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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M&A 사드 불똥?...이래저래 불안한 중국자본

  • 2016.08.12(금) 10:13

알리안츠·ING생명 매각 차질?…아직은 헤프닝
한국 진출 확대하는 중국 자본…여전히 '베일'

중국 정부가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한국 인수·합병(M&A) 투자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보험업계에선 최근 이런 루머가 돌았다. 알리안츠생명 인수 계약을 체결한 중국 안방보험이 차일피일 인수 절차를 미루고 있는 데다, ING생명 인수 후보로 거론되던 중국 국영 보험사 타이핑생명이 본입찰엔 불참할 것이란 얘기가 돌면서 사드 보복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단순 헤프닝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안방보험의 알리안츠 인수 건의 경우 이미 사드 배치 전에도 지지부진했다"면서 "중국 당국의 움직임도 없다는 점에서 구체적인 근거가 없는 설로 보인다"고 말했다. 

◇ 안방보험 알리안츠 인수 포기? 설만 난무

문제는 일회성 헤프닝으로 넘길 수만은 없다는 점이다. 금융권에선 사드 보복이 맞느냐, 아니냐보다는 중국 당국과 자본의 불투명성으로 인한 악영향이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 안방보험 홈페이지 화면 캡처.

안방보험의 경우 사드 영향은 아니라고 하지만, 알리안츠생명 인수 결정 이후 4개월째 우리나라 금융당국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하지 않은 점은 사실이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에선 '안방보험이 알리안츠생명 인수를 포기할 수 있다'는 등의 설만 난무하다.

시장에서는 중국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어 인수 진행 속도가 더딘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보험감독위원회가 지난 5월부터 안방보험의 자금출처와 해외 투자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그러나 이 역시 확실치는 않다.

안방보험은 지배구조나 자금출처 등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 현재 39개의 주주 지분이 복잡하게 얽혀 있고, 이들의 실체도 불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금융당국도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인수 승인을 막판까지 고심했다.

실체가 불분명하고 정확한 정보가 없다 보니 결국 설만 난무한 상황이다. 얼마 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서 안방보험이 우리은행 지분 10%를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금융위원회에 전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정사실로 여겨졌지만, 정작 금융위는 이를 부인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안방보험과 전혀 접촉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 "사드 영향 사실 아무도 몰라…행보 지켜봐야"

상황이 이런 데도 중국 자본의 국내 금융업 진출 속도는 점차 가속하고 있다.

안방보험이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을 잇달아 인수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는 데 이어, 조만간 본입찰을 실시하는 ING생명도 중국 자본에 팔릴 가능성이 크다. ING생명 인수전엔 타이핑생명을 비롯해 중국 푸싱그룹, 중국계 사모펀드 JD캐피털 등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계 자본만 참여하다보니 ING생명 인수전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인수가로 3조5000억원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JD캐피털이 본입찰에선 가격을 대폭 깎으려고 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일부 후보의 경우 실제론 인수 의지가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MBK 측은 부인하고 있지만 타이핑생명의 인수 참여 여부 역시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중국 자본은 인수 후 행보도 예측 불가한 모습을 보인다. 동양생명이 대표적인 사례다. 동양생명은 안방보험에 인수된 뒤 실적이 부쩍 좋아졌지만, 국내 생보사들은 꺼리고 있는 고금리 상품(양로보험)을 대거 팔면서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로보험은 당장 몸집을 키우기에는 효과적이지만, 역마진 위험이 높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애초 중국 자본의 한국 보험시장 진출을 두고, 선진기법을 배우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많았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동양생명의 경우를 보면 오히려 본인들의 방식으로 영업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최근 사드 보복설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는데, 맞는지 아닌지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는 게 사실 아니냐"며 "중국 자본은 불투명한 데다가, 자본의 성격에 대해서도 정확한 정보가 없어 일단 행보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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