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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올해도 '글로벌'…해외진출 명과 암

  • 2020.01.10(금) 17:49

성장률 높은 동남아 집중..수익 증가 성과
글로벌 금융사 경쟁 치열·해당 국가 승인 어려워
새로운 개척지 필요하지만 직원 기피 등 난제

국내 주요 은행들이 올해 핵심 경영전략 키워드로 '글로벌'을 다시 강조했다. 포화된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먹거리를 찾겠다는 계획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글로벌 영토확장이 경쟁이 치열한 동남아시아 지역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그렇다고 다른 '개척지'를 찾는 작업 역시 쉽지 않아 고심하고 있다.

◇ 동남아 1순위…성장률 기대감

지난해 12월 기준 신한, KB국민, KEB하나, 우리, 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의 해외진출 국가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곳은 동남아시아 지역이었다.

신한은행이 6곳, KB국민은행이 3곳, KEB하나은행이 5곳, 우리은행이 8곳의 동남아시아 국가에 현지법인, 지점, 사무소 등을 통해 진출했다.

뒤를 이어 유럽, 중앙‧남아시아 및 중동, 아메리카에 진출했고 이외 중국과 일본(동아시아), 호주, 뉴질랜드(유라시아)에 진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지법인을 설립한 국가의 경우 지점을 늘리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지점이나 사무소형태로 진출한 국가의 경우 현지법인 설립을 위해 노력중이다.

주요 은행들이 동남아에 우선순위에 두는 것은 금융시장 성장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코트라 등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지역의 1인당 GDP는 4000달러에 못미치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주요 국가들의 최근 3~4년 연 평균 성장률은 6~7%를 기록하는 등 고성장 중이다.

특히 이들 국가는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으로 묶여 EU(유럽연합)과 마찬가지로 거대한 공동체 시장을 꾸리고 있다. 정부가 '신남방정책' 이라는 이름으로 동남아시아 지역과의 유대관계를 강화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국내 은행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벌어들이는 순익도 매년 증가하는 등 성과도 나고 있다. 2018년 기준 국내 은행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벌어들인 순익은 약 3000억원 정도로 전년대비 30% 이상 늘었다. 지난해에도 20% 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지역은 세계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해당 국가 정부에서도 해외기업의 투자유치에 적극적"이라며 "금융 발전 수준도 낮기 때문에 이 지역에 우선적으로 진출해 시장 선점을 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 동남아 진출의 그림자

반면 동남아 진출의 그림자도 있다. 이미 글로벌 금융사들의 경쟁이 치열하고 국내 은행이 현지에서 실제로 경쟁력을 확보할 분야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동남아시아 지역은 영국계 HSBC 은행과 일본계 은행들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베트남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신한베트남은행은 HSBC은행에 밀려 '1위 외국계은행' 타이틀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다른 국가들에서는 일본 주요 은행인 MUFG 등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이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 등을 통해 진출 국가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리려고 고민하고 있으나 선진 금융국가 은행보다는 경쟁력이 뒤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일본의 은행들은 큰 내수시장을 가지고 있으나 오랜기간 마이너스 금리가 유지되고 있고 인구 고령화 등 구조적인 문제로 내수시장의 성장에 제약이 생겨 우리나라 은행 못지 않게 동남아지역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일본 은행들이 동남아지역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일본 정부가 장기간 해당 국가에 다양하게 투자한 것이 주효했다. 일본은 1960년대부터 동남아시아 지역에 공적개발원조를 실시하며 금융 진출을 병행했다.

태국이 대표적이다. 현재 우리나라 은행 중 태국에 진출한 곳은 없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태국에 진출했던 국내 금융사들이 태국 정부 만류에도 모두 철수한 영향이 크다.

당시 일본 금융사들은 철수하지 않았고 그 관계가 꾸준히 유지되면서 은행은 물론 증권, 보험 등의 금융회사가 터를 잡았고 경쟁력 역시 높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은행 관계자는 "태국 뿐만 아니라 모든 해외국가 진출에 정부의 외교가 중요하다. 금융산업은 대표적인 규제산업이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깐깐하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신남방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은행 현지법인 설립이 어렵고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는 작업도 쉽지 않다. 정부의 노력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은행들은 동남아지역 집중에 따른 문제점이 나타나자 아프리카, 중남미 등 새로운 개척지를 검토하고 있지만 내외부 여건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직원들이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유럽 등 선진국가 발령은 선호하는 반면 최빈국, 혹은 험지로 꼽히는 지역의 발령은 기피하고 있어 고민이다.

은행 고위 관계자는 "그나마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선진국이라고 꼽히는 베트남 발령도 직원들이 꺼려하는 실정"이라며 "미얀마, 방글라데시 등 소위 최빈국으로 분류되는 국가의 경우 지원자는 아예 없고 억지로 발령을 내기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우리나라에서 더 멀고 동남아보다 더 험지로 분류되는 지역에 진출을 시도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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