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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가는 이디야…커피업계, 해외 두드리는 이유

  • 2022.08.24(수) 12:02

이디야커피 연내 괌에 매장 오픈
2009년 중국 시장 철수 이후 13년만
메가커피·투썸도 해외 시장 겨냥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이디야커피가 미국령 괌에 진출한다. 지난 2005년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가 고배를 마신 후 다시 해외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포화상태에 다다른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향후에도 지금과 같은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은 지난 18년간 맡아 왔던 대표이사 자리를 3인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재수생의 마음으로

문창기 회장은 지난 23일 평택 이디야커피 드림팩토리(로스팅 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연내 괌에 이디야커피 매장을 오픈한다"고 밝혔다. 이디야커피 괌 1호점은 마스터 프랜차이즈나 직영이 아닌, 현지 점주와 본사가 직접 계약하는 현지 가맹점이다. 현재 오픈 시기를 조율 중이며 올해 안에는 매장을 열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디야커피는 모든 식품을 수입에 의존하는 괌의 특성에 맞춰 매장 진출과 함께 마트 내 샵인샵 형태의 유통제품 공급으로 시너지를 낸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이후에는 미국 본토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문 회장은 "국내 커피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라며 "커피만으로는 해외에서 이익 창출이 어렵지만 이디야커피는 스틱커피(비니스트), 차, 드립커피 등 제품이 다양해 공략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디야커피가 해외 진출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문 회장이 이디야커피를 인수한 지 1년 만인 2005년 중국 베이징에 해외 1호점을 오픈했다. 국내 커피 브랜드가 해외 시장에 진출한 것은 이 때가 처음이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2009년 문을 닫았다. 중국 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면 시도하려 했던 일본, 미국 등으로의 진출도 무산됐다.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이 23일 평택 드림팩토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중국 매장 철수 이후에도 문 회장의 '글로벌 드림'은 계속됐다. 2012년 론칭한 스틱커피 '비니스트'를 앞세워 유통 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몽골, 호주, 대만, 홍콩 시장에 차례로 비니스트를 선보였다. 지난해 4월엔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올해 초엔 중국 티몰에 입점하며 중국 재진출도 이뤄냈다. 

문 회장이 홀로 이끌어 왔던 내부 체제도 재편했다. 지난 6월 이석장 전 딜로이트컨설팅 부사장을 영입한 데 이어 7월에는 유통업계 전문가인 권익범 전 인터컨티넨탈호텔 대표를 영입, 3인 각자대표 체제로 변경했다. 기업 경영 전략 컨설팅 전문가인 이석장 대표가 문 회장의 숙원사업인 해외 사업 부문을 맡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이 대표의 영입은 글로벌 커피 전문기업으로 나아가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면서 "해외사업 진출 확대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한 기업 성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도 간다"

최근 해외 진출을 선언한 커피 브랜드는 이디야커피뿐만이 아니다. 저가 커피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메가커피도 해외 시장 공략에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해 메가커피를 인수한 김대영 대표는 현재 2000여 개 수준인 점포 수를 2023년 3000개, 2024년 4000개로 확대하고 해외 진출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메가커피는 현지 기업과 손잡고 가맹사업권을 판매하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연내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글로벌 축구 스타 손흥민을 광고 모델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디야커피 문창기 회장(왼쪽에서 다섯 번째)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미국 수출용 제품을 담은 컨테이너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이디야커피.

CJ푸드빌에서 독립한 투썸플레이스도 해외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썸플레이스는 스타벅스가 커피전문점 시장을 싹쓸이하는 가운데 '디저트 전문 카페'라는 콘셉트를 내세워 매출 기준 업계 2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엔 코로나19 속에서도 매출 4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갔다. 커피 경쟁이 어느 곳보다 치열한 국내에서 경쟁력을 입증받은 만큼 해외 시장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2010년대 커피전문점들의 해외 진출 러시가 이어지던 시절에 해외로 나가 자리를 잡은 브랜드들도 있다. 탐앤탐스는 미국, 중국, 필리핀, 미얀마, 태국, 몽골, 카타르 등 7개국에 7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자흐스탄 진출도 계획 중이다. 카페베네도 인도네시아, 몽골, 사우디아라비아, 대만 등에 꾸준히 신규 매장을 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성공한 업체들이 진출하는 것인 만큼 기본적인 경쟁력은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국내 수준의 서비스, 원두 품질 관리 등을 해외에서도 유지할 수 있는 노하우를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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