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의 기업회생철자 신청에 따라 약 1100여원이 물린 은행권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국내 주요 시중은행으로부터 일반대출 등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현황파악에 나섰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홈플러스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KB국민은행 546억7000만원, 신한은행 288억8000만원, 우리은행 270억원 등 총 1105억5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은행은 일반대출, 운전자금대출, 지급 보증 등을 홈플러스에 제공하고 있었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홈플러스와 투자 및 대출 거래가 없었다.
주 채권자인 메리츠금융은 메리츠화재·증권·캐피탈 3사가 선순위대출 1조2000억원을 제공했다. 홈플러스는 부동산 신탁회사와 맺은 신탁계약의 수익증권을 메리츠금융 3사에 담보로 제공하고, 해당 신탁계약은 홈플러스의 부동산 및 유형자산을 신탁재산으로 관리 중이다.
메리츠금융 관계자는 "홈플러스의 모든 부동산은 신탁에 담보로 제공돼 있으며, 메리츠금융은 해당 신탁에 대한 1순위 수익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탁사 담보가치가 약 5조원으로 평가받는 만큼 자금회수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은행권은 대출 규모가 크지 않고 주채권자도 아니라 큰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이날 기업회생신청으로 법원의 회생인가 결정까지 앞으로 6개월 이상 소요가 예상된다"면서도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 방어가 기업회생 신청 목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현황파악에 나섰다. 금감원 관계자는 "(홈플러스 기업회생 등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홈플러스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잠재적 자금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공시된 신용평가에 온·오프라인 매출 증가와 부채비율 개선 등 많은 개선 사항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신용등급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홈플러스의 기업어음과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3'에서 'A3-'로 내려 잡았다. 실적 부진이 장기화하고 영업 환경도 좋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한신평은 "2022년 영업 적자로 전환 이후 제한된 수준의 외형 회복과 인건비·임차료·상각비 등 높은 고정 비용 부담 하에서 장기간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지속적된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차입금 상환에도 불구하고 재무 안정성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기평은 "소비부진, 이커머스와의 경쟁 등 비우오적인 사업환경이 이어지면서 고정비 부담이 높은 오프라인 중심의 사업 구조와 집객비용 부담 등이 수익성 개선 여력을 제약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