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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의 실험 '소싯'…소스와 푸드테크가 만난다

  • 2025.11.30(일) 12:00

사내 아이디어로 시작한 파일럿 브랜드
치킨에 소스 더한 한끼 메뉴로 점심 시장 공략
푸드테크·커피 등 다양한 외식 모델 테스트

그래픽=비즈워치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가 테스트 브랜드 '소싯(SAUCIT)'을 통해 외식 실험에 나섰다. 소싯은 단순한 신규 브랜드가 아니라 신메뉴, 소스 상품화, 푸드테크까지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는 '테스트베드'로 기획됐다. 교촌은 소싯에서 검증한 기술과 메뉴를 교촌치킨 매장에 이식하거나 새 외식 브랜드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사옥 1층이 '실험실'로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26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교촌그룹 판교 사옥에서 미디어 행사를 열고 치킨 델리 브랜드 '소싯'을 공개했다. 소싯은 교촌이 2024년 메밀 요리 브랜드 '메밀단편'에 이어 네번째로 선보인 새 외식 브랜드다. 지난달 27일 교촌에프앤비의 판교 사옥 1층에 문을 열었다.

소싯은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시작됐다. 사옥 공간을 활용해 교촌의 차세대 매장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이 출발점이었다. 교촌은 약 1년간 준비 끝에 소싯을 론칭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교촌그룹 판교 사옥 1층에 문을 연 소싯 매장. / 사진=정혜인 기자

소싯은 교촌에프앤비의 핵심 경쟁력인 '치킨'과 '소스'를 활용한 매장이다. 버거·샌드위치·보울 등 한 끼 메뉴에 교촌식 소스를 결합했다. 교촌치킨은 창사 이래 34년간 간장·레드·허니 등 3대 소스를 앞세워 소스가 발라진 치킨을 대표 제품으로 판매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소스 신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브랜드명인 소싯에도 '소스'와 '잇츠 교촌 디퍼런스(It's KYOCHON Difference)', '소스+먹다(SAUCE+EAT)' 등 소스를 강조하는 의미를 담았다.

특히 소싯은 단순히 새로운 외식 브랜드가 아니라 '파일럿 브랜드'로 기획됐다. 교촌에프앤비는 이곳에서 소스 IP 확장성 검증, 낮 시간대 고객층 확대, 신메뉴 개발, 차세대 매장 모델 구축 등 다양한 가능성을 테스트할 계획이다.

임영환 교촌에프앤비 전략스토어사업본부장은 "소싯은 교촌의 소스 역량을 검증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소스 IP 확장성 검토, 낮 시간대 고객층 확대, 다양한 메뉴 개발, 차세대 매장 모델 구축 등 4가지 미래 전략을 실험하는 브랜드"라고 말했다.

치킨, 소스, 커피까지

소싯의 첫 번째 역할은 소스와 신메뉴 테스트다. 교촌에프앤비는 소싯을 통해 낮 시간대 메뉴, 소스 상품화, 커피 결합 등을 실험한다. 소싯은 현재 버거·샌드위치 5종, 보울 4종, 프라이드 2종 등 11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7가지 '딥앤딥(DIP&DIP) 소스'와 3가지 시즈닝, 3가지 드레싱을 조합하면 150여 가지 맛을 즐길 수 있다.

가장 큰 차별점은 교촌치킨의 소스 역량을 집약한 7종의 딥소스 '딥앤딥'이다. 7가지 소스 중 쌈장디핑, 고추장크림, 청양고추치미추리 등 5종은 한국적 풍미를 담았다. 허니마요와 레드마요 2종은 글로벌 고객과 젊은 세대를 겨냥해 기존 교촌의 허니·레드 소스를 부드럽게 개선한 버전이다. 모두 교촌치킨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새로운 소스들이다. 이 소스들은 메뉴 주문시 고를 수 있고 개별 구매도 가능하다. 

