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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택배업 재진출…사업 다각화 '스타트'

  • 2020.11.06(금) 15:36

면허 반납 1년 만에 재취득 도전…"준비가 끝났다"
물류·콘텐츠 영역 CJ·네이버와 경쟁…"끝이 아닐 것"

쿠팡이 택배사업에 재도전하면서 유통과 물류업계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사실 쿠팡이 제공하는 물류서비스의 질과 양은 이미 웬만한 택배회사를 뛰어넘었다. 정식으로 택배사업에 진출할 경우 업계에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은 이미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과 인터넷 쇼핑업계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새벽배송과 당일배송 등으로 쓱닷컴, 마켓컬리 등과도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기대가 큰 만큼 우려도 크다. 사업영역을 확장할 때마다 '적'이 늘어난다. 이번엔 쿠팡도 준비태세가 만만치 않다.

◇ 택배업두고 '밀당'하는 쿠팡

풀필먼트 서비스 강화에 나선 쿠팡 입장에서 택배업 면허 획득은 반드시 필요하다. 풀필먼트는 쿠팡이 직접 매입하지 않은 입점업체나 외부업체의 상품에 대한 입고와 검수, 출하 배송을 모두 제공하는 서비스다. 직매입 상품을 배송해주는 '로켓배송'은 자체 상품 배송이기 때문에 택배업은 필요없다는 법원의 판단을 받은 상태다. 하지만 제3자 물류는 택배업 면허를 획득해야 한다.

쿠팡은 앞서 로켓배송 서비스를 시작할 때 기존 택배업계의 거센 견제에 고전한 바 있다. 지난 2015년 한국통합물류협회가 쿠팡에 운수사업법을 위반했다며 로켓배송 중단 가처분 신청을 냈다. 유상으로 화물을 운송할 경우 국토부에 허가를 받은 뒤 노란색 번호판을 운송 차량에 달아야 한다. 하지만 로켓배송 차량은 일반 흰색 번호판을 달고 영업을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법원은 로켓배송 서비스는 쿠팡이 매입한 상품을 자신들이 배송하는 형태인만큼 유상 운송이 아니라며 가처분을 기각했다.

이어 2018년에는 드디어 쿠팡이 택배업 면허를 획득한다. 당시 쿠팡의 택배업 진출에 기존 택배업체들은 긴장했다. 쿠팡맨(현재 쿠친)의 배송품질이 기존 택배업체에 비해 월등하다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쿠팡은 1년만인 2019년에 택배업 면허를 반납한다. 직매입한 물건을 배송해주는 로켓배송의 물량을 처리하기도 버겁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최근 쿠팡의 물류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는 택배업 진출을 위해 국토교통부에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자 신청서를 제출했다. 1년 만의 택배업 면허 재취득 도전이다. 이유는 쿠팡이 외부물건에 대한 물류서비스를 공식적으로 준비하기 때문이다. 올해 7월 쿠팡은 오픈마켓 입점 판매자에게 상품보관과 로켓배송, CS(Customer Satisfaction) 응대까지 모두 제공하는 '로켓제휴'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입점 판매자의 상품은 쿠팡이 매입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국토부로부터 택배업(화물자동차 운송사업) 허가를 받아야 한다.

◇ 준비는 끝났다…택배 업계 판도 바뀌나

과거 경쟁업체의 견제로 고생했던 쿠팡은 이번에는 사전 준비를 제대로 했다. 면허를 획득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이미 2018년에 택배업 면허를 획득하면서 인프라 관련 요건은 인증받은 바 있다. 

업계의 견제를 대비한 준비도 이뤄졌다. 최근 쿠팡은 강한승 변호사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영입했다. 판사 출신인 강 신임 대표는 최근까지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근무하며 쿠팡에 법률 조언을 전담해왔다. 특히 강 대표는 과거 기존 택배업체들이 쿠팡의 물류사업에 대해 제기한 가처분 소송을 1심에서부터 대법원까지 2년여간 전담해 승리를 이끌어 낸 바 있다.

가장 준비가 철저한 부분은 인력이다. 현재 대규모 정규직 채용이 필요한 인력구조 문제도 일용직 형태의 쿠팡 플렉스 인원을 대거 정규직인 쿠친으로 채용하며 준비 중이다. 쿠팡은 연일 쿠팡 플렉스 인력에게 주 5일제와 52시간제 준수, 15일 연차, 4대 보험, 건강검진, 유류비 지원 등 다양한 복지 혜택을 약속하며 쿠친으로 전환을 권유하고 있다. 기존 쿠친에게는 쿠친 지원자를 소개할 경우 월 10만원의 지원금을 주는 이벤트도 열었다. 

쿠팡의 택배업 진출이 진행되면서 기존 택배업계는 골치가 아프다. 쿠팡이 정식으로 택배업을 획득하고 정규직 쿠친을 통해 배송서비스를 시작한다면 기존 택배업계로서도 견제할 명분이 마땅치 않다. 경쟁을 위해서는 직원 근로수준이나 서비스 품질 등을 높여야 하는데 수익성을 크게 흔들 수 있다보니 쉽지 않다. 최근 CJ대한통운 등에서 과로문제가 불거지며 근로환경 개선을 약속했지만 이행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쿠팡이 택배사업 자격 획득 이후 구상하는 최종적인 사업구조를 공식적으로 밝힌 바는 없다. 쿠친을 활용한 풀필먼트 서비스 도입은 확정적이지만 일반 택배회사들처럼 쿠팡 플랫폼 외의 택배물류에도 진출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인프라가 충분하다면 못할 이유도 없다. 만약 쿠팡이 일반택배 사업에 진출하면 택배업계의 판도는 재편된다. 이미 쿠친의 규모는 1만 명이 넘는다. 택배업계 3위인 롯데택배와 비슷한 수준이다. 분류 전담 인력인 헬퍼는 4400명으로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도 넘보기 힘든 숫자다.

특히 업계 1위 CJ대한통운은 쿠팡이 라이벌로 급부상하는 것이 마뜩잖다. 물류뿐만 아니라 최근 CJ대한통운이 신사업으로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유통과 콘텐츠 분야에 쿠팡도 참전한다. CJ대한통운은 최근 네이버와 손잡고 유통과 물류, 콘텐츠 분야에서 협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쿠팡도 최근 싱가포르 OTT 서비스 업체인 ‘훅’의 소프트웨어 사업을 인수하면서 OTT 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또 쿠팡오리지널과 로켓와우플레이, 쿠팡티비, 쿠팡플러스, 쿠팡비디오 등 OTT 관련 상품권을 출원했다. 쿠팡 대 네이버·CJ대한통운 연합의 정면승부가 불가피해졌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최근 단행된 사장 인사를 통해 법률과 기술, 행정 등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모은 것을 보면 쿠팡은 사업영역을 다양화하려는 의도가 있다"며 "메신저 서비스에서 시작해 금융과 유통, 미디어 등에 진출한 카카오의 사례처럼 택배를 통한 물류와 콘텐츠 사업 진출이 쿠팡의 종착역이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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