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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 '유료 회원제'도 역부족…곳간 채울 묘책은

  • 2025.04.10(목) 07:00

지난해 실적 부진…재무건전성 '빨간불'
PB 판매 품목 확대…고객 선택 폭 넓혀
오프라인 강점 활용…체험형 매장 집중

/그래픽=비즈워치

전자랜드가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역성장했고 영업손실은 100억원대를 기록했다. 돌파구로 꺼내든 '유료 회원제' 카드도 뚜렷한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교체 주기가 긴 가전 제품의 가격을 할인해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매장 방문을 구매로 직결시키기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객은 오는데

전자랜드는 코로나19를 거치며 입지가 꺾이기 시작했다. 가전 제품 판매 채널이 기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간 것이 컸다. 이커머스 업계가 저렴한 가격에 빠른 배송·설치, 무상 사후 처리 서비스(AS)까지 선보이자 전자랜드와 같은 가전양판점에 대한 매력도는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전자랜드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랜드500'을 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유료 멤버십에 가입한 고객에게 500가지 상품을 온라인 최저가로 구매할 수 있는 혜택을 주는 회원제 매장이다. 오프라인으로 '락인'시키기 위해 띄운 승부수였다. 이에 따라 전국 매장의 약 40%가 랜드500으로 탈바꿈된 상태다.

/그래픽=비즈워치

하지만 지난해 전자랜드 운영사 에스와이에스리테일의 매출은 522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1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29억원에서 172억원으로 50억원 이상 줄였지만, 여전히 적자 구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선 야심차게 내놓은 랜드500이 실적 개선의 실마리가 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매장 재단장에 따른 일시적인 개점 효과는 노릴 수 있을지 몰라도 판매를 유도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이유다. 교체가 빠르게 이뤄지지 않는 가전 품목이 주력인 탓이다. 실제로 지난해 랜드500의 집객 수가 리뉴얼 이전 대비 평균 15% 이상 늘어날 동안 매출 성장률은 2% 수준에 그쳤다. 

가전양판점의 강점

문제는 또 있다. 전자랜드가 실적 부진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있다는 점이다. 2021년부터 누적된 손실로 작년 미처리결손금은 1000억원을 넘어섰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자랜드는 지난해 유상증자를 실시, 1주당 액면가액 5000원의 신주 600만주를 발행했다. 이와 함께 보유하고 있는 토지, 건물 등 유형자산의 장부가액을 시장 가치에 맞게 재조정하는 자산재평가를 통해 재무건전성 개선에 힘썼다.

하지만 완전자본잠식을 해결하진 못했다. 작년 말 기준 에스와이에스리테일의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85억원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을 줄였지만 여전히 결손금이 발목을 잡고 있는 중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전자랜드가 단기간에 완전자본잠식을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랜드500 이천점' 전경./사진=전자랜드 제공

올해 업황마저도 우호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문제다. 고물가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데다,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른 이사 수요 감소 등이 예상돼서다. 전자랜드 역시 가전 제품 시장이 끝없는 침체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전자랜드는 디지털 집약 매장(DCS), '가성비' 높은 자체브랜드(PB) 상품 확대를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나갈 계획이다.

이 중에서 주목되는 건 DCS다. 전자랜드는 올해 매달 2개씩 DCS를 오픈할 예정이다. TV, 냉장고와 같은 대형 가전에 비해 빠른 교체가 이뤄지는 정보기술(IT) 가전 상품이 중심이다. 기존까지는 구매력 있는 4050세대를 타깃으로 한 전략들을 내세웠다면, 이 매장은 잠재적 충성 고객인 2030세대를 위한 곳이다. DCS는 현재 전국에서 14개가 운영되고 있다.

전자랜드의 키보드 타건 체험샵 '세모키'./사진=전자랜드 제공

전자랜드는 이번 전략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DCS의 경우 오프라인에서만 구현이 가능한 체험형 매장으로 구성한 만큼 온라인에 뺏긴 수요를 되찾아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저렴하면서도 실속을 챙긴 PB 상품은 이커머스를 상대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일반 제조사 브랜드에 비해 마진율이 높아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이점이 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고물가에 지친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고 가전양판점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생각한다"며 "랜드500은 포인트 지급률을 높이고 사은품을 확대하는 등 고객 혜택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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