소싯의 딥앤딥 소스 7종. / 사진=정혜인 기자 hij@

소싯의 메뉴는 치킨을 점심 시간대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한 끼 단위의 보울, 샌드위치 등으로 구성됐다. 이 역시 테스트 목적이 강하다. 현재  교촌치킨은 저녁·야식 시간대에 매출이 집중돼 있다. 교촌에프앤비는 소싯을 통해 매출 구조를 점심·이른 저녁 중심으로 넓히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한다. 다음달에는 동절기에 맞춰 스프 신메뉴도 선보일 예정이다.

임 본부장은 "교촌은 신메뉴를 많이 내지 않는데 개발 속도가 느려서가 아니라 메뉴 하나하나의 개발 퀄리티를 중요하게 보기 때문"이라며 "소싯에서 여러 메뉴를 테스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교촌그룹 판교 사옥 1층 소싯 매장의 커피 머신. / 사진=정혜인 기자 hij@

커피 역시 교촌에프앤비의 외식 브랜드에서 처음 시도하는 분야다. 소싯은 배치브루 방식을 도입했다. 배치브루는 커피를 대량으로 한 번에 추출해서 보온 탱크에 보관하는 방식을 말한다. 일반 머신은 추출에 30초~1분 가량 걸리지만 배치브루는 바로 제공이 가능해 점심시간 대량 주문에 대응할 수 있다.

소싯은 테스트 매장인 만큼 고객 피드백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소싯은 오픈 한 달이 채 안 됐지만 주 단위로 메뉴를 개선 중이다. 임 본부장은 "초기에는 허니·레드·블랙페퍼 등 시즈닝 3종의 소싯치킨버거만 제공했다"며 "'시즈닝 없이 소스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메뉴가 필요하다'는 고객 요청에 따라 '플레인' 버거를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교촌의 차세대 매장은

소싯은 교촌에프앤비의 푸드테크 실험장 역할도 한다. 소싯은 QR주문부터 조리, 픽업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했다. 고객이 QR코드를 스캔해 주문하면 주방의 모든 운영 시스템이 연동돼 작동한다. QR주문 시스템은 흔히 쓰는 스티커 타입이 아니라 태블릿 방식이다. 브랜드 홍보 영상을 재생하고, 터치하면 프로모션 설명이 나온다. 고객은 개인 핸드폰으로 주문과 결제를 모두 처리할 수 있다.

주방에는 자동튀김기가 설치됐다. 항상 일정한 품질로 제품을 만들 수 있어 조리 품질의 안정성이 높아진다. 완성된 메뉴는 '소빙'으로 불리는 서빙로봇이 주방에서 매장 내 무인픽업 설비까지 옮긴다. 서빙로봇이 경사로를 올라가거나 주방의 자동문을 인식하는 시스템은 교촌에프앤비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기술이다.

​소싯의 서빙로봇 '소빙'. / 사진=교촌에프앤비

소싯에는 무인픽업 시스템도 도입됐다. 서빙로봇이 주방에서 옮겨온 메뉴를 픽업 기계에 넣어놓으면 음식을 보관했다가 고객 요청시 메뉴가 자동으로 나오도록 설계됐다. 주차타워와 비슷한 방식이다. 임 본부장은 "카운터 대기 시간을 줄이고 전 과정을 한 흐름으로 설계한 것이 소싯 푸드테크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교촌에프앤비는 소싯에서 다양한 기술과 메뉴를 테스트한 후 교촌치킨 매장 등에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자동화 설비로 운영 효율을 높이거나 소싯의 소스를 교촌치킨에 도입하는 일 등이 가능할 전망이다. 소싯 자체를 독립 브랜드로 확장하거나 아예 새로운 외식 브랜드를 시험하는 방안도 열려 있다. 

임 본부장은 "소싯은 독립 브랜드로서 고객 반응이나 맛에 대한 만족도가 데이터 수집 과정에서 계속 높다면 언제든지 정식 브랜드로 발전시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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