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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엔 로봇이 튀긴 닭 먹을까…'치킨 로봇' 상용화 숙제는

  • 2025.01.16(목) 07:30

bhc 22개·교촌 19개 매장에 로봇 도입
비용 절감·기술 개선·소비자 신뢰 등 관건

치킨을 튀기는 '튀봇’을 도입한 bhc 치킨 매장 /사진=bhc치킨

치킨, 버거 등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인건비 상승, 인력난 등으로 조리로봇 도입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다만 가맹점들에 상용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도입 비용 부담이 있는데다 기술 개선, 소비자 신뢰 확보 등의 숙제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로봇 얼마나 도입됐을까

16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닝브랜드그룹이 운영하는 bhc치킨은 지난달 기준 22개 매장에서 튀김로봇 '튀봇'을 도입했다. 2200여개의 국내 매장 중 약 1%의 매장이 튀봇을 활용 중인 셈이다. bhc와 LG전자가 공동 개발한 튀봇은 트레이를 움직여 반죽이 된 재료를 조리하는 로봇이다. 지난 2023년 하반기 잠실 R&D 센터에 튀봇을 설치하고 시험운영을 진행한 후 지난해 3월 유통을 시작했다. 

bhc에 따르면 튀봇을 도입한 점주들은 튀김 바스켓을 수시로 흔드는 단순 작업이 줄면서 작업 속도가 빨라진 것과 즉시 열기 배출 시스템으로 주방 내부 열기가 감소해 냉방비가 줄어드는 등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교촌에프앤비가 운영하는 교촌치킨은 현재 국내 1400여 개 매장 중 19개점이 협동 조리로봇을 도입한 상태다. 지난해 11월 12개에서 두 달 만에 7개 매장이 늘어났다. 치킨 로봇 관련 업무를 전문화하기 위해 로봇사업팀과 푸드테크팀도 신설했다.

교촌치킨 치킨로봇 /사진=교촌치킨

교촌치킨은 2021년 10월 로봇 제조기업 '뉴로메카'와 치킨조리로봇을 개발했다. 이어 2023년 10월엔 로봇 기업인 두산로보틱스와 추가 업무협약을 맺었다. 교촌의 치킨 조리 로봇은 1차 튀김, 조각성형(치킨 조각에 붙은 불필요한 튀김 부스러기를 제거하는 작업), 2차 튀김 과정 등 튀김과정 전체를 맡고 있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점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하며, 로봇을 일주일 간 체험 후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며 "매장 환경이나 동선을 고려해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너시스BBQ가 운영하는 BBQ치킨도 자동화 튀김 설비 '보글봇'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자동화 장비 개발 전문 업체인 네온테크와 손잡고 스마트 주방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치킨뿐만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조리 과정이 균일한 버거 프랜차이즈도 로봇 도입에 한창이다. 롯데GRS의 롯데리아도 직영점을 중심으로 로봇을 도입하고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2월 롯데리아는 구로디지털역점에 버거 패티를 굽는 로봇 '알파그릴'을, 같은 해 10월엔 서울대입구역점을 리뉴얼 오픈하며 후라이 자동화 로봇 '보글봇'을 도입했다.

상용화는 언제

푸드테크의 일환인 조리로봇은 고온 조리 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방지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다.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부담과 인력 채용의 어려움까지 겹치면서 로봇 도입의 필요성은 한층 더 커졌다.

전문가들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조리로봇의 상용화가 수년 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기원 서울대 식품생명공학과 교수(월드푸드테크협의회 회장)는 "프랜차이즈 특성상 디테일한 조리 매뉴얼을 갖춘 만큼 매장 내 보급화는 1년 내로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 교수는 "협동조리로봇은 기존 인력을 완전히 대체한다기보다 편리성을 제공하는 역할이 크다"며 "이를 통해 식당 근무자들은 업무 강도를 줄이는 대신 손님을 대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사진=아이클릭아트

다만 상용화가 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가맹본부)는 로봇 렌탈 구매 혹은 렌탈비용, 유지관리비 등의 비용을 가맹점에 부과한다. 비용 규모는 대외비다. 업계에선 결국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튀김 로봇을 대여해 주고 수수료를 받는 수익모델을 구축할 것으로 본다. 

특히 직원과 달리 튀김 로봇은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 정기적인 유지·보수가 필요하다. 이 역시 가맹본부의 수익 모델이다. 고장 발생 시 순간적인 대처가 어려워 매장 운영에 큰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점도 도입을 고민하게 하는 부분이다.

결국 로봇 상용화를 위해선 비용 절감, 기술 개선, 소비자 신뢰 확보, 규제 준수 등의 과제가 해결돼야 한다. 또 아직까지 사람의 손이 필요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로봇 기술에 맞는 표준화된 원료나 식자재의 필요성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교수는 "로봇이 사람을 대신했을 때 장점이 있지만 아직 안전, 위생, 허가 등의 이슈가 있다"며 "비용은 두 번째 문제로, 규모의 경제가 있으면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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