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이번주부터 주요 시중은행에 대한 현장점검을 실시한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준수 여부, 편법 신용대출 등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28일 열린 '주택시장안정을 위한 가계부채관리점검회의'에서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서울을 중심으로 한 주택시장 불안이 전국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추진하겠다"며 은행 현장점검을 예고했다.
가계부채 증가속도는 안정세로 접어들었지만 부동산임대업을 중심으로 한 전세자금대출 등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신용 증가율은 2015년 10.9%, 2016년 11.6%, 2017년 8.1%, 2018년 2분기 7.6%로 점차 감소 추세다. 반면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율은 2016년 12.1%에서 올 2분기 15.5%로, 전세자금대출 증가율은 2015년 17.6%에서 올 2 분기 37.2%로 껑충 뛰었다.
이번 집중점검도 은행권 전세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을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우선 전세대출에 대해선 자금목적별·지역별 취급 내역을 분석해 전세자금이 우회대출로 활용되지 않도록 점검한다. 일부 다주택자 중에서 전세자금보증을 활용해 전세자금대출을 받은 후 전세로 거주하면서 여유자금으로 '갭 투자'를 하거나, 지인간에 전세계약을 맺은 후 전세대출을 받아 주택구입에 활용하는 사례 등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허위계약을 통한 부적정한 전세자금대출은 엄중 조치할 계획이다.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임대사업자대출도 집중점검 대상이다. 특히 투기지역에서 임대사업자대출 비중 등이 과도한 금융회사는 즉각적인 현장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또 금융회사 자율적으로 운영중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여신심사의 합리성도 점검한다.
금융당국은 금감원의 점검에 앞서 은행의 자체 점검도 실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자체 점검에서 발견되지 않은 위반 사례가 금감원 점검에서 적발되면 더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김 부위원장은 "최근의 가계부채 안정세에 도취돼 주택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리스크 요인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며 "최근 주택시장의 비이성적 과열이 단기간에 진정될 수 있도록 범정부적 정책역량을 집중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