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컨설팅회사 중 하나인 딜로이트컨설팅의 김경준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을 '경계의 붕괴'로 표현했다. 전통적인 산업의 틀을 깨고, 경계를 허무는 쪽이 앞으로 기회를 얻어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대표와 경계의 붕괴, 4차 산업혁명에 관해 얘기해 봤다. 김 대표는 딜로이트컨설팅이 최근 펴낸 '경계의 종말'의 공동저자이다.
▲ 딜로이트컨설팅 김경준 대표 /이명근 기자 qwe123@ |
◇ "경계 파괴하는 회사에 더 높은 가치"
-4차 산업혁명을 산업간 '경계의 종말'로 표현하셨다.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들이다. 새로운 기술이 출현하면 기존 산업을 바꾸면서 산업 자체가 커지는데, 1980년대 후반부터 진행된 디지털 혁명, 그것이 2단계인 융합단계로 넘어오면서 이제는 본격적으로 전방위로 확산하는 단계라고 생각된다.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들이다. 새로운 기술이 출현하면 기존 산업을 바꾸면서 산업 자체가 커지는데, 1980년대 후반부터 진행된 디지털 혁명, 그것이 2단계인 융합단계로 넘어오면서 이제는 본격적으로 전방위로 확산하는 단계라고 생각된다.
디지털 혁신의 그림을 보면 가장 처음으로 미디어에서 왔다. 20여년 전부터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는 식인데, 마케팅과 유통쪽을 보면 오프라인에서 TV쇼핑, 온라인쇼핑의 식으로 왔고, 다음으로는 금융업으로 혁신이 넘어왔다. 핀테크나 페이, 이런 것들이 그 흐름이다.
-지금은 어느 분야에서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나?
▲지금은 자동차, 관광, 대중교통 이것이 가장 뜨거운 영역이다. 우버, 콜버스, 에어비앤비, 트립어드바이저 이런 사이트들이 수십억달러어치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10년 전에 인터넷 쇼핑이 큰 화두였다면, 지금은 카카오택시, 배달의 민족 등이 그 단계를 보여준다.
-주로 스타트업들이 경계를 허무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사실 새롭게 부상하고, 경계를 허무는 기업들을 보면, 페이스북, 구글, 애플 이런 회사들이 이미 다 큰 회사들이긴 하지만 창업된 지는 20년~30년밖에 안된다. 최근에 급부상하고 있는 에어비앤비라든지 이런 회사들은 10년도 안 됐다.
산업의 순환속도라는 것이 과거에는 50년~100년까지 유지되는 산업이 있었다면, 지금은 애플만 하더라도 아이폰을 개발한 지 10년만에 더는 새로운 것이 나오지 않는다고 평가할 정도가 됐다. 산업 사이클이 아주 짧아졌다는 것이다.
새로운 스타트업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성장하고, 또 기존 기업과 인수합병되면서 계속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가고, 하면서 순환구조가 빨라졌다는 뜻이다.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과 경계를 허물어 내는 것의 차이가 있어 보인다.
▲이미 경계는 허물어졌고, 허물어지고 있다. 그 경계를 빨리 허물어 내는 사람이 더 큰 기회를 잡는 시대다. 기존 사업자들은 경계를 무너뜨리지 않으려고 굉장히 노력하고 있는데, 오히려 그것이 무위로 돌아가고, 지금은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과 경계를 허물어 내는 것의 차이가 있어 보인다.
▲이미 경계는 허물어졌고, 허물어지고 있다. 그 경계를 빨리 허물어 내는 사람이 더 큰 기회를 잡는 시대다. 기존 사업자들은 경계를 무너뜨리지 않으려고 굉장히 노력하고 있는데, 오히려 그것이 무위로 돌아가고, 지금은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지금 구글이나 애플이 자율주행차를 얘기하지 않는가. 전통적인 IT와 내연기관인 자동차, 전기기술 등이 가진 각각의 영역을 허물고 하나로 만드는 것이다. 기존 자동차 산업에서는 경계를 유지하려는, 수비하는 입장이지만, 구글, 애플, 에어비앤비 등 경계를 파괴하는 쪽은 공격하는 입장이다. 경계를 파괴하는 회사들이 훨씬 더 빨리 성장하고,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세상이다.
