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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셋]보험사업비 개선안③보험료 오히려 오른다?

  • 2019.04.25(목) 14:48

"중저가 보험 사라지고 보험료 오를수도"
GA 수익감소-중소형보험사 도태 우려도
"대형사만 이득…설계사 구조 바뀔수도"

당신이 궁금한 이슈를 핀셋처럼 콕 집어 설명해드립니다. 이번 주제는 보험업계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보험 사업비와 수수료 개선안'입니다. 최근 보험사들의 출혈경쟁이 심해지면서 사업비 과다지출로 인한 보험료 상승, 불완전판매, 경유·승환계약, 철새설계사, 고아계약 등 많은 문제가 야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1년여 고심 끝에 개선안을 내놨습니다. 개선안의 핵심은 '표준해약공제액에 대한 개선'과 '수수료 분급화'입니다. 자세한 내용을 짚어봤습니다. [편집자]

'보험 사업비와 수수료 개선안'은 업계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이번 개선안이 도입되면 보험료는 물론 영업, 상품까지 시장 판도가 뒤바뀔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판이 흔들리면 누구에겐 기회가 오고 또 다른 누구에겐 위기가 찾아 옵니다. '보험 사업비와 수수료 개선안' 도입에 따른 보험사, 전속설계사, GA(법인보험대리점) 및 GA설계사, 소비자 등 이해관계자별 득실을 따져봤습니다.

우선 1차적으로 수익악화를 겪을 GA업계의 반발이 예상됩니다. 사업비 개선안이 시행되면 모집수수료 총량이 줄기 때문입니다. 또 GA채널에 대한 영업의존도가 높은 중소형보험사들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중소형보험사들은 시장에서 도태될 우려도 있습니다. 전속설계사와 GA설계사 수수료 수준이 같아지면 중소형보험사들의 상품판매 경쟁력이 낮아지는데, 보장 및 인수기준 확대로 상품경쟁력을 높이기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설계사 입장에서 받는 수수료가 동일할 경우 '이름값(네임 밸류)' 있는 대형사 상품이 판매하기 쉬운 것이 현실입니다.

설계사들의 판매 유인을 높이기 위해 보험사들이 저축보험료를 확대해 수수료총액을 늘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경우 중저가 보장성보험 상품이 사라지고 장기적으로 보험료가 상승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이번 개선안은 모집질서 건전화 및 보험료 인하 등 소비자를 위한 정책이지만 정작 소비자는 배제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 보험사업비 개선안 실효성 '반신반의'

업계 관계자들을 통해 이번 개선안의 실효성을 따져봤습니다. 우선 '표준해약공제액을 넘어서는 사업비를 집행할 경우 이를 소비자들이 알 수 있게 공시하는 방안'은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일부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표준해약공제액은 보험을 해지할 경우 보험사가 보험계약자에게 지급할 해약환급금에서 미리 당겨쓴 사업비(미회수사업비 혹은 이연신계약비)를 공제할 수 있는 최대 한도입니다. 당국은 보험사가 미회수사업비를 과도하게 공제해 해약환급금이 낮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표준해약공제액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보험업감독규정상 정해놓고 있습니다. [핀셋]보험사업비 개선안①표준해약공제액을 통한 통제

그러나 규정을 넘어서 사업비를 당겨쓰는 일이 많아지면서 이번 개선안에 '공시'가 포함됐습니다. 문제는 공시를 해야할 뿐 지금처럼 표준해약공제액을 넘어서는 사업비를 지출하는 것이 금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보험사들이 공시를 감수하고 사업비를 계속해서 추가적으로 지출할 경우 이를 막을 방법이 딱히 없게 되는 것 입니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개선안에 따라 공시를 해야 한다고 하면 공시를 하겠지만 사실상 공시를 보고 보험에 가입하는 소비자들은 거의 없다"며 "보험사들이 공시를 신경 쓰지 않고 지금처럼 한다고 하면 이전과 달라지는 점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당국 관계자 역시 "현재 규정상 보험상품의 가격(사업비를 포함한 보험료)은 자율에 맡기고 있어 강제규제나 직접적인 통제는 할 수 없다"며 "회사들이 공시를 무릅쓰고 사업비를 쓰면 실질적인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보장성보험 중 저축성보험료에 해당하는 표준해약공제액을 낮추는 방안 역시 일부 상품에만 적용돼 효과는 크지 않을 전망입니다.

