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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컬리, 패션도 '새벽배송'합니다

  • 2025.05.21(수) 07:40

이지연 컬리 라이프패션 패션그룹장 인터뷰
패션 브랜드 '오르' 라이브방송 진행
3040 타깃…1분기 패션 카테고리 70% 성장

이지연 컬리 라이프패션 패션그룹장(총괄) /사진=김지우 기자 zuzu@

컬리도 패션 라방합니다

"스탠바이 큐" 지난 19일 저녁 8시 30분. 서울 개포동의 한 스튜디오. 옷걸이에 걸린 하늘하늘한 소재의 여름옷들과 진열된 가방들이 방송 출연을 대기하고 있었다. 컬리가 진행한 패션 브랜드 '오르(ORR)'의 여름 시즌 '루 컬렉션' 라이브커머스 방송 현장이다.

방송이 시작되자 출연자들은 상품을 입고, 또 갈아입으며 제품의 핏과 소재, 스타일링 방법을 실시간으로 소개했다. 소비자들은 방송 중 궁금한 점을 실시간으로 묻고, 출연자들은 어떤 사이즈를 착용했는지부터 디테일한 소재감까지 답변했다. 일방향이 아닌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라방'의 매력이 발휘된 순간이었다.

지난 19일 컬리에 입점한 패션 브랜드 '오르'의 라이브 방송 현장 /사진=김지우 기자 zuzu@

현장에는 10여 명의 스태프가 분주하게 움직였다. 모델의 스타일링을 돕는 스태프, 진행자 옆에서 방송 흐름을 관리하는 스태프,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Q&A에 답변을 달아주는 인력까지. 매끄러운 방송과 쇼핑 경험을 위한 손길들이 바쁘게 오갔다.

라방이 시작한 지 30분이 지나자 조회 수는 10만회를 돌파했다. 그리고 한 시간 뒤인 10시, 방송 조회 수는 19만에 육박했다. 최종 조회 수는 23만7239회를 기록했다. 구매금액별 사은품 증정, 상세한 상품 소개 그리고 컬리의 '샛별배송'이 시너지를 낸 결과다. 컬리의 샛별배송은 밤 11시 전 주문 시 지역에 따라 다음 날 오전 7시 전 배송되는 빠른 서비스다.

컬리가 이처럼 패션에 공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컬리만의 패션 운영 방식은 무엇일까. 컬리의 패션을 지휘하는 이지연 라이프패션 패션그룹장(총괄)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장보기 플랫폼에서 패션까지…컬리의 이유 있는 도전

컬리가 패션 카테고리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것은 지난해 3월이다. 시작은 결코 쉽지 않았다. 식품 중심의 플랫폼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만큼 패션 브랜드들과의 초기 미팅에서는 "컬리가 패션까지 가능하겠냐"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온라인 패션 시장은 이미 여성 패션 전문몰이나 패션 버티컬 플랫폼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19일 컬리 '오르' 라방이 진행 중인 화면 /사진=컬리 라방 캡처

하지만 컬리는 장보기에서 선보여 온 '큐레이션' 역량을 패션에도 적용, 차별화를 꾀하기로 했다. 패션 입점 과정은 5단계로 구성된다. 담당 MD를 시작으로 팀, 그룹, 커머스 전체, 상품위원회까지 총 5번의 검토를 거친다. 이 그룹장은 "고객에게 좋은 상품이 무엇인지 토론하고 논의하는 과정을 거친다"며 "패션 상품도 엄격한 기준을 유지하며 큐레이션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점 브랜드들은 점차 확대됐다. 현재 컬리 패션에는 여성의류와 아동, 남성의류, 언더웨어, 슈즈, 잡화, 주얼리 등 350여 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브랜드들은 컬리의 주 고객층인 3040 여성 소비자의 '확고한 취향'과 '경제력'을 고려해 컬리를 중요한 유통 채널로 인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패션도 샛별배송"…브랜드가 주목한 배송 경쟁력

오르가 컬리를 첫 온라인 유통 채널로 선택한 것도 컬리의 배송 경쟁력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새벽배송은 유통채널인 플랫폼이 상품을 직매입하는 구조가 많다. 하지만 컬리는 직매입 대신 패션 브랜드에 컬리의 물류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컬리 내부에선 이 서비스를 '풀필먼트 바이 컬리(FBK·Fulfillment By Kurly)'로 부른다. 새벽배송은 입점업체와 소비자에게 모두 이점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지난 4월 기준 컬리 패션 카테고리 내 새벽배송 상품의 매출 비중은 50%에 달한다. 이 그룹장은 "고객들이 새벽배송에 익숙하다보니 판매자 배송보다 구매 전환율이 높다"며 "입점사 입장에서도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오르도 이런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캐시미어 라방에서는 조회 수 24만회, 매출 15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썸머 루 컬렉션도 컬리에서 단독 선출시해 성공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컬리에서 판매한 '오르' 상품들 /사진=컬리

현재 컬리 전체 매출에서 패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그러나 성장 속도는 빠르다. 올해 1분기 컬리 패션 카테고리는 전년 대비 70% 성장했다. 특히 올해 1분기 컬리의 여성 의류(오르 등) 카테고리 매출액은 패션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전년 동기 대비 30배 이상 성장했다.

컬리는 앞으로도 고감도 취향을 가진 여성 고객층을 겨냥해 패션 큐레이션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컬리는 패션 카테고리를 집중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콘텐츠를 기획 중이다. 패션 브랜드들을 한 곳에 모은 '패션판'도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이 그룹장은 "타 플랫폼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운 온라인 기반 여성 컨템포러리 브랜드나 해외 브랜드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컬리 패션의 차별점은 10주년 광고에도 들어가 있다시피 '좋은 것'을 추구하는 고객과 맞닿아있다"며 "타 플랫폼이 브랜드 수나 상품 수 등의 확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컬리 패션의 경우 양적 확장보다는 컬리 고객이 열광할 만한 패션 브랜드와 상품을 선보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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