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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주총]④손태승 회장, 제출하지 못한 숙제

  • 2022.03.11(금) 06:10

우리금융, 핵심계열사 은행 수장 교체
손태승, '미래 청사진' 주주들에 보여야

주주총회의 시즌이 돌아왔다. 기업들은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앞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방향을 주주들에게 제시한다. 1년중 가장 중요한 행사로 꼽힌다. 주요 금융지주들은 3월 넷째주부터 주주총회에 본격돌입한다. 각 금융지주별 주주총회 주요 안건은 무엇인지, 해당 안건이 의미하는 점은 무엇인지 짚어본다. [편집자]

우리금융지주 경영진은 올해 주주총회에 당당하다. 지난해 역대급 순익을 올렸고 비은행 계열사 강화에도 성공했다. 게다가 완전 민영화라는 최대 숙원과제도 해결했다. 이같은 흐름은 당장 주가에도 반영되며 우리금융지주의 주가는 우상향 그래프를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해 우리금융지주는 이번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핵심 계열사 우리은행장을 교체한다.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내정된 이원덕 우리금융지주 부사장에게 주어진 과제들도 이날부터 해결해야 한다. 

아울러 손태승 회장이 직접 이번 주주총회에서 보여줘야 할 것도 있다. 미래에 대한 로드맵이다. 그동안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꾸준히 비은행 계열사중 증권사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다. 해묵은 과제들을 해결한 지금 손태승 우리금융지주는 주주들에게 보다 구체적인 그룹의 성장방향을 설명해 줄 필요성이 점쳐진다.

'메인' 우리은행 수장교체…직접 고른 사외이사도 합류

우리금융지주는 오는 25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주주총회에 올라온 의안은 △2021년도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6개다.

핵심은 이사진의 변동이다. 먼저 권광석 우리은행장에 이어 우리은행을 이끌 이원덕 우리은행장 후보가 공식 취임한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이변이 없다면 이원덕 후보는 우리은행장과 우리금융지주 비상임이사 자리에 오르게 된다. 

이원덕 후보는 취임 직후부터 은행 경쟁력 강화를 위해 뛰어야 한다. 4대 금융지주중 우리금융지주는 몸집이 가장 작다는 평가지만, 은행만 따져놓고 봤을때는 그렇지 않다.

지난해 4대 시중은행의 순익을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이 2조5908억원, 하나은행이 2조5704억원, 신한은행이 2조4944억원의 순익을 냈다. 우리은행도 이에 버금가는 2조3755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차이가 크지 않다는 얘기다. 

다른 시중은행과의 격차를 좁힘과 동시에 리딩뱅크를 향한 도전이 이원덕 후보에게는 당면과제인 셈이다. 특히 우리금융지주는 지분구조상 과점주주들이 경영현황을 자세하게 들여다 보는 특수한 구조를 띈다. 당장 사외이사진이 과점주주들이 추천한 인사로만 구성돼 있다.

구체적으로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1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새롭게 과점주주로 합류한 유진PE의 추천을 받은 신요환 전 신영증권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했고 기존 과점주주인 푸본생명이 추천한 윤인섭 전 푸본현대생명 이사회 의장도 사외이사 자리에 올렸다.

아울러 과점주주들이 추천했던 노성태, 박상용, 장동우 사외이사는 이번에도 연임이 추천됐다.

이외 우리금융지주가 자립경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직접 사외이사를 고른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3일 ESG전문가로 꼽히는 송수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를 추천했다. 과점주주가 추천하지 않은 최초의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 후보다.

우리금융지주 측은 "성공적인 민영화를 달성한데 이어 과점주주사들의 추천이 아닌 방식으로 선임하는 첫번째 사외이사"라며 "이를 계기로 이사회의 다양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태승 회장, 비금융 강화 여전한 '숙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그간 가장 적극적으로 주가부양을 위해 뛴 금융지주 회장으로 꼽힌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7일 3개월만에 자사주 5000주를 추가 매입했다. 우리금융지주 출범 이전 우리은행장 시절까지 합치면 17번째며 보유 주식 수는 10만8127주에 달한다. 4대 금융지주 회장중 가장 많은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손태승 회장이 이처럼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인 이유는 책임경영 의지를 보임과 동시에 주가부양을 위한 주주 친화적인 행보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의지는 이번 주주총회 안건에서도 나타난다. 우리금융지주가 중간배당에 대해 좀 더 우호적으로 정관을 변경 하기로 한 것이다. 

우리금융지주가 이번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린 정관배당 안을 살펴보면 '회사는 각 사업연도 중 1회에 한하여 이사회의 결의로 일정한 날을 정하여 그 날의 주주에게 상법 등 관련 법령에 의한 중간배당을 할 수 있다'고 명시된 것을 '회사는 6월 30일 현재의 주주에게 이사회의 결의로 상법 등 관련 법령에 의한 중간배당을 할 수 있다'로 변경하기로 했다. 

이는 중간배당을 위한 주주명부 폐쇄 시기를 명확히 하면서 중간배당에 대한 의지를 더욱 확고히 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중간배당 실시 여부는 이사회 결정사항"이라면서도 "이번 정관변경은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시장의 높은 관심을 고려해 배당 관련 시장의 예측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작 주주들이 원하는 것은 따로 있다는 게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반응이다. 증권사나 보험사 등 은행을 뒷받침할 수 있는 비은행 계열사의 합류다. 손태승 회장은 취임이후 꾸준히 비은행 계열사를 늘려왔지만 이 계열사들이 은행과 함께 지주의 캐시카우가 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손태승 회장 역시 이를 알고 있다. 손 회장은 취임 이후 최근까지 꾸준히 "증권사 인수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하지만 아직 뚜렷한 결과물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권사 매물도 마땅치 않고 보험사 매물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메시지만으로는 부족한 시기가 왔다고 본다"며 "특히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이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금융지주도 빠르게 증권사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령 우리종합금융을 증권사로 재탄생시키겠다는 것과 같은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주주총회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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