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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GRS, 7년 만에 매출 1조…'차우철 매직’ 통했다

  • 2025.01.06(월) 07:00

롯데리아 체질 개선 하며 실적 회복
공항·휴게소 등 컨세션 본격 확대
신규 브랜드 론칭·미국 매장 오픈 목표

롯데GRS가 롯데리아의 부활과 컨세션 사업 확대에 힘입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7년 만에 연간 매출액 1조원대에 재진입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우철 롯데GRS 대표가 약 4년간 추진해온 체질 개선 작업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원투수 등판

롯데GRS는 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와 커피 전문점 '엔제리너스', 도넛 전문점 '크리스피도넛' 등을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기업이다. 매장 수 1위 버거 프랜차이즈인 롯데리아를 기반으로 2013~2017년 5년 연속 1조원 이상의 매출을 낼 정도로 승승장구 했다.

하지만 이후 롯데GRS는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버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며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수제 버거 등을 내세운 프리미엄 브랜드가 인기를 끌면서 고전했다. 엔제리너스 역시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으며 경쟁사에 크게 밀렸다. 롯데리아는 2021년에는 매장 수 기준 1위 자리를 맘스터치에 내주기까지 했다.

지난 4월 서울 송파구 삼전동에 위치한 롯데GRS 신사옥 ‘GRS 79 SQUARE’ 개소식에서 차우철 대표(왼쪽에서 두번째)가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롯데GRS

게다가 2020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는 프랜차이즈 사업 비중이 컸던 롯데GRS에게 직격탄이 됐다. 당시 롯데GRS의 매출액은 6831억원까지 떨어졌고 영업손실 19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차우철 대표가 롯데GRS에 부임한 것이 이 시기다. 차 대표는 1992년 롯데제과(현 롯데웰푸드)로 입사해 30년 이상 롯데그룹에 몸담은 '롯데맨'이다. 2004년 롯데그룹의 컨트롤타워로 불리던 정책본부 개선실을 거쳐 2012년 롯데쇼핑 감사위원, 2017년 롯데지주 경영개선1팀장 등을 맡았다. 롯데그룹은 오랜 기간 그룹 감사 업무를 담당해온 차 대표를 2020년 말 롯데GRS의 구원투수로 낙점했다.

차 대표는 취임 직후 롯데GRS에 대한 강도 높은 체질 개선 작업을 펼쳤다.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 저효율 매장을 폐점하고 빌라드샬롯 1호점의 문까지 닫았다. 2021년 7월에는 패밀리 레스토랑 TGIF를 MFG코리아에 매각했다.

롯데리아 날갯짓

이어 차 대표는 본격적인 내실 다지기에 돌입했다. 가장 공을 들인 것은 주력 브랜드인 롯데리아의 부활이었다. 롯데리아는 롯데GRS 매출의 80% 가까이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브랜드다.

롯데리아는 '가장 한국적인 버거'와 '가성비를 높인 메뉴'를 통해 경쟁사와 차별화를 꾀했다. 대다수의 해외 버거 프랜차이즈와 달리 롯데리아는 '불고기 버거'처럼 한국적인 버거를 판매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롯데GRSdml 상권별 특화 전략형 매장 '롯데월드몰점'. / 사진=롯데GRS

2023년 선보인 '전주 비빔라이스 버거'와 지난해 내놓은 '오징어 얼라이브 버거' 등이 2030세대의 입맛에 맞춰 내놓은 제품들이었다. 전주 비빔라이스 버거는 2023년 한정 출시됐다가 높은 인기를 끌자 그해 말 정식 메뉴로 출시됐다. 오징어 얼라이브 버거는 지난해 6월 말 출시 직후 11일간 누적 판매량 70만개 이상 판매되는 등 인기를 누리며 한달 만에 판매가 조기 종료됐다.

가성비를 높인 메뉴들도 롯데리아의 성장을 이끌었다. 롯데리아는 불고기 버거의 양상추와 패티를 증량하는 등 기존 매뉴의 가성비를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2022년에는 패티 중량을 늘린 '더블 버거'도 내놨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롯데리아의 인기 세트 메뉴를 할인 판매하는 '리아 런치' 프로모션도 도입했다.

