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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혈투]③반격은 이제부터

  • 2019.12.16(월) 08:31

대형마트 '초저가'·백화점 '명품·리빙'…新생존전략
SSG닷컴·롯데ON, 내년 온라인 시장 반격 본격화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생수와 와인. 이 제품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정답이 바로 떠오른다면 요즘 마트 좀 다녀본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위기에 빠진 국내 대형마트 업체들은 올해 내내 '초저가' 경쟁을 하는 와중에 생수와 와인을 전략 상품으로 내세워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 실제 2L 한 병에 300원가량에 불과한 생수와 4900원밖에 하지 않는 와인은 대형마트 실적 회복의 발판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형마트들이 초저가 전략에 집중하고 있는 사이 다른 한쪽에선 정반대로 매장을 고급스럽게 꾸미는데 여념이 없는 곳도 있다. 백화점 이야기다. 최근 백화점들은 약속이나 한듯 리빙관과 명품관들을 리뉴얼하며 구매력 있는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덕분에 백화점들의 실적 반등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대형마트와 백화점들이 분주한 이유는 절박함 때문이다. 온라인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궁지에 몰렸고, 이에 대응해 내놓은 새로운 생존 전략이 바로 '초저가를 앞세운 대형마트'와 '명품 및 리빙을 앞세운 백화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 점포와 온라인 사업의 시너지까지 창출할 수만 있다면 오프라인 업계의 반격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 대형마트, 저가 와인·생수로 집객 '올인'

최근 롯데마트는 '나투아 스페셜 셀렉션'이라는 와인 2종을 오는 12일부터 판매한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750㎖ 한 병에 4800원으로 이른바 초저가 전략 상품이다. 이는 앞서 경쟁사인 이마트가 내놓은 4900원짜리 와인이 인기를 끌자 맞대응 차원에서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가 지난 8월 내놓은 도스코파스는 일평균 8000병씩 팔리며 전체 와인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이마트에서는 올해 하반기를 기준으로 와인(24.5%) 매출의 비중이 수입맥주(20.4%)를 처음으로 제치면서 눈길을 끌었다.

이마트가 내놓은 국민가격 주요 제품들. (사진=이마트 제공)

와인의 경우 현행법상 주류를 온라인으로 판매할 수 없어 소비자가 직접 매장을 찾아 구매해야 한다. 대형마트 입장에선 온라인 업체들과 차별화한 상품군으로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대형마트들은 이에 앞서 줄줄이 초저가 생수를 내놓으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2L 한 병에 300원 안팎의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려는 전략이다. 생수의 경우 애초 대형마트의 대표적인 '미끼 상품'으로 여겨졌는데, 온라인 시장의 배송 활성화로 주도권을 뺏긴 바 있다. 생수를 파격적인 가격으로 선보여 이 주도권을 다시 가져오겠다는 계산이었다.

◇ 백화점, 리빙·명품 고가시장 공략 '재단장'

대형마트들이 가격 낮추기에 집중하는 사이 백화점들은 비교적 가격대가 높은 리빙과 명품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백화점의 경우 대형마트보다 먼저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최근 고가 럭셔리 시장에서 선전하며 실적이 반등하는 추세다. 이에 맞춰 매장 자체를 재구성하고 있는 셈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0월 말 영등포점 건물 한 동을 아예 리빙 전문관으로 리뉴얼한 뒤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리뉴얼 직후 한 달간 관련 매출이 세 배 가까이 뛰었다. 특히 최근 고가 제품 시장의 '큰 손'으로 올라선 2030세대가 몰렸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들이 선호하는 화장품(11.6%), 명품(19.7%), 영캐주얼(10.1%) 등의 매출이 동반 상승하면서 전체 매출을 끌어올렸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서울 을지로 본점 1층을 화장품이 아닌 명품 매장으로 채우겠다는 파격적인 계획을 내놨다. 점포의 콘셉트 자체를 '프리미엄 백화점'으로 탈바꿈하려는 방안으로 분석된다. 지난달에는 강남점에 영국 프리미엄 리빙 브랜드인 더 콘란샵을 오픈하기도 했다. 더 콘란샵은 수 천만원대 소파와 식탁 등 초고가 상품을 취급하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

현대백화점이나 갤러리아백화점 등도 기존 명품 매장을 개편하거나 위치를 옮기는 등 리뉴얼 작업에 분주한 모습이다.

신세계 SSG닷컴 물류센터.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온라인·오프라인 시너지 기대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기존 매장에서 새로운 생존 전략을 찾는 동시에 온라인에서도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10월 한 사모펀드로부터 1조원의 투자를 유치해 온라인 통합 법인인 쓱닷컴(SSG닷컴)을 올 3월 출범시켰다. 오는 2023년까지 온라인에 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롯데그룹의 경우 계열사별로 운영하던 온라인몰을 통합한 롯데ON을 내년 상반기쯤 선보일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이런 움직임을 통해 새해에는 오프라인 업체들의 반격이 본격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우선 온라인 시장이 오프라인 매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다소 둔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2020년도에는 쿠팡 등 온라인 시장 성장이 오프라인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여행과 문화, 레저 등 서비스 부문을 제외하면 온라인의 침투율 증가 속도가 둔화하고 있고, 쿠팡의 경우 외형 성장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식품 부문에서만큼은 온라인 침투율이 완화될 것"이라며 "식품에 강점이 있는 할인점 업체들 입장에서 아직 기회가 남아 있음을 의미한다"라고 전망했다.

오프라인 업체들만의 강점인 점포를 활용해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오프라인 유통사는 매장을 활용해 온라인 사업의 효율성을 높여나갈 것"이라며 "특히 중장기적으로 일부 매장의 거점 물류센터 전환이 예상되는데, 이 경우 중복 상권 점포를 폐점해 신규 사업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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