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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파업 Key]①윤여철의 '외강내유' 투트랙

  • 2013.09.02(월) 13:25

'外강경대응 內물밑협상' 투트랙 전략

현대차 노조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측에서는 강경 대응 입장을 밝힌 상태다. 노조측도 아직 전면 파업으로 가지는 않았지만 부분 파업 연장을 통해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 파업의 변수로 작용할 ①사측 대표인 윤여철 부회장의 전략 ②노조 내부의 계파 갈등 및 입장 차이 ③노조원들의 임금 및 생산성 문제 등을 짚어 본다.[편집자]

윤여철 부회장이 돌아왔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노사문제 전문가다. 현대차의 노조문제에 관한한 그만한 적임자가 없다.

그의 이력은 화려하다.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현대차그룹에게는 역사적인 '3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이끌어 낸 주인공이다. 지난 5월 현대차 노조 특근 거부 사태도 비교적 원만히 해결했다.

윤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노사문제를 담당한 것은 지난 2004년부터다. 당시 현대차 노무관리 지원담당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울산공장을 맡았다. 이후 1년만에 사장으로 승진하며 현대차 노조 문제를 진두지휘하기 시작했다.

 

◇ '강온' 투 트랙 전략

 

윤 부회장은 '투 트랙'전략을 쓴다. 외부에는 '절대 타협은 없다'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노조와 지속적으로 물밑협상을 벌인다. 이를 통해 노사 간의 의견차이를 좁혀나간다. 그리고 노사 양측이 명분을 살리는 선에서 합의를 도출한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윤 부회장은 10여년간 노사 문제를 총괄했던 이 분야의 베테랑"이라며 "울산 근무 시절에도 평소 노조와 스킨십을 많이 가졌고 이런 네트워크는 실제 임단협 등에서 큰 위력을 발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윤여철 현대차그룹 부회장. 지난 5월 일선에 복귀한 그는 최근 현대차 노조의 파업사태에 대해 "목숨 걸고 막겠다"며 강경한 대응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그가 이번 파업에 대한 대응 수위를 어느 정도로 가져갈 지에 주목하고 있다.]

 

윤 부회장은 이번에도 '투 트랙' 전략을 꺼내들었다. 그 어느 때보다 노조가 강경하게 나오자 '목숨걸고 막겠다'고 나섰다. 그는 "나는 이미 죽었다가 다시 산 사람이다. 지금 죽어도 호상"이라며 "죽는다는 각오로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윤 부회장은 작년 1월 울산공장 노조원 분신 사건의 책임을 지고 현대차를 떠났다. 하지만 지난 5월 현대차 노조의 특근 거부 사태가 불거지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그를 다시 찾았다.

그는 "파업에 밀려 노조 요구를 수용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면서 "단호하게 원칙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실무진들을 중심으로 노조 측과 물밑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노조 요구안 중 절반 가량은 이미 합의를 봤다. 물론 가장 중요한 임금과 성과급 문제는 남아있지만 선타결이 가능한 부분부터 이견차를 좁혀 '합의가 가능하다'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것이 그의 전략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윤 부회장의 지시로 매일 노조 실무진과 비공식 접촉을 하며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 강경 발언은 '독'


반면 일각에서는 윤 부회장의 대외용(?) 강경책이 노사관계의 독(毒)이 된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강경 대응' 발언으로 굳이 노조를 자극할 필요가 있냐는 의견이다.

박유기 전 현대차 노조 지부장은 "목숨 걸고 노조를 잡겠다는 식으로 덤비는데 정말 현대차 노사관계가 이 지경에 이르는데 그의 책임은 없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윤 부회장의 이번 파업에 대한 대응이 지금까지는 비교적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아직 여러가지 변수들이 남아있지만 노조가 전면파업에 돌입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난도 많지만 윤 부회장이 현대차 노사문제에 있어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며 "이번 파업 사태가 잘 마무리된다면 현대차 내에서 윤 부회장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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