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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과 다르다…펫푸드 키우는 식품 대기업

  • 2025.01.01(수) 08:00

hy·하림·대상·정관장 등
대기업 기준 품질력·신뢰도
수입 제품과의 차별점 강조

그래픽=비즈워치

식품 대기업들이 잇따라 펫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펫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가격이 높더라도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확보됐다는 판단에서다. 수십년간 식품 사업을 운영해 온 기업 이미지를 살려 신뢰도 높은 제품으로 자리매김해 글로벌 펫푸드 브랜드와 경쟁한다는 전략이다.

식품 잘 만드니 펫푸드도?

대상은 지난해 2월 반려동물사업 진행을 위해 자회사 대상펫라이프를 설립하고 펫푸드 브랜드 '닥터뉴토'를 론칭했다. 단순한 사료나 간식 콘셉트가 아닌 '반려동물을 위한 진정한 영양식'을 모토로 회복용 미음, 프로틴드링크, 눈물케어 간식 등을 만들고 있다. 

하림은 이제 애견인 사이에서만큼은 닭고기보다 펫푸드로 더 유명한 기업이다. 지난 2017년 하림펫푸드를 분사하며 더리얼·밥이보약 등의 펫푸드를 선보였다. 지난해 매출은 457억원, 영업이익 18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부터 꾸준히 흑자를 내며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hy의 펫밀크 '펫쿠르트'/사진제공=hy

홍삼의 대명사인 정관장을 운영하는 KGC인삼공사 역시 펫푸드 사업에 '진심'이다. 지난 2015년 '지니펫'을 론칭한 후 10년 가까이 펫푸드 시장을 개척해 오고 있다. 타 브랜드와 달리 사료나 간식에 홍삼을 넣은 건강보조 콘셉트를 앞세워 차별화된 수요를 구축했다.

올해엔 농심이 사내 스타트업 '엔스타트'를 통해 반려견 영양제 브랜드 '반려다움'을 론칭했다. 또 동원F&B, 풀무원, LG생활건강 등 내로라할 대기업들도 반려동물 식품 브랜드를 만들어 펫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밖에도 몇몇 대기업이 앞으로 펫푸드 시장에 신규 진출할 계획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은 다를까

주요 식품 기업들이 펫푸드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물론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위해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총 674만 가구에 달한다. 네 집 중 한 집은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는 계산이다. 시장 규모도 2022년 8조원에서 2032년 20조원으로 2.5배 늘어날 전망이다. 성장이 담보된 시장인 셈이다.

국산 펫푸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도 대기업의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소기업에 비해 설비 관리가 철저하고 식약처 등 관리기관의 감독도 강한 대기업에서 만드는 제품이 신뢰도가 높다는 인식이 생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올해 초 반려묘가 대규모로 폐사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선 특정 국산 사료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식품 대기업들이 그간 쌓아 온 노하우를 이용해 차별화된 기능성 제품을 생산해내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예를 들어 KGC인삼공사 지니펫의 경우 정관장 브랜드가 연상되는 홍삼 사료와 간식을 만들고 있고 일동후디스는 산양유를 이용한 영양제를 제조 중이다. 기존에 만들던 식품이 연상되는 펫푸드를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일관성과 신뢰성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하림의 펫푸드 브랜드 '더 리얼'/사진제공=하림펫푸드

반려문화의 정착으로 노령견·노령묘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같은 기능성 제품의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1 한국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반려견 양육 가구 중 10세 이상 노령견 양육가구 비율은 19%에 달했다. 이 중 절반이 '가장 필요한 용품'으로 영양제를 꼽았다. 

제조일로부터 수개월 후에야 소비자들이 접할 수 있는 수입 제품에 비해 유통과정이 짧다는 것도 국산 제품의 장점이다. 하림펫푸드의 경우 이같은 점을 노려 생산 다음날 받아볼 수 있는 '가장 맛있는 시간 30일'을 선보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2013년 펫푸드 시장에 진출했다가 철수한 CJ제일제당이나 2018년 진입했던 빙그레 등의 사례와 달리 최근 시장에 들어온 브랜드들은 생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 사이에 시장이 더 성숙했고 기업들도 반려인들의 니즈를 잘 파악한 뒤 맞춤형 제품을 내놓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 펫푸드 사업에 진출했다가 철수한 대기업들의 경우 반려동물 시장을 쉽게 보고 접근한 것 같다"며 "시장을 잡고 있던 수입 제품 대비 국산·대기업 제품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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