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프레시웨이가 올해로 설립 20주년을 맞았다. CJ프레시웨이는 그동안 국내 식자재 유통 시장의 문제점을 개선하면서 복잡한 유통 단계에서 비롯된 위생과 가격의 문제를 선진 시스템을 통해 바로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식자재유통협회에 따르면 국내 B2B(기업 간 거래) 식자재 유통 시장은 약 38조 원 규모다. 다만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2만여 개인 사업자와 중소 유통업체들이 과거부터 지속된 유통망과 시스템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외형은 크지만 내실은 부실했다는 이야기다.
기존 유통망에서는 가격에 거품이 끼었던 것이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식자재 유통 경로는 6단계를 거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과도한 마진이 붙는다는 점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식자재 가격에서 유통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기준 53.4%다. 일부 채소와 과일은 70%에 달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장마와 가뭄, 병충해 등에서 발생하는 수급 변동도 골치다. 실제로 길어지는 장마 탓에 지난달 30일 기준 후지 품종 사과 10개 가격은 2만 7041원으로 평년 대비 18% 올랐다.
CJ프레시웨이는 국내 식자재 유통 시장에서 단순히 몸집을 키우는 게 아니라 기존의 관행을 개선하는 데 공을 들여왔다. 우선 지난 2003년 전사자원관리시스템(ERP)을 적용하고 식품안전센터와 전국 주요 지역에 물류센터를 설립했다. 유통단계를 간소화해 양질의 식재료를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다.
식품안전센터는 안전성이 중요한 병원 급식 식자재 유통에 주효했다. 2007년 업계에서 처음으로 연세대학교 신촌 세브란스 병원 급식장에 식품안전관리기준(HACCP)을 취득했다. 2010년에는 민간 기관으로 처음 노로 바이러스 검사기관으로 지정됐다. 지난해 2월에는 강남 세브란스 병원에서도 HACCP 인증을 받았다.
식품안전센터와 거점 물류센터를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고 '적시 공급'이 가능해지자 성장세에도 속도가 붙었다. 지난 2005년 약 3500억 원이었던 매출은 2010년 1조 원을 돌파했다. 2015년에는 2조 원, 지난해에는 3조 원의 벽을 넘어섰다.
내실도 견고히했다. 지난 2015년 송림푸드 인수를 통해 소스류 공급라인을 구축했다. 지난해에는 전처리 업체 제이팜스·제이앤푸드를 인수해 맞춤형 식자재 공급력도 갖췄다.
이런 노력을 통해 CJ프레시웨이는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타격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올해 2분기 CJ프레시웨이는 매출 6245억 원, 영업이익 27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4%, 영업이익은 121% 증가하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이라는 어려운 환경에도 주력 사업인 식자재 유통 및 단체 급식 부문의 매출 확대를 이뤄냈다"면서 "효율적인 고정비 관리를 통해 2분기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