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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 '파견직 직접고용' 추진…관건은 '인건비'

  • 2024.09.04(수) 15:26

매장 내 판촉 직원 대부분 제조사서 파견
직접고용 전환시 업무 활용도 높아져
실적 부진에 인건비 부담…'비용'이 관건

/그래픽=비즈워치

전자랜드가 매장 내 제조사 영업 파견직원 운영 종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가전 양판업계 1위 업체인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7월부터 매장 내 삼성전자·LG전자 파견직원 운영을 종료하고 이를 대체할 영업직원을 신규 채용한 바 있다. 

파견직 사라지나

4일 업계 등에 따르면 전자랜드는 현재 각 매장에 배치된 제조사 영업 파견직원 인력을 직접고용 직원으로 대체하는 안을 논의하고 있다. 제조사 영업 파견직은 전자랜드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이 영업직원을 보내 자사 제품 판촉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전자랜드에 소속된 직원이 아니라 파견업체에 소속된 영업직원이다.

매장을 운영하는 양판업체는 직원 고용에 따른 비용 부담을 덜 수 있고 제조사 입장에서는 자사 제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는 직원이 상주해 매출 증대를 노릴 수 있다. 이 때문에 단위매장당 매출이 낮은 중소기업에서는 거의 해당 제도를 활용하지 않고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 브랜드를 중심으로 영업 파견직을 운영 중이다.

전자랜드 매장 전경/사진제공=전자랜드

제조사 파견직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하는 것은 매장 효율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전자랜드가 시도할 수 있는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다. 파견직은 본인이 소속된 브랜드 제품만 상담·판매할 수 있다. 타사 브랜드 제품 판매를 도울 경우 부당한 업무로 볼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파견직을 많이 보내기 어려운 중소기업 제품은 상대적으로 매장 내 판매 유도가 어렵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비교해 보고 구매할 수 있는 양판점의 장점이 퇴색된다는 비판이 있다.

파견직이 직접고용직으로 전환하면 전자랜드로서는 회사·매장 단위에서 일관성 있는 마케팅 전략을 추진하기 수월해진다는 장점이 생긴다. 각 매장에서도 업무지시를 할 수 없게 돼 있는 파견직 대신, 직접고용직이 오면 업무 유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 양판업체들이 집중하고 있는 특화 소형가전이나 단독판매 가전, 케어 서비스 등을 판매하기도 수월해진다. 

문제는 '돈'

전자랜드가 파견직 운영 종료를 논의하는 데는 앞서 제조사 파견직 운영을 종료하기로 결정한 롯데하이마트의 방침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7월부터 제조사 파견직 운영을 종료하고 1400여 명의 영업직원을 신규 채용해 매장에 배치하기로 했다.

다만 전자랜드는 롯데하이마트와 상황이 조금 다르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2018년 국정감사에서 제조사 파견직원이 다른 브랜드 제품 판매를 돕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판촉직원에게 부당한 업무지시를 내렸다는 판단이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롯데하이마트에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전자랜드의 경우엔 파견직 관련 부당이용 이슈가 없었다. 파견직 운영 규모도 롯데하이마트가 1400여 명에 달하는 데 비해 전자랜드는 100여 명 안팎으로 차이가 크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파견직 운영과 관련해 문제가 있어 논의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직접고용으로 전환할 시 매장 운영 효율성이 높아지는 면이 있어 검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랜드 연간 실적/그래픽=비즈워치

걸림돌은 '돈'이다. 파견직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하면 인건비가 증가한다. 최근 실적 부진에 인력을 감축하고 있는 전자랜드로서는 무시하기 힘든 문제다. 전자랜드를 운영하는 SYS리테일은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7% 감소하며 6000억원대가 무너졌고 적자는 두배 이상 늘었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도 시행했다. 2021년 131개였던 점포 수는 100개 안팎으로 줄었다. 직원도 줄였다. 지난해 급여 명목으로 359억6700만원을 지출해 전년 466억6800만원 대비 23%를 감축했다. 말 그대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이다. 갑자기 100여 명을 추가 채용하는 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직접고용이 매장 운영 면에서 효율적인 건 맞다"면서도 "비용 문제가 있는 만큼 현재 실적이 좋지 않은 전자랜드에게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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