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테오젠이 개발한 세계 최초 피하주사(SC) 제형 면역 항암제 '키트루다큐렉스'(키트루다SC)가 미국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국내 신약 플랫폼 기술이 글로벌 무대에서 상업화에 성공하는 이정표를 세웠다.
이번 성과는 국내 바이오산업과 기업이 '꿈과 희망'에만 의지하지 않고 '돈을 버는 기업'으로 스스로 성장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수의 글로벌 기술이전에 성공한 리가켐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등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1위 의약품에 국산 기술 탑재에 허가
2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머크(MSD)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키트루다SC의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전날 유럽의약품청 유럽 약물사용 자문위원회(CHMP)의 키트루다SC의 승인 권고도 받아 사실상 허가 수순에 들어갔다.
키트루다SC는 지난해 기준 295억 달러(약 41조원)로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인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피하주사 제형으로 개량한 제품이다.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술을 적용해 정맥주사(IV) 제형을 피하주사로 변경하는 알테오젠의 바이오 플랫폼 'ALT-B4'가 쓰였다. ALT-B4는 고분자 약물이 피하조직에 빠르게 흡수되도록 돕는 효소 기반 플랫폼이다.
MSD는 2028년부터 시작될 키트루다의 특허 만료에 대응하기 위해, 제형 개량을 통한 시장 점유율 유지 전략의 일환으로 알테오젠과 2020년 ALT-B4에 대한 글로벌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2024년에는 키트루다SC 개발 전용 독점 계약도 추가로 맺었다.
키트루다SC 상업화, 알테오젠 수익 구조 본격화
MSD는 키트루다SC를 이달 말 미국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유럽에서는 4분기 허가를 받는대로 출시할 전망이다. 회사측은 출시 후 18~24개월 내 전체 키트루다 환자의 30~40%를 SC 제형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키트루다SC의 상업화에 따라 알테오젠의 기술이전 수익도 본격 발생할 전망이다. 알테오젠이 키트루다SC 허가, 특허 연장 및 누적 순매출에 따라 MSD로부터 받는 마일스톤은 최대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양사가 합의한 누적 순매출 마일스톤 이후 발생하는 판매 로열티는 최대 5% 수준으로 추정되며 이 역시 연간 수천억원대로 예상된다. 신한투자증권 엄민용 연구위원은 "3분기에는 FDA 승인에 따른 수백억원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이, 4분기에는 첫번째 판매 마일스톤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돈 버는 바이오 기업으로 탈바꿈
2014년 코스닥에 상장한 알테오젠은 10년 만인 지난해 첫 흑자(254억원)를 기록하며 수익화 전환의 신호를 보였다. 이번 키트루다SC 허가는 단순 일회성 성과가 아닌, 지속적인 현금 흐름 확보의 구조적 기반을 갖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많은 국내 바이오기업이 기술은 개발했지만, 임상 실패·허가 지연·사업화 부재 등으로 수익을 실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알테오젠은 이번 성과로 △글로벌 블록버스터에 기술 적용 △품목 허가 획득 △로열티 수익 진입이라는 '3단 성공 구조'를 완성했다.
특히 이번 허가로 알테오젠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한 만큼 아스트라제네카, 다이이찌산쿄, 산도즈 등 기존 기술이전 기업으로부터의 마일스톤 수입 뿐 아니라 추가 기술이전에 따른 수입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알테오젠의 성과 K바이오로 확산
이번 알테오젠의 성과로 인해 다수의 글로벌 기술이전에 성공한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에이비엘바이오 등 국내 바이오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바이오기업 전반의 기술 수익화 가능성을 높였다.
리가켐바이오는 항체약물접합체 기술 기반으로 다수의 신약후보물질을 기술이전한 바 있다. 특히 중국 파트너사인 포순제약이 리가켐바이오의 ADC 후보물질 'LCB14'의 중국 내 허가 신청을 연내 완료해 이르면 내년 상업화를 기대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도 사노피, GSK 등 글로벌 빅파마에 뇌혈관장벽(BBB) 투과 플랫폼 'Grabody-B'를 기술이전해 개발하고 있다. 특히 2022년 기술수출한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은 2상 임상부터는 사노피가 단독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에이프릴바이오, 알지노믹스, 아이엠바이오로직스 등 글로벌 기술이전에 성공한 다수의 국내 기업들이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면서 "알테오젠의 상업화 성공이 국내 바이오산업 전반의 신뢰도와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