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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전만 있는 우리은행장 인선

  • 2014.12.01(월) 16:17

금융위의 민영화 실패를 떠안으며 제 발등 찍은 이순우
서금회 이광구 내정설에 이동건 등 한일은행 출신도 부상

우리은행장 인선이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순우 현 은행장이 무난하게 연임할 것 같더니 이광구 부행장이 유력한 경쟁 후보로 떠오르면서 이미 내정 단계에 있다는 보도마저 나오고 있다. 어부지리 격으로 이동건 수석부행장을 비롯한 옛 한일은행 출신들도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은행장 인선엔 결국 청와대의 의중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서 우리은행 민영화 실패와 서금회 논란 등에 따른 여론의 향배가 최종 판세를 가르는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이순우, 민영화 실패가 최대 악재

우리은행의 민영화 실패는 이순우 현 행장에게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네 번째 민영화 시도가 또다시 수포로 돌아가면서 금융위원회는 물론 이 행장에 대한 책임론이 함께 거론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이 행장은 지난해 6월 취임 당시 우리은행 민영화를 반드시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1년 6개월의 반쪽짜리 임기를 기꺼이 받아들인 것 역시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우리은행 매각이 실패하면서 차기 우리은행장의 위상이 달라진 점 역시 이 행장에겐 불리하다. 우리은행이 조만간 팔린다면 굳이 새로운 은행장을 뽑을 필요가 없어진다.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매각 작업을 마무리하는 게 효과적이다.

반면 우리은행 경영권 매각 여부 자체가 불투명해지면서 그동안 민영화 미션에 올인해온 이 행장의 연임 명분엔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우리은행장 위상이 높아진 만큼 경쟁도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 이광구, 서금회 꼬리표를 어찌할꼬

이광우 부행장에겐 서금회 출신이란 꼬리표가 가장 큰 무기이자 또 최대 아킬레스건이기도 하다. 사실 서금회는 친목단체 성격이 강하고, 정치적인 영향력을 행사할만한 고리는 대외에 알려진 것처럼 분명치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그동안 은행장 후보로 전혀 거론되지 않았던 이 부행장이 유력 후보로 급부상했다는 점에서 서금회 출신이란 배경과 전혀 무관하다고 보기도 힘들다. 직간접적으로 덕을 봤을 것이란 얘기다.

반면 최종적으로 은행장을 인선하는 단계에선 결정적인 악재가 되고 있다. 서금회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어서다. 진위를 떠나 청와대가 이 부행장을 새로운 은행장으로 앉히기엔 여러모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 와중에 불거진 우리은행장 내정설은 이 부행장에게 독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선 이순우 은행장 측에서 이 부행장이 서금회 출신이란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면서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 이순우도 이광구도 아닌 제3의 인물?

일부에선 제3의 인물도 거론된다. 정부가 이순우 은행장 교체를 염두에 두고, 후임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이광구 부행장이 상대적으로 주목받았지만 여론의 부담이 커지면서 제3의 인물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그러면서 옛 한일은행 출신들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이동건 수석부행장과 정화영 중국법인장, 윤상구 전 우리금융지주 전무, 김양진 전 수석부행장 등이 후보군으로 오르내린다. 이동건 부행장은 경북고와 영남대를 졸업한 정통 TK며, 정화영 법인장 역시 TK 출신이다. 

 

그동안 옛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출신이 번갈아 은행장을 맡아온 우리은행의 관례를 완전히 무시하기도 어렵다. 이순우 행장이 상업은행 출신인 만큼 다음 은행장은 한일은행 출신이 맡아야 한다는 얘기다. 청와대가 이런 우리은행 내부 여론에 공감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장은 결국 대주주인 정부가 정하는 구조”라면서 “청와대와 정부가 특정 인물에 대해 얼마나 분명한 선호도를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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