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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의 습격]③누구는 울고, 누구는 웃고

  • 2013.10.29(화) 15:03

수출비중 높은 자동차·조선·석유 화학 '긴장'
항공·철강 등은 '반색'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 속도가 매섭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주 9개월여만에 1050원대로 진입했다. 넉 달만에 100원 가까이 빠진 것이다. 1060원대로 되올라섰지만 누구도 1050원대 지지를 장담하지 못한다. 특히 환율 하락속도가 가파른 점도 우려를 더한다. 환율이 내려갈수록 수출기업들은 물론 한국 경제에 부담일 수밖에 없다. 환율 전망과 환율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짚어본다.[편집자]

글 싣는 순서

①환율 뚝뚝뚝...`세자릿수` 눈앞
②4분기, 먹구름 몰려온다
③누구는 울고, 누구는 웃고
④나누고, 바꾸고...헤지만이 살길이다
(그래픽)업종별 환율 기상도


달러-원 환율이 급락했다. 한때 연중 최저치인 1054.3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다시 상승했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지속되고 있다.

 

달러-원 환율 하락에 가장 민감한 곳은 산업계다. 업종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의 경우 실적 하락으로 직결된다. 반면,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은 업종은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된다.

◇ 자동차·조선·석유화학 "아! 환율"

대표적인 수출업종인 자동차와 조선업종은 환율 하락으로 실적 하락이 불가피하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전체 매출액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75∼80%에 달한다. 따라서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약 2000억원의 매출 손실을 보게 된다.

실제로 현대차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7% 증가에 그쳤다. 올들어 3분기까지 누계로는 오히려 4.9% 감소했다. 기아차는 손실이 더 컸다. 기아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3.1% 급감했다.

▲ 대표적인 수출업종인 자동차의 경우 최근의 환율 하락에 긴장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환율이 10원 하락할 때마다 약 2000억원의 매출 손실을 입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기아차의 실적 하락은 노조의 파업 등이 주 원인이지만 최근 몇 달새 하락하고 있는 환율도 무시못할 요인이다. 다만, 해외 공장 비중이 높은 현대차의 경우 기아차에 비해 환율 하락의 충격이 적은 편이다.

조선업체들도 환율 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선업 특성상 선박 가격이 매우 높아 통상 선박 대금을 여러차례에 걸쳐 나눠 받는다. 따라서 대금을 받을 시점의 환율이 매우 중요하다. 환율이 낮으면 그만큼 손해를 보게된다.

수출 비중이 높은 석유화학 업종도 비상이다. 석유화학 업종의 경우 자동차 업종과 마찬가지로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70~80%를 차지한다. 따라서 석유를 수입할 때는 이득을 보지만 수출 비중이 큰 만큼 환율 하락은 실적에 큰 타격을 준다.

◇ 항공·철강 "고맙다! 환율"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업종과 달리 환율 하락이 고마운 업종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항공이다. 항공의 경우 환율 하락은 여러모로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을 준다.

우선 환율 하락으로 여행객 수요 증가를 기대해볼 수 있다. 여행객이 증가하게 되면 항공사는 그 만큼 일감이 늘어난다. 아울러 고가의 항공기를 구입할때도 환율 하락은 호재다. 항공업체의 특성상 항공기 구입 비용은 모두 부채로 잡히기 때문에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환율이 하락할 경우는 정반대의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호재는 또 있다. 항공사는 항공기 운용을 위해 항공유를 구입한다. 항공사의 총비용 중 유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40%다. 그리고 항공유는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한다. 환율이 하락하면 항공유 구입 비용이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다.
 
▲항공업체에게 환율 하락은 반가운 일이다. 여행객 수요 증가는 물론 항공기 구입시에도 큰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철강업종은 업체별로 희비가 엇갈린다. 고로업체의 경우 쇳물의 원료인 석탄과 철광석은 거의 대부분을 수입한다. 따라서 철강업체에게 환율 하락은 같은 양의 원료를 저가에 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수출 비중이 큰 철강업체에게 환율 하락은 손해다. 대표적인 것이 포스코다. 포스코는 전체 매출의 40%가 수출이다. 따라서 원료 수입시 환율 하락으로 얻은 이득이 수출로 상쇄된다. 하지만 현대제철의 경우는 다르다. 현대제철은 수출 비중이 20%에 불과하다. 따라서 환율 하락이 반갑다.

전자업종은 환율 하락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업종으로 꼽힌다. 해외 공장 비중이 높은데다 결제통화도 다양해 환율 하락의 공포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 하락은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에게는 악재로 작용한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기업별로 환율 변동에 대한 다양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어 환율 하락이 장기화되지 않는 한 피해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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