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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맥스·큐텐재팬, 'K뷰티 인디브랜드' 일본에 심는다

  • 2025.03.14(금) 16:14

일본 뷰티 이커머스 1위 이베이재팬과 협력
대일 화장품 수출 급성장…작년 10억불 돌파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2025 큐텐재팬 K뷰티 메가 컨퍼런스' 전경. / 사진=코스맥스

글로벌 1위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 기업 코스맥스와 일본 K뷰티 판매 1위 이커머스 '큐텐재팬(Qoo10.jp)'을 운영하는 이베이재팬(eBay Japan)이 손을 잡았다. 한국 인디 화장품 브랜드들이 일본 시장에 진출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일본인 일상 된 K뷰티

이베이재팬은 협찬사 코스맥스와 함께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2025 큐텐재팬 K뷰티 메가 컨퍼런스'를 열었다. 행사에는 이경수 코스맥스그룹 회장, 구자현 이베이재팬 대표, 박천호 코스맥스 R&I센터 유닛장, 어재선 코스맥스재팬 법인장 등이 연사로 참석해 성공적인 일본 화장품 시장 진출에 대해 강연했다.

이날 행사는 세계 3위 화장품 시장인 일본에 진출하고자 하는 K뷰티 브랜드에게 관련 인사이트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근 일본 시장에서는 K뷰티 인기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국내 인디 브랜드들의 일본 진출 기회가 늘고 있다.

구자현 이베이재팬 대표는 "K뷰티는 매력적인 디자인과 높은 품질, 합리적인 가격을 갖추고 있고 마케팅과 브랜딩 역시 세련돼 일본의 젊은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다"며 "특정 브랜드, 특정 상품만 인기가 있는 게 아니라 K뷰티 전반적으로 모두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에는 새로운 상품에 저항이 적은 1020 고객뿐 아니라 50대 고객까지 있을 정도로 K뷰티의 저변이 확대되는 중"이라면서 "K뷰티는 이제 일본에서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일상에 스며들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구자현 이베이재팬 대표이사가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2025 큐텐재팬 K뷰티 메가 컨퍼런스'에서 큐텐재팬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이베이재팬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대(對) 일본 화장품 수출액은 지난해 10억3600만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대 일본 수출액의 전년 대비 성장률은 29.2%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일본 내 K뷰티 시장 규모도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일본 수입화장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화장품은 일본의 전체 화장품 수입에서 약 3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3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가 분석한 일본 화장품 시장 내 K뷰티 시장 규모는 2019년 6억달러에서 지난해 18억달러로 5년만에 3배 성장했다.

코스맥스재팬과 큐텐재팬의 성장세도 뚜렷하다. 코스맥스가 2022년 코스맥스재팬을 설립한 이후 최근 3년간 일본으로의 직접 수출액은 연 평균 약 22%씩 증가했다. 큐텐재팬의 K뷰티 사업도 지난 5년간 연평균 64%씩 성장했다. 큐텐재팬의 전체 뷰티 사업 규모 역시 이베이재팬이 미국 이베이 그룹사가 된 2018년과 비교해 10배 이상 성장했다.

1위 제조사와 판매사의 만남

일본 시장은 한국과 지리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가까워 국내 인디 브랜드들이 가장 먼저 선택하는 해외 진출국이다. 하지만 일본 시장 역시 한국과 다른 트렌드와 수요가 존재하고 유통망 확보, 품질 기준 등과 관련한 여러 걸림돌이 존재한다.

어재선 코스맥스 일본법인장은 "일본인들이 한국식 화장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일본만의 트렌드도 존재한다"며 "일본에서 인기가 높은 쿠션 파운데이션의 경우 한국은 광채가 나는 글로시한 제형을 좋아하지만 일본인들은 매트한 화장을 선호하는 게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일본은 화장품 품질에 대한 기준이 까다로워 이를 맞추는 것도 상당히 어렵다"면서 "품질 기준이 현재 트렌드에 따라오지 못하는 경우까지 있어 K뷰티처럼 3개월, 6개월마다 빠르게 신제품을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경수 코스맥스그룹 회장이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2025 큐텐재팬 K뷰티 메가 컨퍼런스'에서 '코스맥스의 성공 스토리와 K뷰티의 경쟁력'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코스맥스

이에 코스맥스와 이베이재팬은 이날 행사를 계기로 각사의 강점을 살려 현지 유통 사정에 맞춘 K뷰티 성장 전략을 함께 수립할 예정이다. 코스맥스는 연구·개발·생산 과정에서 인디 브랜드사를 맞춤형으로 지원하고 이베이재팬은 큐텐재팬을 통해 인디 브랜드사에 판로를 제공해 일본 내 성장을 지원하는 식이다.

코스맥스는 글로벌 1위 화장품 ODM사다. 지난해 코스맥스의 매출액은 2조1661억원으로 세계 화장품 ODM사 최초로 2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주요 화장품 기업 중 화장품 매출액이 2조원이 넘는 곳은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과 코스맥스뿐이다. 화장품 사업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화장품, 건기식 등을 모두 포함한 코스맥스그룹의 연 매출은 창립 30주년을 맞은 지난해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섰다.

코스맥스는 연 매출 1000억원 이상의 인디브랜드 24곳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또 로레알, 에스티로더, LVMH 등 글로벌 상위 20개 브랜드 중 15개 브랜드와 거래 중이기도 하다. 일본 화장품 브랜드 '고세', '캔메이크' 등도 코스맥스의 고객사다.

큐텐재팬은 일본 이커머스 시장에서 K뷰티 점유율 1위에 올라 있는 일본 최대 뷰티 플랫폼이다. 한국에서 설립된 후 이베이로 매각된 기업이다보니 한국과 일본 모두에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특히 큐텐재팬이 매분기 진행하는 '메가와리'는 일본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대표 할인 행사다. 올 1분기 메가와리의 총 거래액은 500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행사와 비교해 25% 성장했다.

K뷰티 더 키운다

코스맥스는 올 연초 일본 등 글로벌 수요 확대에 대비해 생산 가능 수량을 30억개 이상으로 확대했다. 또 올 하반기에는 일본 현지 공장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완공은 오는 2027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인디브랜드사 지원을 위해 연구개발부터 생산까지 빠른 대응을 위해 ‘올어라운드’ 시스템도 구축했다.

이경수 코스맥스그룹 회장은 "지금까지 화장품 시장은 브랜드 회사가 주도했다면 앞으로는 소비자가 주도하는 시장을 바뀔 것"이라며 "지금부터는 경쟁력은 소비자가 원하는 바로 그 상품을 가장 빨리, 좋은 가격으로 공급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비즈워치

그는 "코스맥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 기술력과 글로벌 공급망을 기반으로 고객사와 동반성장하며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가장 빠르고 좋은 가격에 선보이겠다"면서 "코스맥스와 큐텐재팬이 일본에서 K인디 브랜드의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베이재팬은 올해부터 '큐텐재팬 K뷰티 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큐텐재팬은 올해 500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심사한 후 이 중 1차 단계에서 200개를 선정해 단계별로 지원할 예정이다. 이후 총 4단계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 최상위 인기 브랜드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이를 통해 큐텐재팬은 앞으로 기업가치 1000억엔(9800억원) 규모의 K뷰티 20개사, 100억엔(980억원) 규모의 K뷰티 100개사를 육성한다는 목표다.

구자현 이베이재팬 대표는 "최근 한국에서는 매출 5000억원, 1조원 가까이 내는 브랜드가 매년 여러 곳씩 나오고 있다"며 "이런 트렌드가 3년 간다고 가정하면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기업이 최소 10개 이상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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