◇ "핵심은 인간-기계의 경계 사라지는 것"
-경계의 붕괴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거의 모든 산업에서 새로운 질서가 생겨나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디지털 혁명이 있고, 그 핵심은 사실 사람과 기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이다.
-경계의 붕괴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거의 모든 산업에서 새로운 질서가 생겨나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디지털 혁명이 있고, 그 핵심은 사실 사람과 기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이다.
지난번에 알파고의 바둑처럼 소위 사고하고 감정을 가진 인간의 고유한 영역조차도 인공지능을 탑재한 기계가 상당한 부분을 커버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인간과 기계의 경계도 허물어지고 있다. 그래서 새로운 기회가 거기서 또 나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산업 구조조정도 경계의 붕괴와 연결지을 수 있나?
▲마찬가지다. 해운, 조선과 같은 전통적인 산업이 굉장히 어려워지고 있다. 과거 길게는 100년, 짧게는 50년 정도를 주도하던 기존 산업들이 수익성에서 굉장히 떨어지고 있는데 그런데도 기존 산업을 대체하는 산업을 만들어 내거나, 기존 산업을 새로운산업으로 재탄생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 산업의 가장 큰 문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산업 구조조정도 경계의 붕괴와 연결지을 수 있나?
▲마찬가지다. 해운, 조선과 같은 전통적인 산업이 굉장히 어려워지고 있다. 과거 길게는 100년, 짧게는 50년 정도를 주도하던 기존 산업들이 수익성에서 굉장히 떨어지고 있는데 그런데도 기존 산업을 대체하는 산업을 만들어 내거나, 기존 산업을 새로운산업으로 재탄생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 산업의 가장 큰 문제다.
예를 들어 GE 같은 경우 항공기 엔진시장에서 엔진을 파는 것이 아니라 2005년부터는 엔진의 유지보수 서비스를 결합해서 팔기 시작했는데, 2014년 항공사업부 매출의 절반이 서비스 제공에서 나왔다.
그 개념은 엔진에 수백개의 센서를 달아서 엔진이 출고되는 순간부터 전 세계 비행기의 모든 비행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서 사전적으로 서비스를 해주는 것이다. 전통적인 제조업이지만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해서 사업모델을 바꾼 것이다.
또 MAN이라는 트럭회사가 있는데, 이 회사도 트럭에 센서를 부착해 운행데이터를 분석해서 사전에 고장이 나지 않도록 유지보수 서비스를 해주고, 심지어는 운전습관에 대한 교육까지도 결합해서 서비스해주고 있다. 2014년의 경우 트럭매출의 21%가 서비스 매출에서 발생할 정도로 성과를 내고 있다. 이런 사례들은 우리나라에 굉장한 의미가 있다.
-혁신에 가장 앞서 있는 나라, 회사는 어디인가?
▲미국이다. 미국은 혁신이 가장 빨리 일어나고, 새로운 시도를 잘하는 나라다. 최근 제조업의 가장 큰 흐름은 미국 실리콘 밸리의 혁신력과 중국 쉔젠 짝퉁 제조업체들의 저원가 제조능력이 서로 결합해서 소위 혁신적인 제품을 굉장히 낮은 가격에 내놓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혁신에 가장 앞서 있는 나라, 회사는 어디인가?
▲미국이다. 미국은 혁신이 가장 빨리 일어나고, 새로운 시도를 잘하는 나라다. 최근 제조업의 가장 큰 흐름은 미국 실리콘 밸리의 혁신력과 중국 쉔젠 짝퉁 제조업체들의 저원가 제조능력이 서로 결합해서 소위 혁신적인 제품을 굉장히 낮은 가격에 내놓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굉장히 무서운 일이다. 샤오미에서 휴대용 스피커를 3~4만원대에 내놓았는데 성능이 상당히 좋다. 국내 전자회사에 들고 가서 물어봤더니 이 단가에는 도저히 맞출 수 없겠다고 하더라.
