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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6877억·농협 –6208억, 지주 '보험이익' 왜 갈렸나

  • 2019.07.31(수) 14:34

신한·농협금융 상반기 엇갈린 보험이익
신한금융, 올해 회계기준 변경...'착시 효과'
농협금융 "다른 금융사도 우리 기준 사용"

6877억원 vs –6208억원.

올 상반기 신한금융그룹과 NH농협금융그룹의 '보험이익 성적표'다. 신한금융은 6877억원의 이익을 거뒀지만 농협금융은 6208억원의 손실을 냈다. 보험사는 금융그룹간 순위를 좌지우지할 만큼 중요한 계열사다. 올 상반기 두 금융지주가 극명하게 엇갈린 성적표를 받은 이유는 뭘까.

31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신한금융의 보험이익은 687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91.2% 증가했다. ‘보험이익’은 보험 계열사인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의 수익이 반영된 수치다.

반면 농협금융은 올 상반기 보험이익은 –6208억원을 기록했다. 보험 계열사인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에서 작년 상반기 –6305억원에 이어 손실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두 금융지주의 보험이익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이유는 뭘까. 올해 초 신한금융이 인수한 오렌지라이프 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들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회계방식이 변경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지주의 영업이익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으로 구성되는데 보통 보험관련 비용(보험계약부채전입액중 부담이자)은 비이자이익에 반영되는 것이 그간 회계방식이었다.

올해 초부터 신한금융은 이 회계방식을 변경했다. 보험관련 비용을 비이자이익이 아닌 이자이익에 반영한 것이다. 영업이익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으로 구성되니, 보험 비용을 어느 쪽에 반영하든 영업이익은 변하지 않는다. 보험 이자비용을 오른쪽 주머니에서 왼쪽 주머니로 옮긴 셈이다.

실제로 신한금융도 지난해까지 보험이익이 '마이너스' 상태였다. 작년 상반기 신한금융 '경영실적 현황'을 보면 '보험이자비용' 4780억원이 비이자이익 계정에 반영돼 있다. 신한생명에서 이자부담이 4780억원 가량 발생했다는 얘기다.

올해부터 보험 관련 이자 등 '비용'이 이자이익에 반영되는 대신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비이자이익에 포함됐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그간 비이자이익에 반영했던 '보험관련 이자비용'을 이자이익에 넘겼고 그 대신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의 수익을 비이자이익에 반영했다"며 "회계 계정이 달라졌을 뿐 결국 숫자는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다른 보험사들도 이 회계방식을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한금융과 달리 농협금융은 회계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보험이익은 보험료수입과 재보험이익의 합에서 지급보험금과 신계약상각비 등 사업비를 뺀 금액"이라고 전했다.

결국 신한금융은 보험이익에 보험 계열사의 수익을, 농협금융은 보험이익에 보험 계열사 비용을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금융지주 입장에서 보험사의 책임준비금 등 비용을 비이자이익에 반영하니 마이너스가 날 수 밖에 없다"며 "교보금융그룹이나 한화그룹 금융부문 등 다른 금융회사들도 이 회계방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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