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초저가 전략'을 꺼내 들었다. 식품은 물론 화장품과 생활용품까지 5000원 이하 가격대를 전면에 내세웠다. 쿠팡·컬리와의 가격·속도 경쟁에서 밀리자 오프라인 강점을 살릴 돌파구로 '초저가'를 선택했다. 이마트의 이런 전략은 초저가 가성비 전략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다이소를 연상케 한다. 이마트가 다이소 모델로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진짜 초저가
이마트는 올 초부터 초저가 전략을 고수하며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7일부터는 매장 내 편집존 '와우샵(WOWSHOP)'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와우샵이란 명칭에는 '와우(WOW)'하고 놀랄 만한 가격의 상품을 선보인다는 의미가 담겼다.
판매 품목은 생활용품 1340여 개다. 전 상품은 1000원·2000원·3000원·4000원·5000원 균일가로 판매된다. 이마트는 전체 상품의 64%를 2000원 이하, 86%를 3000원 이하로 구성했다. 체감 가격을 극단적으로 낮춰 단순한 저가가 아닌 '진짜 초저가'를 구현하겠다는 전략이다.
가격 경쟁력의 핵심은 '100% 해외 직소싱' 구조다. 모든 상품을 이마트가 직접 수입해 중간 유통 단계를 줄였다. 여기에 20여 년간 축적한 직수입 상품 품질 관리 노하우를 적용했다. 가격과 품질을 동시에 잡겠다는 구상이다. 이마트는 현재 왕십리점과 은평점에서 와우샵을 시범 운영 중이다. 24일에는 자양점, 오는 31일에는 수성점으로 테스트 매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마트의 초저가 전략은 생활용품뿐만 아니라 화장품에도 이어지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4월 LG생활건강과 협업해 4950원 화장품 브랜드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를 출시했다. '탄력 광채', '수분 진정', '영양 장벽' 등 라인업을 확대하며 현재 10여 개 품목을 운영 중이다.
지난 7월부터는 전 품목 5000원 이하로 구성한 자체 브랜드(PL) '5K PRICE(오케이 프라이스)'도 가세했다. 오케이프라이스는 일반 브랜드 대비 최대 70%까지 가격을 낮췄다. 1~2인 가구를 고려해 용량과 단량을 기존 주력 상품 대비 25~50% 줄인 것도 특징이다.
오케이프라이스는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5K프라이스 스페인 냉동 대패 돈목심은 용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대신, 100g당 가격을 996원으로 낮췄다. 해당 상품은 지난 23일까지 누적 30만팩이 판매됐다. 오케이프라이스 두부와 콩나물은 타사 상품 대비 최대 50% 저렴한 가격으로 매장마다 연일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출시 당시 162종이었던 품목은 202종으로 확대됐다.
핵심은 '차별화'
문제는 초저가 전략이 확산할수록 이마트의 브랜드 메시지가 오히려 흐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4950원 화장품, 5K PRICE, 와우샵 등 '5000원 이하'라는 동일한 기준 아래 가격대와 콘셉트가 유사한 브랜드가 병렬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차별점을 인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런 우려가 나오는 것은 이마트를 둘러싼 경쟁 환경 변화 때문이다. 이마트의 강점은 신선식품을 직접 보고 사는 오프라인 경험이다. 그러나 최근 가격과 배송 속도에서는 쿠팡에 밀리고, 신선 경쟁력 역시 컬리 대비 우위가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다이소가 오프라인 강자로 비식품군에서 강세를 보이면서 업계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따라서 이마트의 초저가 전략은 '다이소 카피캣'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5000원 이하 균일가 정책은 다이소의 상품 운영 기조와 동일하다. 다만 상품 구성 방식에서는 차이가 있다. 다이소는 국내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상품을 기획·제작하는 구조다. 가격은 낮지만 품질과 차별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이유다.
반면 이마트 와우샵은 전 상품을 100% 해외 직수입 제품으로 채웠다. 유통 단계를 줄여 가격 경쟁력은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직소싱 상품의 특성상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제품'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 이마트 관계자는 "저렴한 상품을 찾는 것이 하나의 소비 트렌드"라며 "대형마트업의 본질은 좋은 상품을 싸게 파는 데 있기 때문에 초저가 전략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마트의 초저가 전략의 성패는 '이마트다움'을 얼마나 분명히 보여주느냐에 있다고 보고 있다. 초저가 전략은 단기적인 집객 효과를 낼 수 있지만, 가격만으로는 장기 경쟁력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이마트만의 상품 기획력과 품질 신뢰, 오프라인 체험 가치를 어떻게 녹여내느냐가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초저가를 내세운 브랜드가 많아질수록 가격 외에 기억에 남는 메시지는 약해진다"면서 "다이소처럼 단순하고 일관된 가격 전략을 각인시키지 못하면 존재감이 분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마트만의 장점을 어떻게 결합하느냐가 향후 성패를 가를 변수"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