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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은 '희망퇴직'·임원은 '상여 인상'…이마트의 성과 계산법

  • 2024.03.28(목) 14:55

적자 전환 등 경영 악화…희망 퇴직 진행
정용진 회장 보수 증가…"책임경영 필요"
이마트, '본업' 회복 다짐…중국 이커머스 대응

/그래픽=비즈워치

이마트 주주들이 주주총회에서 이사보수에 대한 비판을 제기했다. 이마트 실적이 적자 전환하는 등 경영 악화를 겪고 있음에도 임원 보수는 증가해서다. 더불어 최근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등 임원들의 책임경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용진 회장 보수 줄여라"

28일 서울 부영 태평빌딩에서 열린 이마트 정기주주총회.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포함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 △한채양 이마트 대표, 임영록 신세계 경영전략실장, 전상진 이마트 지원본부장 등 사내이사 선임 등의 안건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하지만 문제는 마지막 안건에서 불거졌다. '이사 보수한도 결정'이 주총 안건으로 상정되자 조용했던 주주들이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주주인 최 모씨는 "직원은 잘려나가고 주가는 그 모양인데 정용진 회장은 말도 안 되는 보수를 받았다"며 "(정 회장을) 등기이사로 등록해 책임경영을 해야 하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지난 8일 부회장에서 18년 만에 승진했다. 하지만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지는 않았다.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적자를 낸 이마트는 최근 근속 15년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지난해 이마트는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다. 매출은 29조4722억원으로 소폭(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주가는 지난 2018년 32만원대를 돌파했지만 6년이 지난 현재 6만원대로 주저앉은 상태다.

이마트 정기주주총회가 28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 컨벤션홀에서 진행됐다. / 사진=김지우 기자 zuzu@

원래 주총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다른 주주는 "일부 기업들은 적자가 나면 보수를 반납하거나 줄이는 상황"이라면서 "자중해서 스스로 보수한도를 낮추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그러자 한채양 대표를 대신해 이날 의장을 맡은 강승협 이마트 지원본부장은 "금년도 경영 평가에 대해 모든 임직원들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면서도 "2023년도 임직원들과 대주주들의 급여는 전년 대비 낮게 집계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이마트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4명의 보수한도는 100억원에서 70억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작년 7명의 보수지급총액은 101억7800만원으로 전년(47억9700만원)보다 증가했다. 정용진 신세계 회장(전 부회장)은 36억9900만원을 수령했다. 전년(36억1500만원)보다 8400만원가량 많은 금액이다. 그중 급여는 19억4000만원에서 19억8200만원으로 증가했고, 상여금은 16억7500만원에서 17억1700만원으로 늘었다.

강 의장은 최근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에 대해 "희망퇴직은 경영 구조에서 상품 원가 못지 않게 여러 가지 비용이 과도해 비용 구조를 슬림화하려는 것"이라며 "직원을 강압적으로 자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구책은

이마트가 이날 발표한 계획의 핵심은 '본업 회복'이다.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등 오프라인 3사의 매입·물류·마케팅 등 기능을 통합하기로 했다. 여기에 의무휴업 규제 폐지 확대 등 대외여건 개선을 활용한 매출 확대도 노리고 있다.

우선 상품과 가격 경쟁력 확보 중심으로 이마트 본업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강 의장은 "오프라인 3사 매입 역량을 공동 활용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고 차별화된 초저가 상품 개발을 지속해 핵심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할인점의 본질인 EDLP(상시저가판매) 가격 구조로 매출을 늘리고 킬러 아이템을 기획해 집객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설명이다.

트레이더스의 경우 해외 직소싱 상품 매입을 확대하고, 매출을 견인하는 축산과 델리상품을 중심으로 신상품을 발굴할 예정이다. 노브랜드는 전용 상품을 개발하고 생활밀착형 신규 모델을 출점할 계획이다. 여기에 SSG닷컴·G마켓과의 협업해 상품과 가격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 이마트의 생각이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가장 중요한 수익성 개선에도 나선다. 매장 운영의 구조적 개선을 위해 업무 전반의 프로세스를 간소화한다. 또 인력 운영·배치 최적화, 에너지 점별 관리체계 확충 등을 통해 비용을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비핵심 자산을 효율화하고 차입금 규모를 관리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점포도 강화한다. 연내 최소 5개 이마트 출점 대상지를 확보하고, 새로운 형태의 '그로서리 하드 디스카운트 스토어'를 신규 출점하기로 했다. 이마트 기존점도 리뉴얼한다. 쇼핑·식음·문화 등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 체험을 제공하는 테넌트를 선보여 매출을 증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해외 신규점 출점도 모색한다.

국내 유통시장에 침투한 중국 이커머스발(發) 위기에도 대응키로 했다. 강 의장은 "중국 이커머스의 영향을 이마트도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올해는 새로운 창업을 한다는 각오로 전보다 훨씬 진지하고 처절하게 경영 쇄신을 할 것이니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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