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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기업 다 어디갔나?…'똑똑한 이단아' 사라지고 인재들은 의대로

  • 2024.05.26(일) 12:30

[경제 레이더]
혁신실적 질 낮아져…자금조달·인재부족 등 영향
4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도 확인

우리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혁신'이 사라지고 있다. 과거 2000~2010년에 비해 2010~2020년까지 혁신기업의 생산성이 크게 둔화됐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혁신기업의 성장 정체는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어려움이 가중됐고, 혁신잠재력을 갖춘 신생기업 진입 감소, 혁신 인재 육성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구조 등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우리나라 기업의 혁신활동 분석 및 평가' 보고서를 공개했다. 한국은행이 정의한 혁신은 연구개발을 통해 지식을 축적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현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일련의 활동이다. 기술진보, 창조적 파괴 등을 통해 장기 성장을 이끄는 주된 동력이다.

우리 기업의 혁신활동지표는 글로벌 상위권을 나타내고 있음에도 2010년대 들어 생산성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 이전인 2001~2010년 기업 생산성 증가율은 연평균 6.1%에서 이후 10년은 0.5%로 크게 둔화됐다. 이는 혁신활동에 적극적인 기업인 '혁신기업'의 생산성 증가율이 2010년대 크게 줄어든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의 혁신 활동은 양에 비해 질이 떨어졌다. 혁신 실적의 양(특허출원건수)은 크게 증가한 반면 생산성과 밀접한 질(특허피인용건수 등 혁신 중요도)은 2000년대 중반에 낮아진 이후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미국에 출원한 특허건수 중 대기업 비중은 약 95%에 달하지만 특허피인용건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차이가 크지 않다.

중소기업의 혁신 성장도 2010년 이후 둔화됐는데, 혁신자금조달 어려움이 커졌고 혁신 잠재력을 갖춘 신생기업 진입이 감소한 게 주 원인으로 꼽혔다. 

이처럼 혁신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기초연구 지출비중 축소와 벤처캐피탈의 혁신자금 공급기능 부족, 혁신창업가 육성여건 미비 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우리 기업들은 2010년대 들어 기초연구 지출 비중을 줄였다. 우리 기업들의 기초연구 지출비중은 2010년 14%에서 2021년 11%로 3%포인트 감소했다. 응용연구는 혁신실적 양을 늘리는데 효과적인 반면 기초연구는 혁신실적의 질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결과적으로 기초연구에 대한 투자가 줄면서 혁신의 질도 낮아진 셈이다.

또 2010년대 이후 벤처캐피탈에 대한 기업의 접근성이 낮아지면서 혁신을 시도하려는 중소기업들의 혁신자금조달이 어려워졌다.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M&A(인수·합병) 시장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린 후 벤처캐피탈 접근성을 미국 정도로 높인다면 우리 기업의 특허 출원건수와 피인용건수가 각각 0.74%, 0.58% 증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창조적 파괴를 주도할 수 있는 혁신 창업가 육성이 제대로 되지 못했다는 문제 인식도 있다. 미국에서 대규모 기업을 운영하는 창업가는 학창시절 인지능력이 우수할 뿐 아니라 틀에 얽매이기를 싫어하는 '똑똑한 이단아'가 많았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에선 똑똑한 이단아가 창업보다 취업 등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패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으로 인해 똑똑한 이단아가 혁신 창업가로 육성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국내 유수의 이공계 인재들이 의학대학으로만 쏠리는 현 상황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기도 한다.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한국은행은 기초연구 강화와 벤처캐피탈의 혁신자금 공급기능 개선, 혁신창업가 육성을 위한 사회여건 조성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오는 31일 4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공개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다. 물가상승률이 이전보다는 다소 둔화됐지만 여전히 안심하기 어려운 수준이고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물가 상방 리스크가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미국 등 주요국들의 통화정책 불확실성도 확대되고 있어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예측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차주들의 금융 부담과 직결되는 대출금리 인하도 섣불리 기대하기 어렵다.

앞선 3월의 경우 예금은행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금리는 3.58%로 전달보다 0.05%포인트 하락, 대출금리는 4.85%로 전달 수준을 유지했다. 기업대출 금리는 0.07%포인트 떨어진 반면 가계대출은 0.01%포인트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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