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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빅스텝에 은행 긴장…대출금리 어쩌나

  • 2022.07.13(수) 14:12

신한·하나·우리 등 수신금리 빠르게 인상
대출수요 급감…대출금리 인상 고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금융권에도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은행들은 선제적으로 예‧적금금리(수신금리)를 올리고 있다.

하지만 대출금리 인상 폭에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리제도 공시 개선 등을 통한 정부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은 물론 대출 수요도 급격히 줄어든 까닭이다. 앞으로 남은 금통위에서도 추가 금리인상이 예상돼 은행들의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금융통화위원회 의장)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사진=한국은행

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수신금리 0.7~0.9%p 인상

금통위는 13일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한 2.25%로 결정했다. 

금융권에선 이번 금통위가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지난 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며 한미 기준금리 상단이 같아졌고, 국내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6%를 기록하는 등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은행들은 이같은 상황을 예측하고 수신금리를 올리며 대응했다. 신한은행은 금통위 이전인 지난 8일 예적금 25종의 기본금리를 최고 0.7%포인트 인상했다.

하나은행도 이날 금통위 결정 발표 직후 수신금리를 최고 0.9%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주택청약종합저축과 동시에 가입하면 만기에 2배 금리를 적용받는 '내집마련 더블업 적금'은 1년 만기 금리가 최고 연 5%에서 5.5%로 오른다. 우리은행은 오는 14일부터 수신금리를 최대 0.8%포인트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더해 정부가 금리공시 제도 개선을 통해 수신금리에 대한 공시를 확대하고, 금리 산정 체계도 개선하도록 하면서 은행들은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수신금리 인상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관련기사: "수신금리도 올려라" 머니무브 가속화에 은행 '쓴웃음'(7월12일)

대출금리도 올려야 하는데…진퇴양난

앞으로 주목할 부분은 대출금리다. 은행 여수신 상품 지표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인상된 만큼 수신 뿐 아니라 대출금리 역시 올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출금리 인상을 결정하기에는 부담이 큰 게 현실이다. 금융당국이 은행을 향해 과도한 이자장사를 경고하는 메시지를 던진 것 뿐 아니라 금리 공시를 확대해 대출금리 인상 폭을 제한하도록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은행 자체적으로도 대출 수요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는 점이 고민이다. 지속 성장을 위해선 원화 대출 규모가 커져야 하는데 올들어 부동산 시장 위축에 따른 거래 둔화로 가계대출 규모가 줄어들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대출금리 수준이 높아지면 대출 수요는 더욱 위축될 수 있다. 이번 빅스텝 뿐 아니라 앞으로 남은 금통위에서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 연말에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에 은행들은 기업대출에 적극 나서며 줄어든 가계대출 부분을 메우는 전략을 택했지만 금리 수준이 높아지면 기업대출 수요도 위축될 수 있다.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상을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은행권에서 우대금리 적용 등으로 가계대출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투자수요 위축국면이 이어지고 있고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 상승세가 이어져 가계대출 성장부진이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라며 "기업대출도 금리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증가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금융환경이 안정적인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은행들의 이자수익 증가로 이어져 긍정적 요인으로 볼 수 있지만 최근처럼 급격한 인상은 오히려 악영향이 크다"며 "정부 정책뿐 아니라 대출 수요가 줄고 있어 대출금리 인상을 두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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