국 3Sixty 지분 44% 인수…추가 지분 콜 옵션도
기내 면세점·미국 공항 면세점 진출 발판 마련

호텔신라가 세계 1위 기내면세점 업체인 미국의 3Sixty 지분 투자에 나섰다. 호텔신라의 3Sixty 지분 투자는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3Sixty의 경영권도 확보할 수 있도록 해뒀다는 점에서 호텔신라의 이번 투자가 갖는 의미는 크다.

◇ 4년만에 성공했다

호텔신라는 지난 2015년 미국 디패스(DPASS) 지분 44%를 1176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디패스는 작년 8월 사명을 3Sixty로 바꿨다. 4년 전 호텔신라가 투자를 시도했던 바로 그 회사다. 당시에도 호텔신라는 향후 디패스의 지분을 추가로 인수해 경영권을 가져오는 방안을 검토했었다. 하지만 협상 막판에 가격에 대한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고 결국 거래는 무산됐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올해 호텔신라는 3Sixty의 지분 44%를 1416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이번에도 오는 2024년 3Sixty 지분 23%를 추가 매수할 수 있는 콜 옵션을 확보했다. 콜 옵선을 행사할 경우 호텔신라는 3Sixty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4년 전과 똑같은 방식이다. 다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 4년 전보다 지분 인수 가격이 더 높아졌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호텔신라가 비싸게 샀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3Sixty의 매출이 과거보다 줄어든 상황인데 굳이 예전보다 돈을 더 주고 살 이유가 있느냐는 주장이다. 하지만 호텔신라의 생각은 다르다. 호텔신라는 현재 해외시장 진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것보다 지분 투자를 통해 우회적으로 진출하는 것이 여러가지 측면에서 낫다고 판단했다.

직접 진출에 따른 비용 부담 등을 고려하면 호텔신라 입장에서는 일정부분 합리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2024년에 콜 옵션을 발동하게 되면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다. 향후 5년간 미국 시장에 우회적으로 진출해 사업 타당성을 타진해 볼 수 있는 시간도 벌었다. 표면적으로는 3Sixty 지분 투자 비용이 높아보이지만 내용적인 측면을 고려하자면 반드시 비싸게 주고 산 것만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 왜 3Sixty였나

호텔신라가 3Sixty에 관심을 가진 것은 3Sixty가 보유한 경쟁력 때문이다. 3Sixty는 지난 1987년 미국 마이애미에서 설립됐다. 에어캐나다·버진에어웨이·싱가포르에어라인 등 세계 21개 항공사의 기내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기내면세점에서는 세계 1위 업체다. 아울러 미국을 비롯해 북중미와 남미 등 12곳의 공항면세점도 운영하고 있다. 크루즈터미널 면세점까지 합하면 운영 매장은 41개로 늘어난다.

영국의 면세전문지 무디리포트에 따르면 3Sixty의 전 세계 면세점 순위는 2018년 기준 20위다.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신라면세점은 세계 3위 업체다. 따라서 향후 호텔신라가 3Sixty의 경영권을 가져올 경우 신라면세점의 매출은 세계 2위인 롯데면세점을 턱 밑까지 추격할 수 있다. 신라면세점 입장에서는 경쟁사인 롯데면세점을 따라잡을 찬스를 잡는 셈이다.

무엇보다도 3Sixty가 미국을 비롯한 북중미와 남미 등에 보유한 면세점들이 호텔신라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호텔신라는 3Sixty가 가진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미국 시장에 손쉽게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또 기내면세점과 공항면세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기회도 확보했다. 호텔신라가 4년 만에 다시 지분 투자에 나선 이유다.

이 뿐만이 아니다. 면세점 사업은 '규모의 경제' 원리가 작동하는 곳이다. 규모가 클수록 '바잉 파워(Buying Power)'가 높아진다. 바잉 파워가 높으면 제품의 단가를 더욱 낮게 책정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중소·중견 면세점 업체들이 대기업 면세점 업체 앞에서 맥을 못추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호텔신라는 3Sixty를 통해 북중미 지역에서의 바잉 파워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 해외에서 답을 찾다

현재 국내 면세점 업체들은 해외 진출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국내 면세점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서다.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주요 매출처였던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겼다. 그 자리를 중국 보따리상인 따이공이 메우고 있기는 하지만 이들에겐 송객수수료가 들어간다. 송객수수료를 감내하면서 현재 상황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수익성이 좋지 않다.

이에 따라 면세점 업체들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잇따라 해외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호주 JR듀티프리를 인수했다. 이를 토대로 올해 초 브리즈번공항, 멜버른공항, 다윈공항, 캔버라공항, 뉴질랜드 웰링턴공항에 출국장 면세점을 열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담배·주류 면세점 운영권을 따냈다. 베트남에선 공항 면세점에 이어 시내 면세점까지 진출했다.

롯데면세점은 작년 호주 'JR 듀티 프리'를 인수하고 본격적으로 오세아니아 지역으로 진출했다.

신라면세점도 마찬가지다. 해외 공항 면세점 입찰에 잇따라 응찰하며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모색 중이다. 다만 이번 3Sixty 지분 투자는 종전의 진출 전략과는 방향이 다르다. 일단 기내 면세점으로 시작해 향후 공항 면세점까지 노릴 수 있는 '채널 다양화'를 꾀했다. 만일 3Sixty 지분 투자가 향후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온다면 호텔신라의 해외 진출 방법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면세점 업체 관계자는 "호텔신라의 이번 지분 투자는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한 투자로 보인다"며 "기내와 공항은 물론 해외 진출까지 지분투자 하나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많다. 이는 그동안 일정 부분 리스크를 감내해가며 해외 직접 진출을 해왔던 것과는 다른 차원의 진출 전략이다.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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