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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금융한류 기대감 높아진다

  • 2019.07.11(목) 17:38

경제 부처 관계자들 기업은행·국민은행·농협 방문
중소기업·주택·농업 등 투자유치·협력 모색
금융사, 강점 살려 미얀마사업 확대 추진

최근 몇달 사이 미얀마 정부 관계자들이 잇따라 국내 금융사를 방문해 주목받고 있다. 미얀마 정부가 외국기업과 자본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국내 금융사와 다각도로 협력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미얀마 농업부 고위 관계자들이 조만간 농협중앙회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들은 농협중앙회와 농업 관련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농협금융 계열사 관계자들과도 만날 예정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지난 4일 우한조 미얀마 건설부장관이 KB국민은행을 찾아 주택금융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5월에는 우 따웅 툰 미얀마 대외경제투자부 장관이 기업은행이 주관한 '중소기업 미얀마 투자설명회'에 참석했다.

◇ 외국기업·자본 유치 본격화

미얀마 정부 관계자들의 잇따른 방문은 한국 금융사와 기업의 투자유치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는 2016년까지 해외 기업의 투자를 기대하기 힘들었다. 아웅산 수치 여사 감금 이후 미국 주도로 경제제재가 이뤄져서다.

2011년 민간정부가 출범하면서 경제가 개방되기 시작했고 경제제재 역시 2012년부터 2016년 10월까지 단계적으로 해제됐다.

경제가 완전히 개방된 이후 미얀마 정부는 외국인투자 관련 법을 개정하면서 외국기업의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

신투자법, 회사법, 콘도미니엄법 등 주요 법률을 외국인 친화적인 방향으로 개정했고 미얀마에 진출하거나 투자하는 기업에 대해 비자면제, 세금감면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은행 글로벌 사업부 관계자는 "다른 동남아시아 지역과는 달리 미얀마는 경제가 개방된지 얼마 안됐고 민간정부가 들어서면서 해외기업의 투자와 시장 진출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금융이 함께 해야 하고 이 때문에 미얀마 정부 관계자들이 국내 금융사를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얀마 정부 관계자들이 기업은행, KB국민은행, 농협을 우선적으로 방문하는 것은 미얀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요 개발 계획과 이들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 인프라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얀마 대외경제투자부에 따르면 미얀마 정부는 ▲농업 ▲인프라건설 ▲교육 ▲기술 ▲재생 에너지 ▲헬스 ▲관광 ▲제조업 등을 촉진 사업군으로 지정하고 이 업권에 투자하는 해외기업들을 대상으로 세금관련 혜택을 주고 있다.

기업은행은 국내 대표적인 기업금융 은행이다. 지난 3월 기준 기업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155조원 가량이며 점유율은 22.7%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국내 중소기업의 미얀마 진출과 투자를 지원하고 있다. 미얀마 양곤에 사무소를 두고 있고 향후 지점이나 현지법인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주택은행과 합병해 주택금융 노하우가 풍부하다.

미얀마는 경제개방 이후로 낙후된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단지를 재편성 하는 사업이 한창이다. 또한 사회간접자본(SOC)을 확충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미얀마 건설부 장관이 KB국민은행을 찾은 이유다.

농업 선진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 미얀마 정부는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와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미얀마는 농산물이 주요 수출 품목 중 하나다.

◇ 은행, 미얀마 사업 초기단계..강점 살려 사업확대 모색

지난해말 기준 국내 은행은 미얀마에 10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KB국민은행이 현지법인과 사무소를 두고 있고 ▲신한은행 지점 ▲KEB하나은행 지점, 사무소 ▲우리은행 현지법인, 사무소 ▲농협은행 현지법인 ▲기업은행 사무소 ▲부산은행 사무소 등이다.

은행들이 미얀마에 거점은 마련했지만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다. 대부분 미얀마 거주 한국인과 미얀마 진출 국내 기업에 한정된 영업을 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지점의 경우 직접적인 금융사업을 할 수 있지만 사무소는 단순 정보공유 창구 밖에 되지 않는다"며 "대부분 미얀마에 있는 한국인과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고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영업을 하더라도 마이크로파이낸스(소매금융)에 그쳐 큰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주요 사업이 마이크로파이낸스여서 금융그룹들은 은행과 함께 카드와 캐피탈 등 여신전문회사를 진출시키고 있다. 신한카드, KB카드, 우리카드, BNK캐피탈, JB캐피탈, IBK캐피탈이 진출했다.

기업은행, KB국민은행, 농협금융 등은 미얀마 정부와 협력으로 은행 사업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지난 5월 미얀마 투자설명회에서 "기업은행 양곤 사무소가 지점이나 법인으로 변경된다면 미얀마 진출 중소기업에 더욱 양질의 금융지원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KB국민은행은 미얀마 주택과 SOC사업 등에 자금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양곤 주정부는 지난달 프로젝트 뱅크 설명회를 열고 양곤주정부가 개발할 80개 프로젝트 중 ▲신도시 개발 ▲주택건설 ▲산업단지 ▲공항 ▲농업분야 ▲교통 및 공공장소 개발 등을 민관합작투자사업(PPP)방식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미얀마 측과 주택금융을 중심으로 꾸준히 상호협력 체계를 다져왔다"며 "국민은행이 주택금융과 인프라금융에 강점을 가진 만큼 미얀마의 관련 사업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현재는 주거환경 개선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지주는 미얀마 정부에서 농업 관련 일부 사업을 위임 받은 HTOO그룹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농협은행의 미얀마 법인은 농기계 할부금융업과 마이크로파이낸스 위주의 영업을 펼치는 중"이라며 "HTOO그룹과 합작 회사를 출범하는 것을 논의하는 등 미얀마 사업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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