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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SK바이오팜의 이유 있는 '실적 부진'

  • 2021.04.02(금) 13:16

'세노바메이트' 유럽 판매허가에도 주가 변동 미미
신약 개발에 공격적 투자…기업가치 회복 장기간 소요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 엑스코프리·유럽 제품명 : 온투즈리)’가 지난달 31일 유럽에서 판매허가를 획득했습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개발한 신약 중 미국과 유럽에 동시 진출한 사례는 이번이 최초입니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코스닥에 화려하게 데뷔하며 관심을 한 몸에 모았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실적부진 등으로 주가 하락이 지속하고 있습니다. SK바이오팜은 이번 세노바메이트의 유럽 허가를 계기로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입니다.

앞서 ‘세노바메이트’는 지난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 허가를 획득했습니다. 후보물질 개발부터 글로벌 임상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해 개발에 성공한 신약은 ‘세노바메이트’가 처음이었습니다. 그만큼 기대도 컸습니다. 그동안 많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신약개발은 다른 회사의 후보물질을 도입하거나, 글로벌 파트너사와 손을 잡고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연구개발 시간을 단축하고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였죠.

2011년 기술수출한 수면장애 신약인 ‘솔리암페톨(제품명 수노시)’도 미국의 재즈 파마슈티컬스가 FDA 허가에 이어 유럽 허가를 획득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잇따라 터진 신약의 글로벌 진출 성공으로 SK바이오팜은 지난해 IPO(기업공개)에서도 대박을 쳤습니다. 일반 투자자 공모주 청약 391만 5662주에 12억 6485만 3070주가 몰리면서 323.0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청약증거금도 30조 9883억 원이 몰리며 당시 기준으로 국내 IPO 사상 최대 규모를 달성했습니다. 물론 이후에 카카오게임즈가 기록을 경신하긴 했죠.

공모가가 4만 9000원이었던 SK바이오팜의 주가는 ‘따상상상*’을 기록하면서 상장 5일 만에 무려 5.5배가 오른 26만 950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이후 10만 원 후반대를 오르내리던 주가는 지난 2월말부터 10만 원 초반대로 주저앉았습니다. SK가 SK바이오팜의 주식 860만 주를 1조 1162억 원에 처분했기 때문입니다. SK의 SK바이오팜의 지분율은 75%에서 지난달 31일 기준 64.10%로 줄었습니다. 

*따상상상: 상장 직후 공모가 대비 시초가가 3일 연속 상한선을 기록.

여기에 수천억 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세노바메이트’의 매출 부진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SK바이오팜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액 260억 원에 그쳤고 영업손실은 2398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이 중 세노바메이트 매출은 205억 원, 솔리암페톨 매출 55억 원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세노바메이트 매출에는 지난해 일본 제약사 오노약품공업과 체결한 일본 내 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금이 부분인식됐습니다. 솔리암페톨 역시 유럽에서 신약허가신청(NDA) 승인을 획득하면서 재즈사로부터 수취한 마일스톤 및 경상기술료가 포함돼 있습니다. 결국 실제 판매에 따른 매출액은 더 적다는 겁니다.

‘세노바메이트’의 유럽 허가 소식에도 SK바이오팜의 지난 1일 주가는 크게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투자 기대치가 여전히 높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동안 국산 신약들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가 실패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세노바메이트’와 ‘솔리암페톨’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 신장이 지속적으로 부진할 경우 결국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SK바이오팜의 사업기조와 파이프라인을 살펴보면 지금 당장 수익을 내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SK는 SK바이오팜을 신약 연구개발에 집중시켜왔습니다. SK바이오팜의 원료의약품 생산사업부를 2015년 SK바이오텍으로 물적분할했습니다. SK바이오팜의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1091억 원이었습니다. 지난해 영업손실의 장본인은 바로 연구개발이었던 겁니다. 수익성을 버리고 연구개발에만 집중한 탓에 당장 매출 등 실적 신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진 겁니다. 

다만 아직 속단하기에는 이릅니다.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SK바이오팜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김정현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매출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던 이유에 대해 "코로나로 대면 마케팅 환경 악화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중추신경계질환(CNS) 신약의 매출 특징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SK바이오팜은 미국에서 세노바메이트를 부분 발작에 대한 적응증으로 허가받았지만 향후 전신발작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여기에 ▲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신약 ‘카리스바메이트’ ▲ 희귀 신경계 질환 신약 ‘렐레노프라이드’ ▲ 조울증 신약 ‘SKL-PSY’ 등 다수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술수출과 임상시험을 진행 중입니다. 파이프라인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로 당분간 적자는 지속되겠지만 오는 2024년부터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에서 허가를 받았다고 해서 당장 엄청난 수익이 발생하는 일은 드물고 적응증 확대와 지속적인 영업 및 마케팅에 대한 노력과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별다른 수익구조가 없고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SK바이오팜의 기업 가치가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수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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