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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성도 시기도 안갯속…신동빈 회장 '장고' 길어지는 이유

  • 2022.12.05(월) 07:11

12월로 늦어진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
경기 침체, 대내외 변수에 인사 폭 '고민'
'신상필벌' 원칙·안정 대신 변화 가능성

신동빈 롯데 회장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롯데그룹의 정기 임원인사가 차일피일 늦어지고 있다. 롯데건설로 촉발된 유동성 위기,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대내외적 변수가 생긴 탓이다. 당초 롯데 인사는 '안정'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위기 돌파를 위한 '변화'에 나설 가능성도 높아졌다. 롯데는 현재 인사의 방향성과 구체적 시기를 조율 중이라는 입장이다. 그만큼 신동빈 롯데 회장의 고민이 깊은 것으로 풀이된다.

늦어지는 '인사'

5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이달 중순께나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은 매년 11월 넷째 주 목요일에 그룹 전체 인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최근 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몰리면서 시기가 12월경으로 늦어졌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시기와 방향성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며 "여러 대내외적 요인들로 늦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월드타워 /사진=롯데건설

앞서 롯데건설은 지난달 18일 이후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홈쇼핑 등 계열사들에서 1조1000억원을 수혈받았다. 연말까지 롯데건설이 갚아야 할 채무는 3조1000억원에 달한다. 그룹 전체 신용도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롯데케미칼도 2조7000억원에 달하는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대금 부담에 따른 부채비율 상승으로 계열사 신용등급이 줄줄이 강등됐다. 

지금 분위기로는 12월 초 인사도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많다. 임원인사는 곧 조직 개편으로 이어진다. 당분간 어수선한 분위기가 불가피하다. 이는 그룹이 유동성 위기 해결에 힘을 모으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시장의 유동성 우려를 먼저 잠재워야 한다. 인사를 미룬 것도 당장의 문제 해결에 집중하기 위한 판단으로 해석된다. 급한 불을 먼저 끄겠다는 셈이다.

안정이냐 변화냐

다가올 롯데그룹 인사를 두고 업계에선 여러 가능성을 점친다. 놓인 선택지는 안정과 변화다. '안정'을 예상하는 쪽에선 롯데가 지금까지 줄곧 '변화'를 택했던 것을 얘기한다. 롯데는 이미 지난해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혁신'을 강조해온 신 회장의 의중이었다. 롯데쇼핑, 롯데백화점, 호텔롯데 등 그룹 핵심 계열사 수장에 외부 인사를 적극 기용했다. 경쟁사인 신세계 출신도 있었다. 

롯데 그룹이 지난해 11월 도입한 HQ 각 부문 총괄 대표. (왼쪽부터) 김상현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 이영구 식품군 총괄대표 사장, 안세진 호텔군 총괄대표 사장, 김교현 화학군 총괄대표 부회장. /사진=롯데그룹 제공.

이 때문에 올해만큼은 안정을 택해 급변한 경영환경에 대응할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로 올해 유통가 연말 인사에서는 변화보다 안정을 택한 곳이 많았다.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등 글로벌 리스크에 따른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이를 고려해 그룹 내 주요 경영진을 유임 시킨 곳이 많다. 앞서 신세계와 CJ, 현대백화점그룹도 다수 임원의 연임을 선택했다. 이외에도 외부 수혈됐던 롯데 인사들이 성과를 내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의견도 많다. 

반면 쇄신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도 팽팽하다. 롯데건설로 촉발된 유동성 위기는 이제 그룹 차원의 문제가 됐다. 그룹이 전반적으로 경영 효율화를 꾀할 필요성이 커졌다. 인력 감축, 문책성 인사 등 대대적인 조직쇄신이 이뤄질 수 있다. 인사의 폭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이 때문에 인사가 늦어지고 있다고 본다. 특히 내년 3월 계열사 대표들이 대거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를 발판 삼아 다시 '변화'를 택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떠날자와 남을자

관심은 이제 누가 남을지 떠날지로 좁혀진다. 이는 신동빈 회장의 의중에 달려있다. 인사 기조와 폭을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신상필벌' 원칙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주요 계열사 대표는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 △김교현·황진구 롯데케미칼 대표다. 이외에 △황영근 롯데하이마트 대표 △이갑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대표 △최경호 코리아세븐 대표 △이영구 롯데제과 대표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 등이 있다. 

롯데호텔 본점 / 사진=롯데그룹

업계에서는 이동우, 이영구, 박윤기 대표의 유임을 예상한다. 이동우 부회장은 바이오, 헬스케어 등의 그룹의 신사업을 전담하고 있다. 아직 긴 호흡의 사업 전략이 필요한 만큼 연임 가능성이 높다. 이영구 대표의 롯데제과는 지난 7월 롯데푸드를 품고 양사의 '결합' 작업이 한창이다. 갑자기 대표가 바뀐다면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통합 롯데제과의 실적도 나쁘지 않았다. 박윤기 대표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롯데칠성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지켜냈다는 평가다. 

강성현, 남창희, 최경호 대표 역시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각각 2021년과 2020년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대표로 선임됐다. 체질 개선, 조직 효율화 등 임무를 잘 수행해냈다는 평가다. 롯데마트는 지난 3분기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이뤘다. 영업이익이 3배 가까이 상승했다. 같은 기간 롯데슈퍼도 매출은 줄었지만 흑자를 냈다. 최경호 대표는 미니스톱 인수합병 후 통합 진행 등이 고려돼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통합 세븐일레븐 조직의 안정이 요구된다.

반면 황영근, 차우철, 나영호 대표는 위태롭다는 평가가 많다. 황 대표의 하이마트는 여섯 분기 연속 실적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황 대표가 내세운 점포 효율화, 온라인 사업 강화 전략이 통하지 않는 모양새다. 롯데GRS 차우철 대표는 지속적인 수익성 악화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휴게소 사업 진출 등의 노력에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나영호 대표도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 롯데온은 여전히 적자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내 크지 않은 존재감도 그대로다.

쟤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인사를 진행한 다른 그룹들은 변화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며 "대내외적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증대로 인사의 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롯데도 급격하게 조직을 개편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롯데의 경영 위기가 이어지면서 성과주의 원칙을 적용한 쇄신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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