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민 기자/kym5380@ |
사실, 당시 강남엄마들의 코딩열풍 기사를 본 비(非)강남 엄마로서 '또 유난을 떠는구나'하며 이유없이 싫었던 기자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김진형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의 이런 발언에 눈이 번쩍 뜨였다. 판교 테크노밸리에 있는 그의 사무실을 찾은 이유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일자리 변화에 대한 얘기를 들어보기 위해서였다.
김 소장은 "물론 사교육으로 하란 얘기는 아니다"며 "공교육을 통해 정책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이 없었다면 인공지능(AI)이나 4차 산업혁명의 존재 자체를 몰랐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찬가지로 코딩 교육을 선택의 문제로 받아들였을 터. 하지만 김 소장의 생각은 달랐다. 4차 산업혁명 앞둔 이 시대에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 너무 안이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 "기업은 고용보다 인공지능에 투자"
김 소장이 인터뷰 내내 교육을 강조하는 것도 결국 일자리와 관련이 깊다. 이미 여러 논문이나 보고서 등을 통해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일자리 감소는 주지의 사실이 됐다. 우리가 4차 산업혁명을 두려워하는 이유다.
그는 이러한 변화가 가장 빨리 나타나는 직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기자요"라고 답했다. 또 한번 눈이 번쩍 뜨였다. 「나는 처음으로 경험한 즐거움에 몸부림치면서 몰두해 글을 써나갔다. 컴퓨터가 소설을 쓴 날 컴퓨터는 스스로의 즐거움을 우선 추구하느라 인간이 맡긴 일을 멈췄다」 소설도 쓰는 인공지능이란다. 인공지능이 쓴 소설 '컴퓨터가 소설 쓰는 날'에 나오는 글이다. 올해 일본 문학상 1차 심사를 통과했다.
김 소장은 "소설도 쓰는데 데이터만 집어넣으면 되는 기사들은 당연히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수 있다"며 "15년 후에는 뉴스의 90% 이상을 컴퓨터가 작성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사람이 아주 필요없다는 얘기는 아니다"며 "10명이 있어야 되는 일을 이제는 한명이면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본인이 사장이라면 인공지능을 쓸 것이냐 사람을 쓸 것이냐"고 반문하며 "기업은 고용보다 인공지능에 투자하게 될 것"이라는 답도 내놨다.
김 소장은 "소설도 쓰는데 데이터만 집어넣으면 되는 기사들은 당연히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수 있다"며 "15년 후에는 뉴스의 90% 이상을 컴퓨터가 작성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사람이 아주 필요없다는 얘기는 아니다"며 "10명이 있어야 되는 일을 이제는 한명이면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본인이 사장이라면 인공지능을 쓸 것이냐 사람을 쓸 것이냐"고 반문하며 "기업은 고용보다 인공지능에 투자하게 될 것"이라는 답도 내놨다.
◇ "생산성 향상에 따른 풍요, 분배할 수 있어야"
물론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라고도 말한다. "사람은 많이 필요 없겠지만 자동화를 하는 사람, 그리고 어떤 업무를 자동화할 것인지 등을 결정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또 지금 사람들의 일자리는 없어지겠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생겨날 겁니다."
