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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총량규제 풀어달라"…한 주택판매업자의 하소연

  • 2026.07.15(수) 19:59

[부동산 대토론]
"주택시장 안정 위해 공급 늘리라면서 혈맥인 대출 막아"
"성급한 완화는 경제에 부담"…·청년·전세대출도 의견 갈려

"아파트 분양을 위해 은행 두 곳을 찾아 중도금 대출을 요청했으나 두 은행 모두 총량 규제 때문에 못해준다고 한다. 정부가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주택 공급을 늘리라고 요구하면서도 주택공급의 혈맥인 대출은 막고 있는 상황이다.(주택 신축판매업 대표)"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꺼내든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되레 주택공급의 발목을 잡아 '부동산 시장 안정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위원회는 15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부동산 금융정책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를 개최했다./사진=김미리내 기자

금융위원회가 15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개최한 '부동산 금융정책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서는 이같은 내용의 총량규제 완화 여부를 비롯해 청년 등 실수요자 지원 방안, 전세대출 관리 방향,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 도입 등이 핵심 주제로 거론됐다. ▷관련기사 : 테이블 위에 오른 주담대 '거시건전성 부담금'…누가 내는데?(7월15일)

토론회에 참석, 발언 기회를 얻은 한 주택 신축판매업자는 "경기 양주, 평택 등 다음달 입주를 앞둔 3000여 가구 아파트 입주민의 40%는 잔금 대출이 나오지 않아 입주도 미뤄야 하는 상황"이라며 "주택 공급을 하라고 하면서 주택금융을 규제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다"라며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날 현장에선 총량 규제를 둘러싸고 완화론과 신중론이 팽팽하게 맞섰다. 토론에 앞서 발제자로 나선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총량 규제 관련 여러 이슈가 나오고 있는데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보완 수단 없이 총량 규제를 무조건 완화하는 것은 거시경제 측면에서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신중론을 제시했다.  

반면, 서영수 SK증권 상무는 "가족 간 대여나 신용대출 등 총량규제로는 막을 수 없는 우회 경로가 이미 상당하다"며 "한도를 일률적으로 정하는 대신 자금조달계획서를 사전 심사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한도를 매기는 쪽으로 규제 틀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는 "현재의 규제는 대출을 끼지 않고서는 주택을 살수 없는 수요까지 막고 있다"면서 "이런 총량규제는 단기적으로만 유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완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 등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지원 확대를 두고도 온도차가 있었다. 이대열 한국주택협회 정책본부장은 "청년층은 자산은 부족해도 향후 소득이 늘어날 계층인 만큼 정책대출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박선영 동국대 교수는 영국이 2016년 청년층 지분형 모기지 한도를 집값의 20%에서 40%로 늘렸다가 오히려 런던 신축 아파트값만 끌어올렸던 사례를 들며 "공급이 제한된 상태에서 대출만 풀어주는 건 목마르다고 소금물을 마시는 격"이라고 반박했다. 박 교수는 "청년층 주거복지와 주거안정은 대출 규제 완화로 해결될 성격이 아니라"라며 청년특별공급, 공공임대 확대 등 공급정책과 재정정책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서영수 상무는 "강남에 집을 사는 2030세대의 자금조달의 70%는 부모나 조부모를 통해서 이뤄지고 있다"면서 "청년 실수요자에 대한 정의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세대출 관리 방향에서도 시각차가 이어졌다. 정부는 전세대출이 과도한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것으로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미루 박사는 "전세대출 규제는 집값 상승 부담을 정책적으로 단기간 막아보자는 것으로 취약계층에 한해 보증부 전세대출을 해주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서영수 상무는 "전세자금 대출은 투자 수요를 늘리는데, 공급이 늘어난 상태면 문제가 없지만 현재는 공급이 크게 줄어들고 레고랜드 사태 이후 공급 생태계도 무너진 상황"이라며 " 이미 공급이 2022년 말 대비 5분의 1 수준까지 줄어든 상황에서 대출만 지원한다면 새로운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탁사 책임준공 문제 등 공급 측면의 문제들이 선행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원장 삼프로TV 기자는 "서울에서 전세로 사는 것 자체가 서민들에겐 주거복지"라며 "무주택 서민에 대한 전세대출 만큼은 확대가 맞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지난 14일 국토교통부를 시작으로 15일 금융위, 16일엔 재정경제부 주재로 부동산 정책 수립을 위한 토론회를 진행한다. 오늘 토론회에는 관계부처 및 민간 전문가를 비롯해 부동산금융을 담당하는 금융사, 주택건설업 관계자, 일반 시민 등이 참석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토론회는 답을 정하겠다는게 아니라 실타래처럼 얽힌 부동산 문제를 국민의 다양하고 많은 이야기들을 들으며 정리해 나가려는 과정"이라며 "의견들을 충분히 듣고 23일 대토론회에서 충분히 논의해 합리적이고 국민이 이해할수 있는 정책들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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