모집수수료를 1차년도에 납입보험료의 1200%까지, 장기적으로 첫해 전체 수수료의 50%, 초회 25% 수준으로 분급하는 개선안 역시 장기적인 분급계획이 없을 경우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보험업계 영업부문 담당자는 "수수료분급은 설계사 수익에 직결되는 만큼 민감하다"며 "사실상 1차년도 선지급만 제한하는 것은 2차년도에 몰아주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2차년도 이후 전체 수수료총량이 높아지는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어 제도의 실효성을 위해서는 2차년도 이상 이어지는 분급체계가 짜여져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설계사 대거 이탈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시간을 두고 천천히 진행돼야 부작용이 덜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  "외려 보험료 올라갈수도…소비자 배제된 정책" 

소비자에겐 어떤 영향이 미칠까요. 개선안이 시행될 경우 오히려 보험료가 높아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당국이 사업비를 줄여 보험료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 것과는 반대되는 분석입니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모집수수료 체계는 분명 개선돼야 할 부분이 있지만 현재 개선안은 논의 과정에서 사실상 보호받아야 할 소비자가 배제됐다"며 "획일화된 모집수수료 기준을 적용할 경우 지금보다 보험료가 올라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어떤 기준(수수료 캡)이 세워지면 모든 회사들이 그 기준을 맞추려고 할 테고 기준을 넘어선 상품들은 수수료가 낮아지겠지만 기준 아래에 있던 중저가 보장성보험들은 오히려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라며 "고객이 선호하는 중저가 보장성보험은 기존보다 더 높은 보험료를 내야하고 전체적으로 보험료가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보험료 인하 개선안이 되레 보험료를 올리게 된다는 분석, 정말일까요.

사업비총량이 낮아지고 전체 모집수수료가 제한될 경우 보험료가 낮은 중저가형 보장성보험의 모집수수료는 이전보다 낮아지게 됩니다. 예를들어 설계사가 2만원짜리 보장성보험 상품을 팔아 1년에 30만원(1500%) 정도를 벌었다면, 앞으로는 24만원(1200%) 혹은 12~15만원(초년도 전체의 50% 지급)수준으로 초년도 수수료가 줄어들게 됩니다.[핀셋]보험사업비 개선안②수수료 분급 필요성과 우려

이 경우 설계사들은 수수료를 조금이라도 높게 받을 수 있는 총 보험료가 높은 상품으로 몰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신계약 확보가 필요한 보험사들도 판매성과를 위해 수수료총량이 높은 상품을 내놓게 됩니다. 보장금액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환급금을 높이는 형태로 보험료가 상승할 것이란 얘깁니다.

즉 현재 2만원짜리 암보험 상품은 사라지고 환급금을 늘려 보험료가 4만원인 암보험 상품이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축보험료의 표준해약공제액을 늘리는 개선안은 암보험 같은 장기인(人)보험에는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해약환급금을 높여주는 개선안의 영향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신계약이 늘어야 기존 상품의 리스크를 낮출 수 있어 수수료 출혈경쟁을 해서라도 영업에 뛰어드는 것"이라며 "설계사 판매유인을 높이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일부 대형사는 이미 환급금을 높인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며 "소비자를 위한 개선안이라지만 정작 소비자에게는 이래저래 불리하게 바뀔 수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 GA와 한 배 탄 중소보험사도 타격

GA로 몰리는 과도한 수수료경쟁과 불완전판매로 인해 촉발된 사업비 개선안이 되레 중소형보험사 수익 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더불어 현재 보험사에서 GA로 이동하는 설계사 구조 역시 새 국면을 맞을 것이란 가능성도 있습니다.

중소형 보험사들은 대형사들에 비해 전속 설계사 비중이 낮고 GA채널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GA채널에서 판매력이 낮아질 경우 전반적인 수익 악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수수료가 비슷한 보험상품일 경우 보다 팔기 쉬운 대형사 상품으로 판매력이 몰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수준이 비슷할 경우 대형사에 비해 중소사들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상품경쟁력을 높이면 리스크를 고스란히 회사가 떠안아야해 체력에 한계를 느낄 것"이라며 "중소사들은 결국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어 "전속 채널이 약한 중소사들은 GA를 통해 영업을 할 수밖에 없어 사실상 GA랑 한배를 탄 격"이라며 "GA때리기(수수료 축소)는 결국 중소사에게도 폭탄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설계사들에게 있어 GA의 장점은 높은 수수료의 상품을 골라팔 수 있는 것인데 수수료가 전속과 비슷해져 이러한 장점이 사라질 경우 보다 안정적인 전속채널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며 "결국은 대형사들에게만 유리하게 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당국에 따르면 사업비 개선안은 연내 확정돼 내년 1월, 늦어도 4월경에는 적용될 예정입니다.  보업환경 전반에 미칠 영향이 막대한 만큼 다양한 의견수렴이 필요해 보입니다. 무엇보다 당초 출발점이 모집채널 건전화와 보험료 인하 등 소비자 보호에서 비롯된 만큼 판매자 보다는 소비자 중심에서 개선안을 다시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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