이와 함께 매장 수익성 강화를 위해 리노베이션 작업도 진행했다. 매장당 매출을 늘리기 위해 새로운 BI에 맞춘 인테리어 콘셉트도 개발했다. 일부 매장에는 패티 조리 자동화 로봇, 후라이 자동 로봇 등도 도입했다. 실제로 지난해 매장 리뉴얼을 진행한 신림역점, 숙대입구역점 등은 고객 수와 매출액이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효자가 된 '컨세션'

이와 함께 차 대표는 컨세션 사업에도 힘을 실었다. 컨세션 사업은 고속도로 휴게소나 다중 이용 시설에서 다수의 식음료 브랜드를 유치해 운영·관리하는 식음료 위탁 사업을 말한다. 롯데GRS는 2016년부터 병원, 테마파크 등에서 컨세션 사업을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그 규모를 더욱 키우고 있다. 이를 위해 2022년 상권 특성에 따라 여러 개로 나뉘어 있던 컨세션 사업 브랜드를 '플레이팅'으로 단일화 했다.

이어 롯데GRS는 2023년 본격적으로 공항 컨세션 사업 확대에 집중했다. 롯데GRS는 그해 11월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과 2터미널의 식음복합(FB2)·푸드코트(FC2) 운영사업을 획득했다.

인천국제공항의 '플레이팅3'. / 사진=롯데GRS

우선 지난해 7월 2터미널에 첫 번째 푸드코트 사업장 '플레이팅3'을 열었다. 플레이팅3은 오픈 열흘 만에 매출 목표의 126%를 초과하며 롯데GRS의 매출 증가에 톡톡한 역할을 했다. 롯데GRS는 인천공항에서 올해까지 총 49개 사업장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롯데GRS는 지난 2022년 중부고속도로 하남드림휴게소 사업권도 획득했다. 현재 인허가 절차가 진행 중으로 오는 2028년 7월 오픈할 예정이다. 약 25년간 사업을 운영할 수 있어 컨세션 사업 매출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롯데GRS의 컨세션 사업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롯데GRS 컨세션 사업 부문 매출의 전년 대비 성장률은 2022년과 2023년 각각 32%, 46%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1분기와 2분기, 3분기 각각 17%, 16%, 18%씩 증가하며 롯데GRS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새 먹거리

롯데리아와 컨세션 사업이 고르게 성장하면서 롯데GRS의 실적도 크게 개선되고 있다. 롯데GRS의 매출액은 2022년 7815억원, 2023년 924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3분기에는 744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7.0% 성장했다. 지난해 연간 1조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지난해에는 1~3분기에만 36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2023년 연간 영업이익(208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롯데GRS는 다양한 신규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선보이며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컨세션 사업을 신규 브랜드의 '인큐베이터'로 활용한다. 이미 롯데GRS는 지난 2월 서울 송파구에 선보인 초콜릿 브랜드 '쇼콜라 팔레트'를 인천공항 T2에도 선보였다. 고객 이용률이 높은 공항에서 브랜드를 테스트하기 위해서다.

또 롯데GRS는 SRT 수서역 컨세션 사업장에서 '파머스 박스'를 테스트한 후 여의도에 첫 로드숍 매장을 냈다. 지난해 말에는 양재역점까지 추가 출점했다. 여기에 롯데GRS는 함박 스테이크 브랜드 '두투머스' 등 여러 브랜드의 개발, 육성을 컨세션 사업과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롯데GRS는 자체 브랜드 개발 외에도 외부 브랜드 유치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일본 토리돌홀딩스와 우동 프랜차이즈 '마루가메 제면'과 마스터 프랜차이즈(MF) 계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해외 사업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GRS는 2023년 미국 법인인 롯데GRS USA(LOTTEGRS USA, INC.)를 설립한 바 있다. 올 하반기 미국 지역 내에 롯데리아 매장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GRS 관계자는 “외식 시장 선도와 프랜차이즈 기업에서 더욱 확장된 종합 외식 플랫폼 기업 성장에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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