가령 '소셜 네트워크 장의사' 같은 직업이다. 일상적으로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하다가 세상을 떠났다면 그러한 기록을 삭제하는 직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김 소장은 "앞으로 일은 기계가 해주기 때문에 먹고 살기 위해 일할 필요는 없어진다"며 "사람은 문화나 예술을 즐기면서 사람답게 살면서, 외계탐험이나 환경문제 등 전 지구적인 문제에 도전하는 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양극화는 피할 수 없다"면서도 "인공지능을 통해 생산성이 향상될 것이기 때문에 그로인한 풍요를 합리적인 분배 시스템을 통해 누려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어 "이런 얘기하면 좌파로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는 돈보다는 지식이나 솔루션이고 그런 의미에서 자본주의의 개념도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100년 전에나 필요했던 사람 길러내고 있다"
지식과 솔루션을 가진 자가 소수의 상위 1%가 된다면, 결국 또다시 얘기는 교육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그는 "컴퓨터과학 전공자를 보면 미국 스탠포드는 44%, 660명이나 되는데 우리 서울대학교는 고작 7%, 55명 뿐"이라며 "소수의 학생이 배워서 나가도 현장에서 써먹을 일이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초중고 교육도 마찬가지다. 그는 "백년 전에나 필요한 사람을 길러내고 있다"며 "코딩 등 컴퓨팅 교육만 봐도 영국은 만 5세부터 16세까지 필수과목으로 주당 1시간 이상 교육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도 2018년부터 '정보'라는 과목으로 정규 교과목으로 채택됐지만 가르칠 선생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스탠포드에서 교육을 받을 때 엘론 머스크란 젊은이가 와서 강의를 했다"며 그의 얘기를 꺼내기도 했다. 요즘 가장 핫(hot)한 테슬라 모터스의 최고경영자이고 이메일 결제서비스인 페이팔을 인수했다 비싼 가격에 되팔았던 인물이다.
"당시 우주 택배사업을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일거리를 받아서 우주에 보내주는거죠. 최근 관련된 기술도 개발했다고 하지 않습니까. 이게 기술만 갖고 되는 건가요. 생각 자체가 다릅니다. 미국엔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 천지에요." 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이 연예인을 꿈꾸고, 입시 위주의 국영수를 공부할 때 미국의 아이들은 우주사업을 꿈꾸고 있는 셈이다.
가령 '소셜 네트워크 장의사' 같은 직업이다. 일상적으로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하다가 세상을 떠났다면 그러한 기록을 삭제하는 직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김 소장은 "앞으로 일은 기계가 해주기 때문에 먹고 살기 위해 일할 필요는 없어진다"며 "사람은 문화나 예술을 즐기면서 사람답게 살면서, 외계탐험이나 환경문제 등 전 지구적인 문제에 도전하는 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양극화는 피할 수 없다"면서도 "인공지능을 통해 생산성이 향상될 것이기 때문에 그로인한 풍요를 합리적인 분배 시스템을 통해 누려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어 "이런 얘기하면 좌파로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는 돈보다는 지식이나 솔루션이고 그런 의미에서 자본주의의 개념도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100년 전에나 필요했던 사람 길러내고 있다"
지식과 솔루션을 가진 자가 소수의 상위 1%가 된다면, 결국 또다시 얘기는 교육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그는 "컴퓨터과학 전공자를 보면 미국 스탠포드는 44%, 660명이나 되는데 우리 서울대학교는 고작 7%, 55명 뿐"이라며 "소수의 학생이 배워서 나가도 현장에서 써먹을 일이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초중고 교육도 마찬가지다. 그는 "백년 전에나 필요한 사람을 길러내고 있다"며 "코딩 등 컴퓨팅 교육만 봐도 영국은 만 5세부터 16세까지 필수과목으로 주당 1시간 이상 교육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도 2018년부터 '정보'라는 과목으로 정규 교과목으로 채택됐지만 가르칠 선생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스탠포드에서 교육을 받을 때 엘론 머스크란 젊은이가 와서 강의를 했다"며 그의 얘기를 꺼내기도 했다. 요즘 가장 핫(hot)한 테슬라 모터스의 최고경영자이고 이메일 결제서비스인 페이팔을 인수했다 비싼 가격에 되팔았던 인물이다.
"당시 우주 택배사업을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일거리를 받아서 우주에 보내주는거죠. 최근 관련된 기술도 개발했다고 하지 않습니까. 이게 기술만 갖고 되는 건가요. 생각 자체가 다릅니다. 미국엔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 천지에요." 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이 연예인을 꿈꾸고, 입시 위주의 국영수를 공부할 때 미국의 아이들은 우주사업을 꿈꾸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