-미국이 앞서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미국은 지금까지 전 세계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새로운 산업이 나타나서 실패도 하고 성공도 하는 그런 혁신의 사이클이 정립돼 있고, 가장 활발한 곳이다. 정부의 규제도 기본적으로 시장중심이라는 사고가 정해져 있고, 새로운 시도에 대해 용인하고, 또 거기에서 성공할 기회도 많이 가지고 있다.
-미국이 앞서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미국은 지금까지 전 세계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새로운 산업이 나타나서 실패도 하고 성공도 하는 그런 혁신의 사이클이 정립돼 있고, 가장 활발한 곳이다. 정부의 규제도 기본적으로 시장중심이라는 사고가 정해져 있고, 새로운 시도에 대해 용인하고, 또 거기에서 성공할 기회도 많이 가지고 있다.
야후 창업자는 중국계이고, 구글 창업자는 러시아계다. 그들이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살았다면 그 정도의 기회를 가졌을지는 회의적이다. 미국의 오픈 소사이어티, 개방된 사회가 가진 혁신능력이 가장 강점이라고 본다.
◇ "혁신은 외부에서..피해자는 생길 수밖에"
-우리가 부족한 점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규제완화다. 우리나라에서는 법대로 해서는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준법투쟁이라는 얘기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얼마 전 우리나라 제1호 푸드트럭이 문을 닫았다는 소식이 신문지면을 장식했다. 뭔가 새로운 것을 해 보겠다고 하면 기존의 제도와 기득권에 막혀서 안 되는 것이다.
-우리가 부족한 점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규제완화다. 우리나라에서는 법대로 해서는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준법투쟁이라는 얘기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얼마 전 우리나라 제1호 푸드트럭이 문을 닫았다는 소식이 신문지면을 장식했다. 뭔가 새로운 것을 해 보겠다고 하면 기존의 제도와 기득권에 막혀서 안 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혁신은 장기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가치를 주지만 단기적으로는 수혜자와 피해자를 나눌 수밖에 없다는 것. 왜냐하면 혁신은 새로운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유니클로를 놓고 보자. 유니클로는 말 그대로 소재의 혁신인데, 유니클로가 한국에 들어와서 1조원의 매출을 일으켰다면, 다른 의류회사가 1조원의 매출을 뺏겼다고도 볼 수 있다.
새로운 혁신이 나온다고 하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혁신의 피해자도 만들어지는 것인데, 피해자의 이익을 보호해주기 위해서 혁신하려는 사람들을 자꾸 막으면,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푸드트럭만 하더라도 기존의 노점상이나 식당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 콜버스나 카카오택시, 우버 같은 것도 기존 운송사업자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데도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그런 부분들을 경쟁하게 하고,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도록 해야 한다. 기존 질서를 보호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꺾어버리는 규제가 남아 있다면 혁신은 말뿐인 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그런 점에서 혁신이 굉장히 어렵다. 대학생들이 만든 중고차 온라인 거래상이 관련 법규 때문에 주차장을 마련하지 못해서 문을 닫았다든지,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국내에서는 수도 없이 일어나는 일이다.
-인식은 하지만 실천이 잘되지 않는 것이 혁신인 것 같다
▲그래서 혁신은 외부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 부문의 혁신이 포털업체인 구글에서 시작됐다. 아이팟으로 시작한 애플이 스마트폰의 혁신을 일으켰듯이 혁신은 외부에서 시작된 경우가 많다.
법률서비스나 회계, 세무서비스와 같은 전문서비스업종에서도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분석 등에서 출발해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이 나올 것이다. 경계의 붕괴는 모든 산업이 가진 공통적인 위기이자 기회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