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지기능 개선제 성분인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를 둘러싼 급여비용 환수 계약을 두고 제약업계와 정부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와 제약업계가 환수 협약의 효력을 두고 법적 공방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제약업계는 환수계약의 타당성뿐만 아니라 실제 매출이 아닌 '병원 처방 내역'을 기준으로 한 환수 방식도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처방은 매출 아니다"…제약사 '환수 기준 부당'
27일 업계에 따르면 제약사들이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에 대한 의약품 임상 재평가에 실패하면서 병원에서 처방만 이루어지고 실제로 조제되지 않은 건까지 환수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진 건 지난 2020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임상적 유효성에 대한 재평가 절차를 개시하면서다. 제약사들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과 협약을 맺고 '임상 재평가 실패 시 재평가 기간 동안 급여가 적용된 처방액의 일정 비율을 반환한다'는 조항에 동의했다.
여기서 문제로 제기된 건 '환수 금액 산정 기준'이다. 협약에 따라 건보공단은 병원에서 발행된 '처방 내역'을 기준으로 환수액을 계산하도록 돼 있지만 제약업계는 이 방식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병원에서 처방이 이뤄졌더라도 환자가 약국에서 실제 조제를 받지 않으면 제약사에는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방 기준으로 환수를 적용하면, 제약사 입장에서는 실제보다 과도한 금액을 돌려줘야 하는 역차별 상황이 생긴다는 것이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시장은 연간 약 6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 가운데 시장의 양대 축을 이루는 대웅바이오의 '글리아타민'과 종근당의 '종근당글리아티린'이 각각 지난해 처방액 기준으로 1597억원, 1213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실제 제약사 매출 기준으로 보면 글리아타민은 1293억원, 종근당글리아티린은 925억원에 그쳤다. 처방액과 매출액의 격차가 대웅바이오의 경우 약 18.8%, 종근당은 약 23.7%에 달한다.
의약품 재평가, '효능'에서 '환수' 논란
현재 제약사들은 환수계약 자체를 무효하기 위해 환수협약이 명확한 법률 근거 없이 행정 협약 형태로 추진됐다는 점을 문제로 삼아 법적 대응을 진행하고 있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서울행정법원 제12부는 지난달 종근당 등 24개 제약사가 건보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계약무효확인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해당 협약은 제약사들이 자발적으로 체결한 계약으로, 절차상 하자나 강제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재평가 제도 운영의 효율성과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 확보라는 공익적 목적이 명확하다"고 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업계는 즉각 항소하며 대응에 나섰지만 최종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처방액'에 따른 급여비용을 고스란히 환수해야 한다. 실제 매출액에 따른 환수기준 마련 필요
이번 사건은 콜린알포세레이트에 그치지 않고 향후 다른 의약품 재평가 환수에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될 수 있는 만큼 산업 전반으로 파장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제약업계는 정부의 환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재평가 자체는 의학적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지만 그 결과에 따른 환수 방식이 불합리하게 진행될 경우 제약사의 협력과 연구 참여 의지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처방량을 기준으로 환수를 적용하면, 제약사는 매출이 없는 건까지 반환해야 하는 이중 부담을 지게 되고, 결과적으로 연구개발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조제되지 않은 처방까지 환수 대상에 포함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매출'에 대한 반환을 요구하는 것과 같아 실제 조제 데이터를 반영한 환수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