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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의 'B급 감성', 베트남서도 통했다

  • 2020.07.06(월) 15:11

에코백·배달가방 등에 흥미로운 문구 새겨 '눈길'
죠스푸드 등 국내 식품 업체 현지 진출도 지원

배달의 민족이 베트남에서 운영하는 배달앱 서비스의 배달원 가방. 가방에는 '뜨겁습니다! 지나갈게요!'라는 문구가 새겨져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베트남에서 이른바 'B급 감성'을 내세운 마케팅을 펼치면서 현지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배민 특유의 마케팅 기법이 베트남에서도 통하면서 현지 배달앱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국내 식품 업체들의 베트남 진출을 지원하면서 'K푸드'를 알리는 데에도 일조하고 있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6월 베트남 호찌민에서 'BAEMIN'이라는 상호로 음식 배달앱 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같은 해 8월 출시한 시장 가방이 인기를 끌면서 베트남 소비자들 사이에서 'BAEMIN'이라는 이름을 알리게 됐다. '세 뼘짜리 가방'이라는 문구를 새겨 넣은 에코백이 베트남 SNS 등에서 화제가 된 것이다. '세 뼘짜리 가방'은 베트남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전래동화에 나오는 금은보화를 가져다주는 가방의 이름이다. 

또 올해 초 베트남 새해 명절에는 세뱃돈 봉투에 '이거 엄마한테 맡기지 마', '남자친구 있냐고 물어보지 마', '나이가 많지만 아직도 세뱃돈을 받지' 같은 문구를 새겨 넣으면서 주목받았다. 'B급 감성'의 문구를 새긴 이 봉투는 하루 1000장 이상 팔리며 큰 인기를 얻었다. 

이와 함께 배달원의 배달가방에는 '뜨겁습니다! 지나갈게요!'를 새겨 넣고, 우비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음식을 지키겠다!' 등의 문구를 새기는 등 소비자들에게 친근함을 주기 위한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베트남에 'K푸드'를 알리는 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에는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식품업체 '죠스푸드'에 '배민 키친'이라는 공유주방을 활용하도록 제안해 성과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죠스푸드처럼 베트남에 처음 진출하는 업체인 경우 공유 주방 서비스를 이용하면 보증금이나 임대료 같은 초기 투자비용이 필요 없어 부담을 덜 수 있다. 죠스푸드는 국내에서 죠스떡볶이, 바르다김선생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업체다. 

배민과 손잡고 베트남 공략에 나선 죠스푸드는 지난해 11월 서비스를 시작한 뒤 하루 평균 주문 수 150~300건을 기록할 정도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국내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인 아띠제도 배민 키친에 입점하면서 현지 매출이 늘고 있다. 

인기완 우아한형제들 해외사업부문 상무는 "배민 특유의 마케팅 기법이 다른 나라에서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 베트남 사업의 가장 큰 수확"이라며 "한국에서처럼 BAEMIN을 베트남 국민 앱으로 성장시켜 K푸드가 해외로 진출하는 창구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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